[선데이뉴스=칼럼]날뛰는 해킹 전쟁

기사입력 2015.01.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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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원자력발전소 내부 자료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벌써 5번째 인터넷에 공개됐지만 유출 경로와 사건 개요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해커가 날뛰고 있으나 한국 수력원자력(한수원)은 속수무책이다. 추가 유출 저지 방지책은커녕 피해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원전반대그룹’의 원전 제어망 파괴 예고 시한을 넘겼다. 이번 사태 전개 과정에서 한수원은 무능을 드러낸 데다 심각성을 외면하는 듯한 안이한 자세로 일관해 불신을 키웠다.

보안업체의 사전 경고가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사태 발생 직후엔 해킹 흔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바로 악성코드에 감염된 업무용 PC의 하드디스크가 피해를 입은 사실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다. 기밀 아닌 일반 기술자료만 유출돼 그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해명도 미덥지 않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전반대그룹이 파괴 대상으로 지목한 원전 제어망의 안전성 문제다. 한수원은 원전제어망이 외부와 분리돼 접근이 불가능하다니 안전하다고 장담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해킹 세력이 원전 제어망 공격에 이미 성공했거나 성공할 역량이 된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시스템이 완벽하더라도 관리자의 작은 실수로 보안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폐쇄망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일리 있다. 원전 3호기 건설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신고려원전 3호기 보조건물지하 2층의 신규 케이블 관통부 밀패 작업 현장에서 안전 순찰을 하던 도중 누출된 질소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원전반대그룹의 사이버 공격 예고로 촉각이 곤두선 상황에서 발생해 많은 주민을 놀라게 했다.

신고려원전 측은 일단 해커의 공격과는 무관한 안전사고라고 밝혔지만 예단을 갖지 말고 사고 경위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신고려원전 3호기는 작년 5월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 문의를 빚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준공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케이블을 전량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갔고 준공도 미뤄졌다. 원전은 단 한 번의 작은 사고라도 치명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설 과정에서부터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에 한수원에서 유출된 자료는 국가 기밀이나 사내 기밀이 아닌 일반 기술 자료로 알려졌다. 큰 우려를 모았던 원전가동 중단 같은 최악의 사태도 벌이지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이번 사건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1급 국가 보안 시설인 한수원의 전산망이 해킹당하고 내부 문건이 유출된 것 자체가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까지 염도에 둔다면 단순한 보안 문제가 아닌 훨씬 중대한 사태로 다뤄야 한다. 한수원은 원전 작동과 직접 관련된 제어 시스템이 사내 업무망이나 외부 인터넷망과 분리돼 있어 사이버 테러에 노출될 위험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수원의 업무망도 외부 인터넷망과 분리돼 있지만 해킹당했다. 이번에 드러난 한수원의 보안 의식을 감안하면 원전 제어망이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

가스·수도·전기 등 다른 국가 기반 시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국가 기반 시설이 사이버 테러에 마비되면 온 나라가 대혼란에 빠져들고 국민 개개인의 일상생활에서 큰 피해가 날 수 있다. 국가기관의 웹사이트가 먹통이 되고 일부 자료가 유출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번 기회에 원전 뿐만 아니라 국가 기반 시설 전반의 보안 실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사이버테러방지법을 포함해 국가적 차원의 사이버 방어망 구축 문제를 본격 논의할 필요가 있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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