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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마지막 무상영화‘검사와 여선생’에서 검사는 가난한 초등학생 시절 여선생님이 베푼 따스한 보살핌을 잊지 못한다.
그 선생님이 살인죄로 기소되자 검사는“그럴 리 없다”며 결국 누명을 벗겨준다. 여선생님에게서 모성을 느꼈던 시절, 누구나 공감했던 영화다.
여선생님이 워낙 드물기도 해서 지금 노년·중년들은 어쩌다 담임으로 모셨던 여선생님 성함을 잊지 못한다.
탤런트 오지호가 고향을 찾는 TV 프로그램에 나와 초등학교 여선생님과 영상 대화를 나눴다.
선생님은“이 썩을 놈아, 나를 첫사랑이라고 표현했냐”며 반가움을 뒤집어 표현했다.
서정주는‘첫사랑의 시’에서“나는 열두살이었는데요. 우리 예쁜 여선생님을 너무나 좋아해서요.”라고 했다.
“손톱도 그분같이 늘 깨끗이 깎고, 공부도 첫째를 노려서 하고”라고 노래했다. 여선생님은 엄마처럼 누나처럼 포근한 추억이다.
작년 통계에서 초등학교 여교사는 13만 2000여명으로 초등학교 교사의 75%를 차지했다.
지난 3월 서울에서 남자 교사가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일곱 군데였다.
여교사 비율은 중학교 65.7%, 고등학교 44.3%였고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결혼정보회사가 최고로 치는 배우자감이 신랑은 판사, 신부는 교사다.
취업 기회가 적었던 여성이 교직에 몰리다 보니 교단에 여초 현상이 일어났다.
가뜩이나 선생님 권위가 흔들리는 교실에서 여교사들을 함부로 대하는 학생이 많아 걱정이 커가고 있다.
어느 고교 교장이 유난히 떠드는 학급의 담임 여교사에게 주의를 줬더니“대드는 아이들이 무서워서 놔둔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고등학교 남학생이 여교사 어깨에 손을 얹으며“누나 사귀자”고 희롱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세상이다.
지난해 남학생이 여교사를 때리거나 목을 조르고 침을 뱉는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만 여덟 건이다.
새내기 교사들은 영국 영화‘언제나 마음은 태양’같은 스승과 제자 사이 인간애를 꿈꾼다.
요즘 버릇없이 자란 아이들 앞에서 그 꿈은 물거품이 된다.
학교마다‘남자 교사 할당제’를 하자는 말도 나온다.
교사도 벌을 줬다간 봉변을 당하는 판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예전에는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했거늘! 최근에는 지하철에서 자기 아이를 만졌다는 이유만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때린 어느 젊은 엄마와 다리를 꼬면 바지에 신발이 닿으니 치워달라는 할아버지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위협하는 20대 청년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지금 우리는 역대 최고로 부도덕한 시대를 살고 있어야 한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작년 11월 1일 체벌 금지, 복장·두발 자유화,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제한을 않는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 올 1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다.
두 교육감이 진보·좌파의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학생 인권’경쟁을 벌이는 와중에서 학교 현장은 갈수록 황폐해가고 있다.
진보·좌파 교육감이 있는 서울·경기·강원·전북·전남·광주 교사의 67.8%가 1년 전보다 교육환경이 황폐해졌다고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3월 지자체 조례보다 상위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엎드려뻗쳐나 팔굽혀펴기 같은‘간접체벌’을 활용할 수 있게 했으나 서울·경기·강원·전북 4개 시·도 교육감은 이를 거부했다. 경기 교육감은 보란 듯이‘5초 엎드려뻗쳐’교사의 징계를 강행했다.
교사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국교총 조사에서 교사 3067명 중 96.6%가“수업 중 문제학생을 발견해도 일부러 회피하거나 무시한다”고 답했다.
대한민국 1만 1500개 초·중·고교 교실에서‘교육 포기’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업 방해하는 학생의 인권만 인권이 아니다. 공부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인권도 인권이다.
교사가 매를 맞아도 눈을 감고, 탈선하는 아이들을 인권을 명분 삼아 방치하는 나라의 앞날이 어떠하겠는가. 지금의 좌파 교육감들에게 그 무서운 책임을 묻게 될 날이 머지않아 닥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