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붕괴의 가능성 및 방식

연쇄적 공명 반응을 일으키며 북한체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사입력 2016.05.0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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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위원 차하얼학회(察哈尔学会) 연구원
 [선데이뉴스=정성남 기자]중국의 연합조보(联合早报) 4월 30일 덩위원 차하얼학회(察哈尔学会) 연구원의 기고문을 살펴보면  "북한 붕괴의 가능성 및 방식"과 관련하여 
북한을 예측하는 것, 혹은 더욱 정확하게 말해 북한 정권의 붕괴를 예상하는 것은 고생을 하고서도 성과가 좋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깊게 토론해야 할 때이다.

 북한은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유엔으로부터 역사상 가장 엄중한 제재를 받았다. 제재 기간은 2개월도 안 됐지만 이미 북한 경제와 민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뚜렷이 나타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유엔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서 "국제사회는 북한 핵실험을 제재하기 위해 대북 식량원조를 줄였다"며 "북한의 올해 식량은 110만톤 감소했으며 현재의 원조 규모로는 수요를 만족시키기에는 매우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로 인해 북한 어린이 1/4  이상이 영양실조 및 발육부진이 올 수 있고 실제는 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 열리는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표대회를 경축하기 위해 평양에서는 각 가정마다 100달러(11만5천원)를 의무적으로 헌납하게 했다. 3천달러(346만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엘리트 가정에게는 더 많은 자금을 내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는 주로 노동당과 김정은에게 충성을 보인 모범 근로자와 우수한 인물에게 표창하기 위해서다. 이는 북한의 외화수입이 이미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 째, 북한 엘리트 중 탈북하는 수가 지난해 이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국 통일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국내로 귀순한 탈북자 수는 2천914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후에는 엄격한 통제로 탈북자 수가 뚜렷이 줄어들어 2014년에는 그 수가 1천397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탈북자 수는 342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1명보다 17.5% 증가했으며 이 중 엘리트 계층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저장성(浙江省) 닝보시(宁波市)의 류경식당에서 여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한국에 귀순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최근 10년간 발생한 탈북사례 중 가장 엄중한 탈북사례이다. 13명의 여종업원들 모두 북한 당간부의 자녀들로 105층 규모의 류경호텔의 공사비용 및 노동당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년간 해외에서 일해왔다.

 북한은 중국, 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130개가 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매년 1천만달러(115억5천5백만원) 이상의 외화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각 식당은 매년 북한에 30만달러(3억4천665만원)의 '충성자금'을 바쳐야 하며 때로는 '특별충성자금'도 납부해야 한다. 만약 이를 완수하지 못하면 혹독한 평가와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해외로 파견되는 종업원들은 일반적으로 중산층 이상이며 교육을 잘 받은 엘리트집안 출신이다. 과거 이들이 해외에서 돈을 버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유엔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이 시행된 후에는 위기를 맞았다. 한 식당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외환 상환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부담도 매우 커졌다"며 "13명의 여종업원들이 한국에 탈북한 이유도 대북제재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북한체재에서는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여겨 서울로 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난해에는 주필리핀북한대사와 대남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북한 정찰총국 대좌(국군의 준장급)가 한국으로 망명한 사건이 있었다. 후자는 중국 일반부대의 투스타 중장급으로 북한 인민군 탈북자 중 최고위급이다.

 만약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외부의 소식을 알 방법이 없고 엘리트 계층만이 외부세계를 이해할 기회가 있다고 하면 바로 해외로 파견된 북한 인사들일 것이다. 외교관이든, 북한식당 종업원이든 상관없이 세계의 정황에 대해 매우 잘 알 수 있다. 최근 탈북한 13명의 여종업원들처럼 평소 중국영화와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북한체제의 허구성을 알아챘을 것이다.
여종업원들은 어쩔 때는 한국 손님들에게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을 얘기했을 것이다. 여기서 김씨 정권에 대한 의심이 해외에 있는 북한 사람들 사이에서 만연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완고한 요새는 내부의 공격으로 무너지기 쉽다. 만약 이같은 정권의 수혜자들에게서도 북한 정권에 대한 불만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언제든 도망갈 준비를 한다면 허위와 강압으로 세워진 김씨 왕조의 균열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마지막에 분열돼 와해되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몇몇 사건은 모두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및 이후의 대북제재와 연관이 있다. 필자는 앞서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은 아마도 김씨 정권을 무너뜨리는 최후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으며 현재도 이같은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유엔의 대북제재에도 타협하지 않고 해결방법을 찾는다면 북한 붕괴 가능성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역사는 김정은에게 그렇게 긴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김씨 가문이 북한을 통치할 날도 10년, 길어봐야 15년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기간 내 북한은 언제든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문제는 북한 또는 김씨 정권이 어떤 방식으로 무너질 것인가이다.

 아마도 다음과 같은 몇몇 상황이 있을 것이다. 

 첫째, 경제가 장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인민은 극도의 빈곤의 수렁에 빠져 현지 사회는 정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엘리트 계층은 도망갈 생각만 하고 일반 시민은 궁지에 몰려 이판사판으로 행동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붕괴는 도화선 하나만 필요할 뿐이다.

 북 한은 지난 90년대 이후 줄곧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외부세계의 인도적 원조 및 중국, 러시아, 한국 등 국가와의 무역 때문이었다.

 2014년 북한의 대외무역 총액은 68억1천만달러(7조8천669억원)으로 1990년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수출은 28억8천만달러(3조3천278억원)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했으며 수입은 39억3천만달러(4조5천411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무역적자는 10억5천만달러(1조2천133억원)에 달했다.

 이는 북한이 외부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특히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중무역은 북한의 대외 무역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식량, 화학비료, 석유를 주로 원조하고 있으며 1991년부터는 소련을 대신해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 유일한 통로가 됐다. 매년 북한에 50만톤의 원유를 공급했는데, 이는 북한이 수입하는 석유의 80%를 차지한다.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석유는 가격이 국제시장가보다 매우 저렴했으며 납부도 1~2년 뒤에 지불하곤 했다. 북한은 중국에 석탄, 철광석 등을 판매했다. 이는 중국의 북한 원조와 무역이 북한 정권을 지탱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엔의 제재 이후 인도적 원조 외에 북중간의 석유, 석탄, 철광석 등 무역 전체가 중단되고 한국, 러시아 및 다른 국가와도 무역을 진행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북한의 외화수입은 대폭 줄어들었다.

 대북제재는 북한을 원조가 전혀 없는 고립된 지경으로 빠져들게 했다. 북한이 현재 시도하고 있는 경제개혁 및 개방계획에 극도로 불리하게 돌아가서,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금과 기술 및 외부지원도 못 받게 됐다. 이렇게 되면 경제 상황은 장기적으로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만약 북한정권에 정책적 실수 또는 모종의 돌발적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이에 따른 극도의 빈곤과 어려움을 견뎌내기는 매우 어렵다. 그리고 정책적 실수는 독재정권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두번째로 국민들의 의식주 문제와 방대한 군대의 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국민들에게 자력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하고 경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며, 심지어 자본주의 요소를 일정하게 허가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된 쇠약세는 북한이 한두번의 자연재해를 견뎌내기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 북한은 과거 20여년간 여러 차례의 자연재해가 발생했지만 이를 견뎌낼 수 있었던 원인은 앞에서 모두 언급한 바와 같다. 하지만 만약 또 한번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다면 외부지원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북한 스스로의 역량으로 버티기는 매우 어렵다.

 셋째로 독재정권의 변덕스러움과 불안감은 시종일관 후계자에게 공포를 가져다 준다. 때문에 정권 내부의 잔혹한 권력다툼은 내부 정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항상 있을 수 있다. 혹자는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한 원인이 그가 베이징에서 정변을 도모하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며 다른 원로들을 숙청한 것 역시 동일한 심리적 불안감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비록 김씨 정권이 현재 보기에는 매우 안정적이고 공고해보이지만 이는 표면적일 뿐이며 새로운 반대세력은 언제든 독재정권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넷째로 북한은 개혁개방이 스스로를 사지로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개혁개방을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사실 중국 개혁개방이 부와 발전을 가져다 주었음을 명확히 알고 있지만 만약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면 아마도 고도의 경제성장이 아닌 체제붕괴로 이어질 것이라 여기고 있다. 만약 개방한다면 대중은 외부세계를 알게 되고 북한 통치자의 거짓말이 들통나기 때문에 북한은 개혁개방을 거부하고 국민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설령 미래에 닥칠 위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개혁개방을 한다고 해도 이는 실패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사일 공격 또는 군사적 타격 등 외부의 간섭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국토 면적은 매우 작고 리스크 감당 능력도 제한적이며 위기발생 후 수습할 여지도 그리 많지 않다. 만약 미국이 미사일 공격 또는 군사적 타격을 가한다면 북한은 숨돌릴 겨를도 없이 내우외환이 발생해 상황을 수습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설령 김씨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해도 근본적 타격을 입을 것이다.

북 한에서는 이미 위기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붕괴 동기 중 하나만 발생해도 엎친데 덮친 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연쇄적 공명 반응을 일으키며 북한체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번역 온바오]

[정성남 기자 csn8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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