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만 외치는 개인정보 유출

기사입력 2011.09.0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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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영화·음악·게임을 내려 받는 일본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가 20차례나 해킹 당했다.

신상 정보가 새나간 고객이 59개국 7700만명에 이르렀다.

실제론 1억명' ‘사상 최악 정보유출'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국내 피해자도 수십만을 헤아렸다.

 이름·아이디·비밀번호뿐 아니라 신용카드번호와 만기 날짜까지 유출됐다.

 나중에 미국 FBI와 런던 경시청이 해커단체 어나니머스' ‘룰즈섹'회원들을 범인으로 붙잡았다.

 룰즈섹은 지난달에도 소니 자회사의 사이트를 공격해 고객 100만명의 정보를 빼갔다.

경품행사에 응모한 사람들의 정보였다.

룰즈섹은 우리가 가져간 데이터는 암호화돼 있지도 않아서 그냥 가져갔다고 떠벌렸다.

룰즈(Lulz)는 사람을 조롱할 때 쓰는 인터넷 은어다,

 작년과 올해 미국 은행 씨티그룹, 통신사 AT&T, 일본 비디오게임 업체 세가에서도 정보 해킹이 잇달았다.

 올봄 국내 여신 전문업계 1위 현대캐피탈에 해킹사건이 발생해 고객 175만명의 이름.주소.이메일이 빠져나갔다.

 이중 13000명은 신용등급과 비밀번호까지 해킹했다.

 호사측은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광고까지 냈지만 누군가 민·형사상 책임을 졌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시스템에 침입해 해커는 협박 이메일에서 전 금융권 어디든 들어갔다 와도 모르고 있더라고 했다.

엊그제 국내 3위 포털사이트인 네이트·사이월드가 해킹당해 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새나갔다.

규모로 쳐서 국내 최대 사건이다.

 유출정보인 이름·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가 포함돼 있다.

이름을 대며 속이거나 광고하는 보이스피싱과 스팸메일에 따른 2차 피해가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다.

네이트는 “26일 중국발 악성 코드를 감지했다고 했지만 정보 유출을 확인 한 것은 28일이었다.

 이틀 동안 방치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사이트 회원 가입 때 주민번호를 쓰도록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민번호만 있으면 모든 개인정보가 줄줄이 딸려 나오기 때문이다.

 악성 댓글을 잡아내고 전자상거래의 세원을 밝히려면 주민번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름과 이메일만 회원가입이 되는 나라도 많다.

 서울중앙지법은 인터넷 통신회사 하나로 텔레콤(SK브로드벤드)이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의 동의 없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다른 업체에 넘겨 가입자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며 2348명에게 1인당 10-20만원씩 46000만원의 위자료를 주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관한 고객의 동의를 받은 경우라도 (고객이 이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별도로 받지 않고 서비스 개통확인서를 받으면서 (고객이 자신의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넘겨질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할 수 없는) 포괄적인 방식으로 받는 것은 유효한 동의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인터넷 회원 가입을 받을 때 98%가 이름을 96%가 주민등록번호를 94%가 주소를 수집하고 있다.

 기업은 깨알 같은 글씨로 된 장문의 약관 속에 개인정보를 수집 이용하고 수집된 정보를 텔레마케팅업체 같은 제 3자에게 제공하는데 동의한다는 문구를 끼워 넣어 가입자로부터 약관에 대한 동의와 함께 일괄적 동의를 받아왔다.

 그러다 보니 가입자들은 무슨 정보를 왜 수집하고 어디에 어떻게 이용한다는 것인지 정확이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동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들은 그래놓고는 나중에 문제가 되면 가입자 동의를 받았다고 둘러댔다.

이에 대해 법원은 개인정보를 수집 이용하려면 고객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한다고 판결해 기존의 기업 관행이 잘못됐음을 분명히 했다!

 더 이상 속수무책으로 당한 뒤 비밀번호를 바꾸라, 보이스피싱을 조심하라사후약방문' 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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