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보좌관 동원한 야당의원들

기사입력 2011.11.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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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 앞 풍경은 대의민주주의가 실종된 우리 국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야당 의원들의 보좌진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회의실 문 앞에 의자를 놓고 보초를 섰다.

 보좌진은 의원의 의정활동을 돕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의원들의 회의실 출입을 막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거다.

 외통위 회의실은 지난달 31일부터 어제까지 9일째 야당에 점거된 상태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김선동 의원 등이 주도하고, 일부 민주당 의원은 번갈아가며 점거에 동참하고 있다.

회의실 밖에는 야당 보좌진과 당직자 10여 명이 배치돼 24시간 한나라당 의원들의 출입을 감시한다.

 이들은 여야 간에 충돌이 벌어지면 의원들을 대신해 맨 앞에 나서 몸싸움을 벌이는 돌격대로 변신한다.

상대편 의원들을 향해 폭언도 서슴지 않는다.

충성도가 높아야 자리를 지킬 수 있으니 이들이 개입하면 자연스럽게 여야의 충돌이 커지고 과격해지기 십상이다.

조직폭력배 세계와 다른 게 무엇인가!

남경필 위원장이 회의장 문을 열어달라고 하면 보좌관들은 "이완용" "매국노"라며 막말을 퍼부었고, 국회 경위들조차 힘으로 밀어냈다.

 폭력 보좌관들은 200812월에도 국회 회의장 문을 해머로 부수고 20093월 여당 의원의 목을 졸라 넘어뜨렸었다.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국회를 폭력 난투장으로 만드는 나라는 세상에 없고, 그런 폭력 보좌관들을 방치하는 나라도 세상에 없다.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자멸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이 흙발로 국회를 뭉개면 머지않아 각종 이익단체들의 몽둥이가 국회 회의실 문짝을 깨트리는 사태가 오고 만다.

그게 역사의 교훈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최근 반 FTA 시위대에게 "국회의사당 둘레가 2400m1m마다 두 사람씩 4800명이면 국회를 둘러쌀 수 있다"고 했다.

 한때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였다는 사람이 국회를 정치적 자살로 몰아가고 있는 셈이다.현재 국회법은 폭력 국회의원들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하도록 돼 있지만, 폭력 보좌관이나 당직자들에 대한 징계 조항은 없다.

 우리 국회가 아무리 엉망이었다고 해도 과거 국회에선 보좌진이 의원들의 회의실 출입을 막거나, 직접 몸싸움을 벌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의원 1명당 7명의 보좌관과 비서를 둘 수 있다.

국회의원이 임면권을 갖는 별정직 공무원인 국회 보좌관은 현재 2100여명에 달한다.

 18대 국회 들어 의원과 보좌관이 뒤엉키는 대규모 몸싸움이 잦아진 것은 299명의 국회의원이 2100여명의 보좌관들을 폭력 대리인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국회 보좌진은 자신의 명줄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의 지시에 따라 폭력에 가담한다.

국회의원들끼리의 몸싸움도 나쁘지만, 보좌진을 폭력에 동원하는 것은 비겁하고 야비한 범죄행위다.

 보좌진에게 폭력을 사주한 의원에 대해선 국회법이 규정한 최고 징계인 제명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직접 몸싸움을 한 의원보다 더 엄한 징계로 다스려야 한다.

 여야가 총선에서 한 석이라도 더 많이 얻으려고 애쓰는 것은 국회 경영이 기본적으로 다수결 원리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금 야당들은 국가에서 월급을 받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당직자까지 동원해 물리력으로 의사 진행과 표결을 방해하고 있다.

 이럴 거면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소수가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횡포를 부리는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어디에 있는가!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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