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언어는 빗나간 인생 악순환

기사입력 2012.01.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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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의 시를 쓴 영국 소설가 살만류슈디는 20년 넘게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이란 지도자 호메이니는 1989년 그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호메이니의 죽음과 이란 정부의 관용으로 사형선고는 사실상 효력을 다했지만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여전히 류슈디에 대한 유죄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총기사건이 발생한 해병대부대에서 한 선임병의 이등병에게 내가 하느님과 동급인데 왜 기독교를 믿느냐 차라리 내게 기도하라며 성경책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고 한다.

 

이 정도 되면 개인 모욕이자 종교 모욕이라 할 수 있다.

모독이 모욕보다 넓은 개념으로 쓰이지만 사실상 의미는 같다.

상대방에 대한 경멸의 의사 표시를 뜻한다.

우리 형법은 311조에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모욕죄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모욕의 수단은 언어 문서 행동이 다 포함된다.

경의를 표시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고의로 공공연한 장소에서 경의를 표시하지 않는 것도 모욕에 해당할 수 있다.

 

2008년 부산에 사는 40대 취객이 다른 사람이 보는데서 경찰관에게 자네 이름이 뭐냐? 말 못해 xxx라고 욕을 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법원은 그에게 모욕죄를 적용해 100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그는 욕설까지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 법률 심판제청 신청을 했다.

 

아마 표현의 자유 정도로 인식했던 모양이다.

현재는 모욕죄가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이 어긋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헌재는 현대사회에서 모욕적 행위가 쉽게 전파되고, 그 피해가 극심하며 피해 회복이 스;qw;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사처벌을 그 제재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입법 재랭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터넷의 발달은 모욕의 피해를 걷잡을 수 없게 키운다.

일반인과 연예인들을 향한 악성 댓글 특정인에 대한 신상털기도 모욕에 해당한다.

지하철에서 한 모욕적인 폭언과 행동이 동영상으로 찍혀 인터넷이나 트위터를 타고 무한대로 전파되는 세상이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주고 심하면 생명을 앗아갈 수 도 있다.

 

한국교총과 EBS가 중학생 2명에게 소형녹음기를 지참시켜 등교 이후 점심시간까지 4시간 동안 주고받은 대화를 녹음했더니 1명당 평균 75초에 한 번꼴로 나타났다고 한다.

조사대상 4명 중 2명은 평소 욕을 잘하는 학생으로 소문난 학생이었지만 나머지 2명은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115초마다 욕설을 한다는 건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거나 다름없다.

올 초 여성가족부 보고서에서도 청소년의 73.4%가 매일 욕설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이후 인터넷.온라인게임.휴대전화같은 디지털 미디어와 TV.영화.대중가요가 언어 오염을 부추겨 왔다.

청소년들이 욕설을 배운 곳으로 주로 꼽는 서든어택.메이프스토리.테일즈런더같은 인터넷게임.국가대표.해운대.말죽거리잔혹사 같은 영화들은 모두 청소년 이용 가 등급을 받았다.

 

네이버.네이트.디시인사이트 같은 대형 포털사이트들도 욕설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이버공간이다. 포털업체와 게임.영화제작업체들이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을 욕설의 오염으로부터 지켜내려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뭔가 자극이 주어져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언어를 담는 그릇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와 교사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언어생활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려야 한다.

학교개발원 조사를 보면 학생들이 욕설을 처음 사용하는 시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22.1% 고학년 58.2%이고 중학교 1학년으로 가면 7.9%로 뚝 떨어지다.

욕설을 할 때 충고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청소년도 42.6%나 된다.

청소년의 언어를 담고 가다듬는 가정과 학교라는 그릇에 금이 가버린 것이다.

빗나간 언어는 빗나간 행동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빗나간 인생을 만들고 만다는 걸 가정과 학교가 함께 깨달아야 한다!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부설)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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