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닭고기 가격 긴급 안정대책 강력 추진

가격을 올릴 경우 부당이득에 대한 세무조사 의뢰 등
기사입력 2017.03.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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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김명균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재수, 이하 농식품부)는 13일 AI 발생 및 미국산 닭고기 수입 중단에 편승해 닭고기 가격을 인상하려는 업계와 시장의 움직임이 있어 닭고기 수급 및 가격안정에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따라 정부는 3.13(월)에 정부 비축 닭고기 공매 공고를 내고, 다음주(3월 21일)부터 정부 비축물량(2,000톤)을 실수요자에게 시중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긴급 방출하고, 민간비축 물량(10,500톤)도 가능한 빨리 시장에 공급되도록 생산자단체(육계협회)와 협조하여 방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닭고기 가격보다 저렴한 수입산 닭고기의 국내 수입 촉진을 통해 시중가격을 조속히 안정시킬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4월초부터 수입산 닭고기에 적용되는 관세(18~22.6%)가 한시적으로 0%로 적용(할당관세)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할당관세가 적용되면 브라질산 닭고기의 수입가격이 크게 낮아져서 민간 수입업체를 통한 수입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닭고기 유통업체의 사재기, 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행위(폭리, 부당이득, 가격담합행위 등)에 대해서는 소비자단체, 생산자단체, 기획재정부 및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함께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한 업체는 국세청 세무조사, 공정거래위원회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3월 신학기 시작으로 학교급식용 수요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중간유통업체, 식자재납품업체 및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관계부처 합동 현장점검도 실시한다.

닭고기 가격 인상 여부 확인을 위해 유통위생실태 와 판매가격, 구입가격, 판매량, 입고량, 재고량 등을 지자체식약처와 합동으로 3월 13일부터 4월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산 닭고기 가격불안을 기회로 삼아 수입산 닭고기가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되는 사례가 없도록 원산지표시 집중 단속도 병행한다.

농식품부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및 민간 명예감시원과 함께 제조가공단계, 유통판매단계에 이르기 까지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외식업계 CEO와 간담회(3.15(수))”를 갖고 외식산업 발전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AI 발생에 따른 닭고기 수급 불안을 기회로 치킨 등 닭고기를 원료로 한 식품가격이 인상되는 사례가 없도록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참고로 생산자단체(육계협회)의 의견에 따르면 치킨업계는 닭고기 생산업체와 공급가격 상하한선(1,600원/kg 내외)을 미리 정하여 연간계약(또는 6개월)을 통해 공급받고 있어 금번 AI발생 등으로 인한 산지가격 변동을 기회로 치킨가격을 인상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치킨업계가 과당경쟁에 의한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신 메뉴(소스 등) 개발, 다양한 부가서비스(배달, 음료제공 등) 제공 등에 따른 가격인상 요인을 AI로 인한 닭고기의 수급 불안을 핑계로 소비자가격을 인상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통상 치킨가격에서 닭고기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10%내외이므로 닭고기 산지가격의 등락이 치킨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오늘(13일) "치킨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는데도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의 경우 닭고기 생산업체와 공급 상·하한선(㎏당 1,600원 내외)을 사전에 정해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생닭을 공급받는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1마리로 치면 약 2,560원이다.

이 가격은 시세 연동 방식이 아닌 사전 계약가격이어서 AI와 같은 특수한 상황으로 육계 산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거꾸로 급락하더라도 영향이 거의 없다.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여기에 도축 비용과 도계 가공업체 이익, 운송비, 관리비 등이 추가된 마리당 3,490원에 닭고기를 사들인다.

프라이드 치킨 1마리 가격이 약 1만 6천~1만 8천 원이라고 하면, 치킨 가격에서 원재료인 닭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실제로 과거 육계 산지 가격이 내렸을 때 치킨 가격을 인하하라는 건의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닭고기 원가가 치킨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면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만약 AI를 핑계로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앞서 BBQ치킨은 오는 20일부터 메뉴 가격을 10% 정도 올린다고 밝혔다. 치킨 업계 1위의 가격 인상 방침에 따라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명균 기자 gyun35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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