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없이는 일자리도 없다

기사입력 2017.08.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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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 8명과의 만찬 회동에서 “기업은 경제 활동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것이고 정부는 경제 정책을 통해 기업의 경제 활동을 돕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는 “항상 삼성이 우리 경제의 상징을 이끌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덕담을 건냈고,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에게는 “조선 경기가 오랫동안 안 좋아서 고생 많이 하셨다”며 격려했다.

전날 다른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외치며 건배한 데 이어 친기업 행보를 보인 것이다. 형식을 파괴한 이틀 동안의 청와대 제계 간담회가 국내외에 던진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문 대통령은 “경제 페러다임의 전환이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그것 말고는 우리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며 경제철학의 공유를 호소했다.
 
“격의 없이 애로를 이야기해 달라”는 대통령의 주문에는 현 정부가 기업과 공동운영체라는 인식 변화가 담겼다고 본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기업이 ‘경제적 지위’에 무게를 두고 활동했다면 이제 ‘사회적 지위’에 무게를 둘 때라고 말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정부와 기업도 과거의 정경유착이 아닌 상생의 관계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표현일 것이다.

새 정부 출범 두 달이 넘어 열린 간담회가 경제계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는 데는 충분치 않았다. 기업인들은 4차 산업혁명 교육센터에 대한 지원(황장규 KT 회장), 중소·중견기업육성(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정책 방향에 맞는 건의를 쏟아냈다. 오랜 숙의과정을 거쳐야 하는 민감한 경제정책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섬유업체 전방 조규옥 회장이 인터뷰에서 “남들 다 한국을 떠날 때 국내 공장에 1300억원을 투자하며 한국을 지켰고, 해외로 떠나는 공장을 욕하던 내가 최저임금 때문에 더 버틸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경영자총협회 1호 기업인 전방은 1935년 광주에서 설립된 국내 최장수 기업의 하나다.

“일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싶다”던 조 회장이 국내 공장 6곳 중 3곳을 폐쇄하고 근로자 1200명 중 600명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 내년에 최저임금을 16.4% 올리고 2020년까지 계속 더 올리겠다는 새 정부 방침에 더는 못 버티겠다는 것이다. 경총도 탈퇴하겠다고 했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에 들러리를 섰다. 조 회장은 “탈원전으로 전기료마저 오르면 점점 더 많은 업체가 한국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섬유산업이 값싼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인도 등과 경쟁하느라 한계 상황에 내몰린 게 하루 이틀 된 일은 아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국내 공장과 일자리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써온 80년, 100년 장수 기업이 새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결정타에 공장 문을 닫거나 해외로 설비를 옮긴다고 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소상공인이나 영세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도 어떤 충격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조 회장이 울분을 토할 때 청와대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경영자들이 맥주를 곁들인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기업이 잘돼야 나라 경제가 산다”고 했다. 대통령과 새 정부의 현실 인식이 어떤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 한 민주당 의원은 경방에 대한 엉터리 재무제표 분석 수치를 제시하고는 “베트남 이전이 최저임금 때문은 절대 아닐 것” “회장은 기업들 경영할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자신들은 선이고 다 옳으니 무조건 따라오라는 것이다. 새 정부는 출범 두 달 새 비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산업용 전기료 인상, 법인세 인상 등 이중 삼중으로 기업들에 부담을 떠넘기는 정책을 쏟아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부작용을 초래할 현실화되고 있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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