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말복(末伏), 북한의 삼복철 강행군>

기사입력 2017.08.1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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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웅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대표[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오늘은 8월 11일, 말복(末伏)! 무더위가 절정에 달해 있습니다. 올해는 폭음(暴炎)이 삼복(三伏)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더위는 처서(處暑)을 지나 구월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복날은 설, 추석, 단오, 유두, 한식, 동지 등과 함께 옛 사람들이 즐겼던 명절로 매년 일진에 따라 정해집니다. 하지 이후 셋째 경일(庚日)이 초복이며 열흘 뒤인 넷째 경일이 중복이다. 그리고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합니다.

복(伏)은 사람 인(人)과 개 견(犬)자가 합친 회의문자(두개 이상의 독립 한자를 합하여 만든 새로운 글자)입니다. 즉 사람 옆에 개가 엎드려 있는 것을 만들어 '엎드릴 복'자라는 새 글자를 만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복날 보신탕을 먹는다고들 흔히 생각하나 문헌상에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없습니다. 또 복(伏)자의 고대 상형문자를 보면 개가 엎드려 있는지 사람과 나란히 있는지 구분이 안 됩니다.

조선조 광해군 때 이수광(李睟光)이 지은 '지봉유설(芝峰類說)'의 '시령부' 가운데 '절서'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와 있습니다. "한서 동방삭전에 '복일'에 고기를 하사한다 하였고 양운의 글에 '세시와 복일과 납일에 양을 삶고 염소를 굽는다'고 하였다. 고증하여 보니 진나라가 처음으로 복날 제사하는 사당을 짓고 제사하였으며 한나라 풍속에서도 진나라 풍속을 그대로 좇았다", 또 "한서를 고찰하여 보니 복(伏)이라고 한 것은 음기가 장차 일어나고자 하나, 남은 양기에 압박되어 상승하지 못하고 음기가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으로 복일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고 되어 있습니다.
 
올해는 한반도 전역이 계속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덥다 덥다 해도 군부대(軍部隊)가 조금 더 덥지 않을까요. 하지만 남한의 군대는 슬기롭게 더위를 잘 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북한 군대는 어떨까요? 김정일 생전(生前)에 <로동신문>은 “정론 · 위대한 사랑으로 불타는 내 조국의 삼복철”이라는 기사를 실었었습니다. 이 기사는 김정일이 <삼복철 강행군>길에 나서 군부대 시찰과 현지지도에 나섰다는 얘기였습니다. 이 때문에 전군(全軍)이 당연히 더워 죽을 지경이었을 것입니다.

<로동신문>은 “올해 삼복철에도 날씨가 매우 무더웠지만 그전처럼 계속 인민군부대들을 시찰하면서 병사들을 만나보군 하였다고 하신 김정일 장군님의 그 말씀 속에 병사들에 대한 그이의 사랑의 세계가 얼마나 눈물겹게 비껴흐르는 것인가. 이해의 <삼복철 강행군>의 자욱자욱도 그렇게 이어졌다.”고 하고,  “<삼복철 강행군>을 이어가시면서도 삼복의 무더위에 땀을 흘릴 병사들을 생각하시며 잠시의 휴식마저 미루시고 전선길을 재촉”했다고 썼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삼복철에 군부대 시찰을 많이 하다가 쓰러졌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는데...그건 아닌 것 같고...<로동신문>이 자랑만 늘어놓을 일이 결코 아닌데...삼복 중에 수장 흉내 내다가 일사병 걸려 죽는 병사가 있었다는 믿지 못할 후문도 있습니다. 불쌍한 북한 군인들에게 부채라도 나눠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오늘도 말복에 노예 취급받고 있는 북한 군인들을 생각하니까 ‘자동 피서’가 되는 듯 합니다. ‘동포애'라는 낱말을 잊지 않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용 웅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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