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 국화(國花)는 ‘목란(木蘭)’? ‘김일성화(花)’?

기사입력 2017.09.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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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이 세상에서 ‘꽃’하면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에 나오는 “하늘과 사람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훌륭한 꽃, 나무에 핀 꽃이 아니요, 마음에 핀 꽃”이 가장 귀한 꽃입니다. 그건 ‘마음의 꽃’이 ‘도(道)나 말씀’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꽃’을 보면 ‘아름답다.’고 여깁니다. 보는 즐거움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 많은 꽃들엔 인간이 붙어놓은 의미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꽃’에서 보는 즐거움을 찾기도 하고, 삶의 철학을 탐구하기도 합니다. 어느 시인(詩人)은 자연 속에서의 삶을 “아침엔 목란(木蘭)의 떨어지는 이슬을 마시고 저녁엔 추국(秋菊)의 떨어지는 꽃부리를 먹는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시(詩)를 보면 목란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라가 반쪽으로 동강난 뒤 꽃 이름과 의미가 아리송하기도 합니다. 

 

남한의 사전에는 “목란=목련.木蘭”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백과전서(2)>를 보면, '목란‘은 “목란과에 속하는 잎이 지는 키나무. 함박꽃나무라고 불리워왔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우리 나라에 있는 목란이라는 꽃은 함박꽃과 같이 아름다울 뿐아니라 향기도 그윽하고 나무잎도 보기 좋아서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것입니다.(<김일성저작집>16권,339페지). 경애하는 수령님께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꽃을 란이라고 하는데 나무에 피는 란이라는 뜻에서 함박꽃나무라고 하지 말고 목란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하시면서 이 나무는 꽃이 아름답고 나무가 건장한 맛이 있어 마치 조선 인민의 슬기로운 기상과 같다고 말씀하시였다.”(726-727쪽)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 ‘목련(木蓮)’을 “목란과에 속하는 잎지는 넓은잎키나무. 원산지는 우리 나라와 일본이다. 우리 나라 남부와 제주도에서 절로 자라며 남부 및 중부의 각지에서 심어가꾼다.”(727쪽)라고 했습니다. 하나의 민족이 자랑하는 꽃이 이렇게 사전에서 달리 표현될 수 있는 것일까요? 남북(南北) 문화 교류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목란’과 ‘목련’ 속에 들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목란
‘목란’은 북한의 ‘국화(國花)’입니다. 영국은 장미, 멕시코는 선인장, 이탈리아는 들국화, 카나다는 사탕단풍, 페루는 해바라기, 일본은 벚꽃, 한국은 무궁화 등등 대부분의 나라에 국화가 존재합니다. 이 국화는 그 나라의 상징이기 때문에 사랑도 받고 널리 알려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는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라는 국화보다 더 귀한(?) 꽃이 있습니다. ‘김일성화’는 평양 등 각지에 있는 ‘김일성화김정일화전시관’에서 지금도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김일성화

북한 <로동신문>은 “김일성화! 인류의 영원한 태양이신 어버이수령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사무치는 4월의 이 계절 여기 평양에서부터 저 멀리 유럽의 발칸반도 한끝까지, 히말라야산맥의 이름없는 한 기슭에서부터 대양건너 아메리카대륙에까지 더욱더 아름답게 피여나 설레이는 불멸의 꽃!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였다.<지구상에는 수천수만가지의 꽃들이 피고 있지만 김일성화처럼 깊은 뜻을 안고있는 꽃은 없습니다.>. 한방울의 물에 우주가 비끼듯 김일성화, 바로 이 꽃에 인류의 마음이 깃들어있고 세계가 비껴있다. 김일성화에 비쳐진 인류와 세계, 그것은 행성의 어제이고 오늘이며 래일이다.”라고 했습니다. 

 

또 <로동신문>은 “온 세계의 관심과 기대 속에 해마다 평양에서 태양의 꽃축전이 성대히 열리고 세계적인 원예박람회들에서 김일성화가 만사람의 심금을 틀어잡으며 절세의 위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다함없는 칭송을 불러일으키는 속에 2007년 4월 인도네시아의 보고르시 뿐짝에서는 새로 건설한 <김일성화김정일화온실> 개관식이 성대히 진행되였다...력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유서 깊은 김일성화의 <고향>에서...세월은 끝없이 흐른다. 류수같은 세월 속에 꽃들은 피고지고만, 천년만년 흘러가도 지지 않을 꽃은 김일성화이며 아무리 세대가 바뀐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절세의 위인에 대한 만민의 흠모심이다. 영원한 칭송의 그 세계 속에 오신 날은 있어도 가신 날이 없는 어버이수령님은 오늘도 래일도 우리와 함께 계신다. 인류와 함께 계신다.”고 했습니다. 아마 그 때는 인도네시아 위정자(爲政者)들이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에선 최대(最大) 최고(最高) 명절이라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에 <김일성화축전>이 매년 어김없이 ‘김일성화김정일화축전조직위원회’ 주최로 열립니다. ‘김일성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김정일화’는? 북 치고 장고 치는 것도 아니고...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한 외국의 수장(首長)이 선물한 꽃을 국화(國花)보다 더 아름다운 ‘불멸의 꽃’이라고 하는 북한! 북한 사람들이 김일성화를 국화로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의 미래는 ‘불멸(不滅) 아니 ’자멸(自滅)‘?...미국처럼 국화가 없는 나라도 있지만, 기왕 지정했으면 사랑해야만 마땅할 것입니다. 필자는 집 앞에 서 있는 ‘무궁화(無窮花)’를 늘 보면서 나라꽃 사랑을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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