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영웅’ 백선엽 장군

기사입력 2009.06.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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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계급에는 5성장군 즉 원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선 한 명도 배출된 적이 없지만 군인사법에는 엄연히 최고 계급인 5성장군이 존재한다.

이 법에는 “원수는 국가에 대한 공적이 현저한 대장 중에서 임명한다”고 규정돼 있다. 국방부 장관의 추천에 의해 국무회의의 의결 및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결코 간단치 않은 자리다. 원수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미국의 더글러스 맥아더다.

2차대전 말 원수로 승진해 일본을 항복시키고 6.25 전쟁이 터지자 유엔군 최고 사령관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하는 공을 세웠다. 미국 역사상 원수는 여덟명으로 맥아더 외에 조지 마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오마 브래들리, 체스터 니미츠(해군), 헨리 아널드(공군)등이다.

모두 대전 중이나 직후에 나왔다. 아이젠하워는 대전에서 일군 전공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1942년 영국의 버나드 몽고메리 원수는 북아프리카 전투에서 독일의 ‘사막의 여우’ 에르빈 룸벨 원수의 기갑군단을 격파함으로써 2차대전의 승리를 연합군 쪽으로 돌렸다.

국방부가 ‘한국전쟁의 영웅’ 백선엽씨를 ‘명예원수’로 추대하겠다고 해 때아닌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내년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해 참전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1951년 4월 25일 밤 경기도 파주군 적성면 설마리 235고지 영국군 29여단 글로스터셔부대가 사흘 전 시작된 중공군 3개 사단의 공격을 일곱 차례나 격퇴하고 나서 대대장 카네 중령은 말했다. “각자 알아서 후퇴하라. 나는 부상자들과 남겠다.” 중공군 4만여명과 맞서 싸운 이 전투에서 영국군 50명이 전사하고 526명이 포로로 붙잡혔으며 56명만이 탈출했다.

설마리 격전을 비롯한 임진강 전투에서 영국군은 1개 여단 4000명 병력으로 중공군 4만명에 맞서 나흘을 용맹하게 버티면서 서울로 진격하던 중공군의 발목을 잡았다. 영국군 전사자 1100명 대부분이 임진강 전투에서 숨졌다. 생존한 참전용사 50여명은 지금도 런던에 있는 선술집 ‘임진 퍼브(pub)'에서 모이고, 일부는 해마다 4월이면 파주에 있는 설마리 전적기념비를 찾는다.

6.25 참전국들은 피흘려 싸운 전쟁을 잊지 않는다. 캐나다는 작년에 가평 전투를 3부작 TV 다큐멘터리로 만들었고, 필리핀도 재작년에 다큐를 방영했다. 미국은 중공군 인해전술에 근접전투와 백병전으로 맞섰던 양평 지평리 전투를 지금도 육군 전투교재로 쓴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외곽순환도로 이름은 ‘한국전 기념 고속도로'이고, 호주 사관학교 건물 이름은 '가평'이다. 캐나다 위니팩의 부대는 '캠프 가평'이다.
한국전쟁에서 16개국 유엔군 4만여명이 전사했다. 그러나 이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은 부산 유엔묘지와 경기도 지역 전적비 쯤이다.

유엔묘지 1만1000명의 유해 대부분은 본국으로 옮겨갔고, 영국군 885명을 비롯한 영연방 국가 전사자들이 남아 있다. 숨진 곳에 묻는 영국 풍속에 따른 것이다. 영국, 뉴질랜드, 호주의 참전 부대들은 지금도 가평, 포천 등 전적비가 있는 지역 학교들에 장학금을 대준다.

더 타임스 기자 등으로 한국에서 활동한 영국 저널리스트 앤드루 새먼이 ‘마지막 총알(To the lastround)??이라는 책을 영국에서 펴냈다. 임진강 전투에 참전한 영국군 50여명을 2년동안 만나 쓴 한국전쟁 논픽션이다. 그는 한국전쟁이 2차대전과 베트남전 틈바구니에서 잊혀져가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나보다 한국인이나 한국 정부가 먼저 참전 군인들 이야기를 발굴해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의 말에 낯이 뜨겁다. 우리가 한국전쟁을 세계 속에 잊혀진 전쟁으로 방치하고 있었다는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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