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정연태 기자]지난 9월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한 후에도 국내 웹하드에서 불법 영상물이 대거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디지털성폭력 피해구제를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민간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웹하드사들이 버젓이 불법 영상물을 유통하고 있어, 웹하드사와 비영리민간단체간의 유착관계가 의심되고 있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환경노동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웹하드 사이트 내 성매매 음란물 심의 및 시정요구’에 따르면, 2014년 3,316건 2015년 4,875건 2016년 2,644건, 2017년 6월 기준 671건 등 4년 간 총 1만1506건의 성매매·음란물에 대해 시정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웹하드를 통해 유통되는 불법영상물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웹하드사에 접속해 ‘몰카’라고 검색하면 몰래카메라로 찍은 불법영상물이 대거 검색결과로 나타나며, 언제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웹하드에서 다운로드 받은 불법영상물은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어 2차, 3차 유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삼화 의원은 6일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웹하드의 불법영상물 유통과 관련하여 의원실로 접수된 제보를 공개했다.
제보에 따르면 몰카 등 불법 음란물을 대거 유통하는 국내 대형 웹하드사가 불법영상물을 필터링해주는 업체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 필터링 업체는 피해 영상물을 삭제하는 디지털 장의사 회사를 차려서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고, 영상을 삭제해 주고 있다. 한쪽에서는 몰카 등 불법 영상물을 유포하고, 한쪽에서는 피해 영상물을 삭제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웹하드 업체들은 디지털성폭력 피해구제에 나서겠다며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고, 디지털성폭력 피해자 지원사업을 한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비영리민간단체 홈페이지에 게시된 웹하드사들은 현재까지도 버젓이 ‘국산(국내산)’, ‘국노(국산 NO 모모자이크)’, ‘몰카(몰래카메라)’ 등의 제목이 붙은 불법영상물을 유통하고 있어 오히려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
김삼화 의원은 “디지털성폭력 피해영상물이 민간기업의 돈벌이에 이용되지 않도록 국가가 피해예방 및 피해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불법영상물을 버젓이 유통하고 있는 웹하드사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디지털성폭력 영상 등을 적발하기 위해 DNA 필터링 기술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 기술 또한 국가가 개발해 국가의 관리 하에 피해 영상물을 단속하여 피해확산을 막아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