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백두산3대장군의 명필체”와 김정은의 친필(親筆)

기사입력 2017.11.30 09:49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11월 29일 새벽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 위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서, 김정은이 이를 직접 지시했음을 보여주는 친필 서명이 공개됐습니다. 북한이 중대발표를 예고한 29일 낮 <조선중앙TV>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진은 김정은 ‘로동당 위원장’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친필 명령서입니다.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로케트<<화성-15>>형 시험발사준비를 끝낸 정형보고에 "시험발사 승인한다. 11월 29일 새벽에 단행! 당과 조국을 위하여 용감히 쏘라" 라고 썼습니다. 

김정은의 친필입니다. 북한의 <조선말 대사전>은 “친필(親筆)”을 “친히 쓴 글이나 글씨”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친필비(親筆碑)”는 “백두산 3대 장군이 친히 쓰신 필적을 그대로 새겨 세운 비.”라고 했습니다. 친필비 글씨는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숙· 김정일’, 김정은의 세 직계가족에게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런 웃기는(?) 풀이는 북한 <로동신문> 2001년 4월 29일字 기사 “백두산3대장군의 명필체”(김금선)와 유관합니다. 

필자는 김정일이 “오늘 우리 서예는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인민들의 혁명적인 사상감정과 높은 뜻을 반영하고 있으며 필치도 달라지고 서체도 새로워 졌다.”고 전제하고, ‘인류 서예사에는 탁월한 서예적재능으로 하여 자기의 독자적인 서법을 형성하고 거기에 자기의 이름이나 호를 붙여 서체를 명명한 예(例)’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민족, 자기 시대의 걸출한 위인의 필체를 칭송하고 만대에 길이 빛내이려는 당대 인민의 한결 같은 념원과 의사를 담아 위인의 필체를 뜻 깊게 명명한 적은 없었다.”고 하면서, “이번에 백두산3대장군의 명필체를 뜻 깊게 명명함으로써 백두산3대장군의 불멸의 혁명업적을 만대에 길이 빛내이고 주체서예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갈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 명필체의 주인공은 북녘땅의 초대 독재자 김일성과 그의 부인 김정숙, 그리고 독재 계승자 김정일 입니다. 이 셋의 글씨는 누가 봐도 악필(惡筆)입니다. 북한은“서예(書藝)”를 “글씨예술. 일정한 뜻을 가진 글자나 글귀를 조형적으로 써서 인간의 사상감정과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조형예술의 한 형태”라고 하면서, 악필을 명필(名筆)로 호도(糊塗)한 것입니다. 다음은“백두산3대장군의 명필체”내용입니다. 
김일성 3대 가문

“《태양서체》 주체의 영원한 태양이신 위대한 수령님은 인류서예사에 전무후무한 만고의 명필대가, 서예의 거장이시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생애의 마지막순간까지 불면불휴의 혁명활동을 벌리시면서 새형의 혁명적서예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데서 지침으로 되는 독창적인 사상을 밝혀 주시고 몸소 주체서예의 본보기를 마련하시였다. 《태양서체》는 인류서예 사상 처음으로 주체사상으로 일관된 심오한 철학적내용과 기념비적성격을 가진 위대한 서예의 절정이다. 또한 주체의 서풍으로 일관되였으며 힘 있고 굳세며 활달한 명필체이다. 그리고 글씨구성이 완벽하게 조형화되고 글의 뜻과 내용을 선명하고 감명 깊게 형상하는 명필체이다. 《태양서체》는 이처럼 인류서예사에 있어 본적이 없는 걸출하고 독창적이며 완벽한 명필체이다. 위대한 수령님의 친필서체-《태양서체》는 우리 민족의 국보이며 만년유산이다.” 
서예 김일성 친필

“《백두산서체》 위인의 필체에는 위인의 풍모와 기상이 그대로 반영된다. 천재중의 천재, 장군 중의 장군이신 위대한 장군님의 명필체에는 그이께서 지니신 백두의 슬기와 기상이 그대로 차넘친다. 《백두산서체》는 그 시작으로부터 끝날 때까지 중단함이 없이 주옥 같은 명제와 명문장, 명문구로 일관하게 필을 달리는 일필휘지의 절정이다. 거대한 바위들을 련이어 옮겨놓은듯 한 특대형의 글자들과 그 글자들이 이루는 하나하나의 글줄, 천근만근의 무게가 실린 거대한 필봉으로 천연바위의 절벽이 깊이 패이도록 억세인 힘을 가한 듯이 시원스럽게 그어 진 획들의 기묘한 필압, 준마의 나는듯 한 기상이 어려 있는 박력 있는 속도감, 정녕 그 어떤 조건에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고 통이 크게 작전하고 실천하는 장군의 배짱과 담력, 군사지력과 령군술이 그대로 비껴 있다. 위대한 장군님의 친필서체-《백두산서체》는 그 조형성과 생활력으로 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전 세계적 범위에서 폭풍과 같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서예 김정은 친필
“《해발서체》 위대한 공산주의혁명투사 김정숙동지의 높은 혁명정신과 숭고한 념원은 그이께서 남기신 구호문헌글발들에 그대로 어려 있다. 《백두산에 장수별 떴다 백두산 장수별 삼천리를 비친다.》, 《조선청년들, 속히 달려 나와서 항일전에 힘 있게 참가하자.》와 같은 글발은 오직 위대한 수령님에 대한 절대적인 숭배심을 지니신 위대한 공산주의혁명투사 김정숙동지께서만이 쓰실수 있는 표현이며 생동한 화폭이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세로형식으로 글자들을 배렬하시여 키높이 자란 나무의 모양새와 잘 어울리게 쓰시였다. 구호나무의 긴 부분을 차지하는 전반필체는 한자세에서 쓰신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다. 글씨규격에 따르는 글줄 및 글자배렬, 글자크기와 획의 굵기, 모든 글자들의 모양새와 같은 조형적요소들의 완벽한 형상. 참으로 위대한 공산주의혁명투사 김정숙동지께서 백두산밀영과 청봉숙영지에 남기신 구호문헌글씨들은 우리 인민들에게 혁명승리에 대한 신념과 조국광복의 서광을 안겨 주는 위대한 해발로 영원한 빛을 뿌리고 있다.” 
서예 김정은 친필

서예 역사 뿐 만 아니라 인류 역사 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개발새발’ 쓴 글씨도 명필, ‘갈매기’ 글씨도 명필, 할아버지 김일성 글씨도 명필, 할머니 김정숙 글씨도 명필, 아버지 김정일 글씨도 명필! 그럼 김정은의 필체는? 악필이 분명합니다. 그의 글씨를‘명필체’라고 하고, 《미사일서체》나 《평성서체》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 그는 악필 하나 써놓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습니다. 얌전히 앉아 글씨 공부나 하면 좋으련만.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