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남·북 대화의 문 활짝 열자

기사입력 2018.02.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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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2011년 12월 김정일 장례식에서 김정은 뒤로 상복 입은 20대 여성이 북한 TV에 찍혔다. 1994년 김일성 조문을 받던 김정일 뒤로 여동생 김경희가 서있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북 주민들은 그제야 김정은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김여정이 공식 석상에 처음 나온 건 3년 뒤인 2014년 최고인민회의(국회격) 대의원 투표장이었다. 그러더니 2016년 당 중앙위원, 지난해 정치국 후보위원 겸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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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김정일의 13년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김여정은 1987년 9월 28일생이다. 큰오빠 김정철 생일이(1981년) 9월 25일이기 때문에 생일상을 같은 날 차려줬다”고 했다. 반면 미 재무부는 김여정을 인권 독자 체제 대상으로 지적하면서 ‘1987년~89년 출생’이라고 한다. 김일성대 교수와 결혼설·출산설 등이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김정은과 김여정은 1996년부터 4년 정도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서 유학했다. 이국땅에서 외로운 시간을 함께 했으니 관계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어머니 고용희가 프랑스에서 암 치료를 받던 2000년대 초 김여정이 가명으로 파리의 북한 유네스코 대표부에 파견돼 어머니를 간병했다는 일본 언론 매체 보도도 있다.

 

김정일은 고영희가 투병할 때 김옥이라는 여자와 새살림을 차렸다. 김정은-여정 남매의 어머니 생각은 각별하지만 어머니가 북에서 천대받는 재일 동포 출신이라는 이유로 우상화는커녕 이름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남매에겐 공통의 한일 것이다. 8일 평양 건군절 열병식에선 노병들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김정은 행사에서 졸거나 건들거리면 처형이나 숙청이기 때문이다. 김여정만 귀빈석 기둥 뒤에서 고개를 빼꼼 내미는 등 자유롭게 움직였다. 김여정은 유럽 도시를 맘대로 다니며 쇼핑을 즐긴다는 첩보도 있다고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여동생이자 권력실세인 김 제1부부장을 보낸 것은 현실적으로 동원 가능한 최대의 카드를 던진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은 사실상 김 위원장의 특사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의 방문은 평창 올림픽의 평화올림픽 성공 개최에 도움을 주고,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미국 등 대외관계 개선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큰 틀의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남한 보수층이 주장하는 대로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고 한·미관계를 이간질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김 제1부부장까지 보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김 제1부부장 일행은 11일까지 남한에 머물며 각종 행사를 소화한다. 특히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 오찬, 북한 예술단 서울공연 관람 등 문 대통령과 적어도 두 차례 이상 만난다. 이 과정에서 김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친서나 구두메시지를 전할 가능성도 있다.

 

김 제1부부장은 또한 문 대통령의 생각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남북 정상이 김 제1부부장을 매개로 간접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핵 위기 속에서 이 같은 남북 정상간 소통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한반도 정세의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평소 소통을 통해 신뢰를 축척하고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주고받는다면 최소한 군사적 돌방상황의 예방이 가능해진다. 상호 불신이 깊은 미국과 북한 간 대화를 중재할 수도 있다. 김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간 메신저라면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간 메신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마련된 남북 정상 간 소통 채널을 유지·발전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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