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2000년과 2007년, 그리고 2018년의 남북(북남)정상회담

기사입력 2018.04.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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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남북정상회담.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2000년 남북정상회담(南北頂上會談)은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김대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정일이 평양에서 2000년 6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2박 3일 동안 진행한 회담”입니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었고 회담 결과로 마지막 날 6·15 남북 공동선언이 발표됐습니다. 미국의 AP통신은 2000년 12월 25일 '2000년 세계 10대 뉴스'를 발표했는데, 이 남북정상회담은 5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저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정치 행사’ 였고, 많은 글과 말을 남긴 회담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아래 <로동신문>(2000년 6월 14일) 기사 하나를 소개합니다.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신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6월 13일 평양비행장에 나가시여 평양을 방문하는 김대중 대통령을 따뜻이 영접하시였다. 이날 평양비행장과 수도의 거리들은 뜨거운 환영분위기에 휘싸여 있었다. 반만년의 유구한 민족사에 특기할 4.8 북남합의서에 따라 민족분렬사상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상봉과 회담은 7.4북남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앞당겨 나가는데서 전환적국면을 열어 놓는 력사적인 계기로, 민족주체적노력으로 통일성업을 기어이 이룩해 나갈 겨레의 확고한 의지를 과시하는 중대한 사변으로 된다.

 

람홍색공화국기가 세차게 펄럭이고 있는 비행장에는 동포애의 정과 통일의 열기를 안고 달려 나온 각계층 수도시민들이 운집해 있었다.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비행장에 나오시였다. 순간, 비행장에서는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터져 올라 하늘땅을 진감하였다. 위대한 민족대단결의 경륜으로 조국통일과 민족번영의 성스러운 위업을 앞당겨 나가시는 경애하는 김정일동지를 몸 가까이 뵙게 된 군중들의 크나큰 감격과 기쁨으로 하여 드넓은 비행장은 격정의 파도로 설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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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_남북정상회담_합의문_발표 후 두 정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영남위원장...기타 당, 정권기관, 사회단체, 성, 중앙기관 책임일군들이 비행장에 나와 있었다. 오전 10시 30분, 남측대표단을 태운 비행기가 비행장에 내리였다.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군중들은 꽃다발을 흔들면서 남측대표단을 환영하였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김대중대통령과 악수하시고 인사를 나누시였다.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통일부 장관 박재규, 재정경제부 장관 리헌재, 문화관광부 장관 박지원, 대통령특별보좌역 림동원을 비롯한 남측대표단수원들과 기자들이 왔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와 함께 김대중대통령은 조선인민군 륙해공군명예위병대를 사열하였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2007년 10월 2일부터 10월 4일까지 평양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 노무현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방위원장 김정일 간에 진행된 정상회담”으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 정상회담이며. ‘10.4 남북정상회담’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회담의 결과로 남북 양측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일정 둘째날인 10월 3일 9시 30분 남북 양측 정상은 소수의 배석자를 대동하고 회담을 가졌고, 일정 마지막 날인 10월 4일 양측은 6·15 남북 공동선언에 기초해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한 〈2007 남북정상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이 회담도 2000년처럼 많은 글과 말을 남긴 회담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아래 노무현 대통령의 공연 관람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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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북정상회담. 악수하는 두 정상

 노 대통령은 2007년 10월 3일 저녁 대동강 ‘릉라도’ 5·1경기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아리랑》’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이날 평양에는 낮부터 비가 내려 공연이 취소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지만, 개막 예정 시간(20시)보다 30여 분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공연 시각인 오후 8시 직전에 노 대통령 등 남측 대표단이 김영남(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함께 입장하자, 평양시민들은 함성으로 환호했고, 노 대통령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습니다. 그런데 “낮에 내린 비로 기온이 떨어져 노 대통령은 정장 위에 베이지색 코트를 입었다고, 공연에 출연한 어린 소녀들은 짧은 치마에 스타킹 차림이었다.”고 합니다. 노 대통령은 공연중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며 자신을 향해 환호하자 두 차례나 일어나 박수를 치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노 대통령이 본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아리랑》’ 공연은 원래의 레파토리에서 김일성 부자 우상화. 선군정치 장면 등이 많이 빠진 [노(盧)대통령만을 위한 평양 '아리랑']이었습니다.  

 

'2018 남북 정상회담'! 2018년 평창 올림픽에 북한대표단이 참여한 기간 중, 북한 김여정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북한으로 초대하는 초대장을 전달했습니다. 평창 올림픽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특사를 보내서 방북에 대한 협의를 했습니다. 특사 방문 이후 6개항으로 이루어진 "특사 방문 결과 언론 발표문"을 발표하였으며, 특사단 대표는 남과 북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쪽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 회담을 개최하기로 하였음을 발표하였습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은 “남측 대통령 문재인과 북측의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합의한 남북 간의 세 번째 정상회담”입니다.

 

청와대는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頂上)의 첫 만남부터 회담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양측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 간에 첫 악수하는 순간부터 회담의 주요 일정과 행보를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알리기로 합의했다"고 했습니다. 이 합의로 북한 최고 지도자 중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김정은 수장(首長)이 우리 땅을 밟게 되면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의 표어는 '평화, 새로운 시작' 입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은 11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 정상간 만남이자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회담으로서, 세계 평화로 이어지는 여정이라는 의미를 담는다"며 했습니다. 이번 회담이 진정한 ‘평화회담’이 되려면 언론 등이 떠들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부화뇌동(附和雷同)도, 여진여퇴(旅進旅退)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회담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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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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