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우리의 압록강(鴨綠江)에 담겨있는 문학예술의 세계

기사입력 2018.05.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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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우리나라와 중국의 동북 지방과 국경을 이루면서 황해로 흘러드는 강- 백두산 천지 부근에서 발원하여 우리나라와 중국의 동북 지방(東北地方 : 滿洲)과의 국경을 이루는 국제 하천으로, 혜산·중강진·만포·신의주 등을 거쳐 용암포의 초하류(稍下流)에서 황해로 흘러든다. 압록강은 허천강·장진강·부전강·자성강·독로강·충만강·삼교천을 비롯하여 100㎞를 넘는 여러 하천들과 수많은 지류로 형성되어 있다. 이 강은 직선거리로는 400㎞정도이나 상류 쪽에서 심한 곡류를 이루므로 실제 강 길이는 직선거리의 2배에 가깝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강으로, 강의 길이는 803.3㎞이고, 유역 면적은 3만 1,226㎢이며, 가항 거리는 698㎞이다."(남한<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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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인근 압록강 상류(사진 자료 조선대백과사전)

 

“압록강의 명칭 유래-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압록강의 물빛이 오리머리빛과 같이 푸른 색깔을 하고 있다고 하여 압록(鴨綠)이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기(史記)』 「조선전(朝鮮傳)」이나 『한서(漢書)』 「지리지」에는 패수(浿水)·염난수(鹽難水)·마자수(馬訾水) 또는 청수(靑水) 등의 이름으로도 나온다. 부여에서는 엄리대수(奄利大水), 고구려에서는 청하(靑河)라고도 불리었다...그 외 아리나례강(阿利那禮江)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아마도 아리가 ‘태양’의 신령성(神靈性)을 나타내는 우리 고어에서 유래된 말일 것으로 보인다.”(남한<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압록강-량강도 삼지연군의 백두산 남쪽 비탈면에서 발원하여 중국과의 국경을 이루면서 평안북도 신도군 신도읍에서 조선 서해로 흘러드는 강. 우리 나라에서 제일 긴 강으로서 그 길이는 803.0㎞에 달한다. 류역 면적은 무려 64,739.8㎢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서 우리 나라에 속하는 류역 면적은 32,557,7㎢이다. 압록강은 량강도, 자강도, 평안북도의 18개 시, 군과 중국의 단동을 비롯한 여러 도시들을 지나 흐른다...압록강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영광찬란한 혁명력사와 투쟁 업적을 담아 싣고 흐르는 력사의 강이다. 또한 위대한 공산주의 혁명투사 김정숙동지와 위대한 수령님의 혁명일가분들의 혁명활동 사적이 어려 있는 뜻 깊은 강이다.”(북한<조선대백과사전>)
 
우리의 역사 속에서 ‘고구려(高句麗)’하면 ‘주몽(朱蒙)’입니다. 그는 “태백산 남쪽 우발수에서 한 여자를 만나서 사정을 물었더니 그는 말하기를 <나는 본시 하백의 딸로서 이름은 류화인데 여러 아우들과 함께 놀던 중 때마침 웬 사나이가 있어 천제의 아들 해모수라고 자칭하면서 나를 유인하여 웅신산 밑 압록강변의 방 속에서 알고는 돌아오지 않았다. 부모는 내가 중매도 없이 남의 말을 들었다고 드디어 이곳에서 귀양살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삼국유사/고구려조)
 
위 신화(神話) 속에서 류화는 어느 날 햇빛을 받아 잉태하여 알을 낳았는데, 이 알이 주몽이었다고 합니다. 이 신화에 비친 압록강은 고려의 문신이자 학자로 당대의 명문장가로 평가된 이제현(李齊賢), 조선 전기의 문신 강희맹(姜希孟) 등의 문학예술 속에서 도도히 흘러내렸습니다. 문헌기록으로는 <삼국유사> 외에도 <삼국사기>,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제왕운기(帝王韻紀)>,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등이 있으며, 중국의 역사 기록물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東明王篇)>에는 “성 북쪽에 청하(靑河)가 있으니 하백(河伯)의 세 딸이 아름다웠는데 압록강 물결을 헤치고 나와 웅심 물가에서 놀았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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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철교 (한국전쟁 당시)

 

압록강은 특히 한시(漢詩)의 주제로 많이 읊어졌는데, 이제현의 <조정으로 돌아가는 이한림을 보내며(送李翰林還朝)>, 권근(權近)의 <압록강을 건너다(渡鴨綠)>, 강희맹(姜希孟)의 <압록강을 지나면서(過鴨綠江)> 등이 있습니다. 이제현의 <송이한림환조(送李翰林還朝)>에 있는 “압록강 푸른 버들은 이별을 아끼지만 금원에 핀 꽃들은 좋은 놀이를 기다리리. 술잔 들며 언제 다시 회포를 논해볼까 백발인 내 신세를 산수간에 부치려네(鴨江柳暗牽離思 鼇禁花開待勝遊 樽酒論懷更何日 白頭身事付蒼洲)”....여기서 압록강은 이별의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조정으로 돌아가는 벗 이한림(李翰林)을 배웅하면서 읊은 시입니다. 중국으로 사신으로 가던 권근(權近)은 <도압록 渡鴨綠>에서 “쓸쓸하다. 변방 고을 나무나무 고목인데 한가닥 긴 강물 요양성 건너로세...”라고 읊었습니다.
 
일제강점기...시인 김형원(金炯元)의 <압록강반에서>, 유도순(劉道順)의 <압록강 뱃사공> 등의 시는 북간도로 쫒겨가는 백성들의 서글픔을 압록강 강물에 띄워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 무렵에 나온 민요 “이 서방 떠난 날 흐른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김 서방 또 짐 꾸리네/ 삼천리 강토가 넓다드라만/ 오척의 신구도 둘 곳 없다네/ 넘기는 백두산 원한에 닳고/ 건너는 압록강 눈물에 부니/ 닥치는 요동벌 한숨차네”도 서러운 노래였습니다. 소설(小說)로는 황해도 해주 출생의 망명 작가 이미륵(李彌勒)의 <압록강은 흐른다>,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해 이후 월북한 김만선(金萬善)의 <압록강> 등이 있습니다.
 
물론 김정일이 김일성 우상화를 위해 만든 4.15문학창작단에서 창작한 수령형상소설도 <동트는 압록강> 등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월간 잡지들인 <조선문학>, <청년문학>, <청년문학>, <조선예술>은 지속적으로 김일성의 업적과 압록강을 연계시킨 문학예술작품들이 게재(揭載) 했습니다. 압록강도 김일성과 주체사상의 선전선동 도구가 되고 만 것입니다. 그래도
지금 압록강은 문학작품 속에서 신화적 상징적 배경으로, 마음의 고향을 의미하는 뿌리의 상징으로, 한민족의 심성에 비추어진 민족의 강이 되어 도도히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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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둥-신의주 간 신압록강대교(미 개통)

 

최근 중국 요녕(遼寧)성 단동(丹東)시와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2010년 12월 착공한 신압록강대교는 우여곡절 끝에 2014년 공사를 마쳤지만, 개통이 미뤄져 왔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압록강은 새로운 강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타 지역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단동 신구지역, 조선 황금평, 위화도와 맞붙은 이곳에 신압록강대교가 있는데, 향후 이 대교가 개통되면 압록강이 각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 강은 김일성의 강도 아닌, 북한의 강도 아닌. ‘우리의 압록강(鴨綠江)’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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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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