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함경남도 원산 <명사십리>와 강원도 원산 <불의 도시>

기사입력 2018.05.27 22:24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너는 지금 이 눈에서 멀고/ 명주조개 찾으러/ 몸 잠그고 헤엄치던 물들아/ 지금은 너무 아득한 저 하늘 밑/ 알알이 미끄러져 날리던 모래에/ 기대고 히살지으며 마음 부풀던 시절.”(모윤숙 / 해당화로 덮인 흰 모래벌)

북한 강원도 원산 관광도 (명사십리).jpg
북한 강원도 원산 관광도 (명사십리)

 

위는 원산 명사십리(明沙十里)를 노래한 시(詩)입니다. ‘명사십리’는 남대천을 비롯한 내륙 하천들의 퇴적작용과 바다의 해수작용에 의해 형성된 갈마반도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4㎞ 길이의 모래해변을 가리킵니다. 옛 기록에는 이 지역을 단순히 ‘연도(連島)’, 즉 ‘육계도(陸繫島)’라고만 표현하고 있을 뿐 사장(沙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으며, ‘백사평포(白沙平鋪), 명사(鳴沙)’라는 표현만 눈에 띱니다. 여기서 백사평포라는 표현은 오늘날 비치(beach)에 해당하고, ‘명사(鳴砂)’는 모래알이 곱고 가늘기 때문에 맨발로 걸으면 발 아래에서 부드러운 마찰음이 들리기 때문에 지어진 말입니다. 이와 같이 옛 기록에서는 명사(明砂)보다도 명사(鳴砂)를 더 많이 사용했으며, 근세에 들어오면서 ‘명사십리(鳴砂十里)’가 ‘명사십리(明沙十里)’로 바뀐 것입니다.

 

원산이란 이름은 둥글게 생긴 산을 낀 고장이라는 뜻에서 비롯된 지명으로서, 후에 한자로 표기하면서 둥글 원(圓)자가 소리가 같은 으뜸 원(元)자로 바뀌었습니다. 1895년 부군제를 실시하면서 함흥부(咸興府) 덕원군으로 개편되었고, 그 이듬해에 13도제를 실시하면서 함경남도 덕원군으로 되었습니다. 1912년에 덕원군의 일부 지역을 분리하여 함경남도 원산부(元山府)를 신설하고 관하에 여러 면을 두었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 때 원산부의 대부분 지역이 덕원군에 편입되었으며, 그 일부와 옛날 일본 거류지, 청나라 거류지 지역 등을 통합, 새로운 원산부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1943년에 덕원군이 폐지되면서 일부 지역이 편입되었습니다. 1945년에 원산시로 개편되었습니다. 이곳이 함경남도 원산시였습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전경.jpg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전경

 

1946년에 원산시가 소련군정 치하에서 강원도로 되었고, 도청 소재지가 된 이후 행정 구역이 계속 조정되면서 현재 행정구역은 38동과 15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때부터 원산은 강원도입니다. 지난 해, 한 남한 언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시찰했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동지께서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하셨다"며 "건설장의 여러 곳을 돌아보시면서 공사 규모와 진척 정형, 자재와 설비 보장대책 등 건설 전반실태를 요해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일 사망 전, 북한 <로동신문>은 “위대한 사랑 길이 전하라, 항구문화도시의 밝은 불빛이여! 선군시대 또 하나의 선경을 펼친 원산시의 불장식을 보고”라는 기사를 게재했는데, 서두에서 “항구문화도시 원산시가 새 모습을 펼치였다. 《불의 도시》이다. 분명 이 아닌 다른 말로 대신할 수 없다. 우아하고 신비한 불의 장막을 펼친 거리거리들, 불장식, 불조명으로 새롭게 단장된 아빠트들과 공공건물들, 봉사망들…산은 산대로 불산이고 불의 도시를 통채로 안고 출렁이는 바다는 말 그대로 불바다이다. 꿈 아닌 이 현실을 두고 불의 도시사람들은 자기 고장의 이름을 이렇게 부른다. 《불강원도》, 《강성도》! 평균해발높이가 1,000여m나 되는 태백산줄기가 동서를 막고 있어 산줄기를 넘지 못한 바다바람이 비가 되여 내리고 산마다 물이 많고 골마다 물줄기여서 《물강원도》라 불리웠던 이 땅, 우리 이제 격정과 환희의 붓을 들어 《물강원도》가 《불강원도》로 된 극적전환의 그 사연을 전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로동신문>은 “60여년전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 아드님과 함께 시내를 바라보시며 어버이수령님의 뜻 깊은 발자취가 어려 있는 원산시를 잘 꾸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력사의 지점, 바로 여기서 시의 전경을 관망하는 우리 가슴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잊지 못할 그날 어머님의 눈가에 비쳐진 원산은 초라하고 기형적인 자그마한 시가지였다. 그러던 원산이 천지개벽하였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송도거리, 해안거리, 내원산거리, 개선거리가 건설되고 원산시를 병풍처럼 둘러막은 동명산에는 초고층살림집들이 즐비하게 일떠섰다.”고 했습니다.

 

또한 신문은 “천지개벽한 원산시의 희한한 밤풍경은 우리 장군님께서 선군시대와 더불어 펼쳐주신 또 하나의 사회주의선경이다. 도시의 불장식을 두고 최고급의 건축예술이라고 한다. 불장식된 밤의 원산이야말로 예술화된 리상적인 도시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어서 “어버이수령님의 사연 깊은 발자취가 찍혀있는 뜻 깊은 곳을 잘 꾸려야 한다시던 어머님의 념원이 어려 있는 땅 원산은 수령님께서 생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항구문화도시로 꾸리시려고 깊이 마음 쓰신 땅이였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늘의 북한 수장 김정은 위원장은 1982년에서 1984년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출생연도도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출생지도 아버지 김정일은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했으나, 그는 원산 초대소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최근 강원도 항구도시 원산에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하는 등 특구로 지정해 국제적 휴양도시로 개발하는 것도 김정은 출생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만일 김일성 부자에 이어 출생지 우상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김정은 시찰.jpg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김정은 시찰

 

북한은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핵실험장의 갱도와 부대시설을 폭파했습니다. 4월 20일 조선로동당 중앙위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핵실험장 폐기를 34일 만에 이행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 북한 발 뉴스에는 풍계리와 함께 강원도 원산이 있었습니다. 기자들의 숙소가 원산에 있었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시찰했기 때문입니다.

 

원산은 김 위원장과 그의 어머니 고용희씨가 자주 머물렀던 곳으로, 이곳 개발은 북한 최고의 역점사업으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원산시를 중심으로 평양과 금강산 사이에는 관광-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있고, 함흥, 통천, 고성, 고산 등 인접 시, 군과 연결되는 도로망도 발달해 정기 버스가 운행되고 있는 곳도 있고, 원산에서 평양까지는 147km 입니다. 앞으로 여러 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강원도 원산]입니다.

 

230.jpg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