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방탄소년단 칭찬의 박수를

기사입력 2018.06.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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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한국 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정규 3집이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한국어 노래로 팝음악의 본고장을 뒤흔든 어마어마한 성공이다. 미 잡지 롤링스톤은 “공식적으로 미국 시장을 정복한 것”이라고 했다. 빌보드 차트는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반영하는 거울로 BTS를 ‘슈퍼스타’ 아닌 ‘메가스타’라고 했다.

 

비틀스는 싱글차트 1위에 가장 많이 올랐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비틀스 혁명에 버금갈 BTS 혁명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터. ‘알바 가면 열정 페이’(뱁새) ‘3포 세대? 5포 세대? 그럼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쩔어)처럼 BTS는 사회적 메시지의 가사를 통해 정의롭지 못한 사회와 위계질서를 비웃고 ‘전 세계 약자들’과 연대해 사회를 바꾸는 혁명을 촉구한다.

 

 ‘들뢰즈의 운동―이미지 개념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지영 씨는 최근 저서 ‘BTS예술혁명’에서 “방탄은 아이돌그룹을 넘어 오늘날 사회구조, 미디어, 예술 형식 등에서 일어나는 근본적 구조 변화를 보여준다”고 했다. 작은 기획사에 소속된 BTS가 ‘헬조선’의 암울한 현실에 좌절하기보다 직설적 화법으로, 빼어난 음악과 안무, 영상으로 승화시킨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글로벌 팬 ‘아미’가 BTS의 한글 콘텐츠를 순식간에 수십 개의 자국어로 번역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하는 것도 한국의 기성세대는 놀랍고 또 고맙다. ‘꿈이 없어도 괜찮아’(낙원) 노래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BTS가 번역이 필요 없는 평양도 뒤흔들기를, 그래서 언젠가 BTS 혁명이 통했다는 소리를 듣기 바란다. 여러 곳에서 음반 시장은 뒷걸음질이다.

 

메이저 회사들도 힘이 빠졌다. 반면 한국 아이돌은 ‘10대 전유물’ 단계를 벗어나 대중문화 핵심으로 컸다. 뉴미디어로 무장한 방탄소년단은 시차 장애 없이 세계 팬과 소통한다. 자기 콘텐츠를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팬들 갈증을 무한대로 풀어준다. '강남 스타일'이 한 곡으로 큰 흥행을 거두는 원 히트 원더 차원의 인기였다면,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가두리 양식장에 든 물고기처럼 떠날 수가 없다. 빌보드는 이제 장르를 잘게 나눠 35가지 차트를 내놓는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는 한국 가수 중 처음이며, 영어 아닌 외국어(한국어)로 낸 앨범으로도 12년 만의 일이다. 또 미국 본토 밖의 음악을 지칭하는 월드뮤직 장르의 앨범(K팝)이 정상에 오른 것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한국어 앨범이 미국 시장을 석권했다는 뜻이다. 빌보드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대중음악계가 성공의 척도로 꼽는 인기차트의 상징이다.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1위 등극은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에서 한 획을 그을 쾌거라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과 K팝이 드디어 세계 앞에 우뚝 섰음을 알리는 축포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방탄소년단에 앞서 2009년부터 보아와 원더걸스, 그리고 2012년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핫100’ 2위에 오른 싸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견고한 미국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이러한 선배들의 도전을 경계로 삼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새로운 방식의 소통으로 내공과 외공을 차곡차곡 다져갔다. 멤버 전원이 데뷔 전부터 음식에서 안무연습, 신곡 홍보까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트윗과 유튜브를 수시로 올려 전 세계 K팝 팬들의 즉각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해외팬들 사이에서조차 ‘내가 키워가는 아이돌’이라는 감성 아래 두꺼운 팬덤이 형성되었다. 또 사랑·돈·술·파티 타령이 아니라 청춘·자유·인생·저항의 시대정신을 노래에 담아낸 것이 세계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지금의 과정대로라면 전 세계 팝스타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한 ‘핫100’ 차트의 1위까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빌보드200 1위’에 이어 ‘핫100 1위’까지 도전하는 젊은이 7명에게 아낌없는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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