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

기사입력 2018.08.0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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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주한미군사령부가 용산을 떠나 평택기지로 이전했다. 미군이 용산에 주둔한 지 73년, 주한미군사령부가 창설된 지 61년 만이다. 1945년 광복과 함께 들어온 미 24군단 예하 제7사단 병력은 이전까지 일제의 총독관저와 사단사령부, 사단장관저 등 병영시설이 있던 용산에 일장기 대신 성조기를 내걸었다.

 

이후 세계유일의 도심 속 군사기지 용산은 사실상 한국 안의 미국으로서 ‘용산합중국’, ‘용산공화국’으로 불렸다. 용산에 외국 군대가 주둔한 역사는 약 7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말 한반도를 침략한 몽골군은 한강과 가까운 용산을 일본 정벌을 위한 병참기지로 잡았다.

 

임진왜란 때는 왜국과 명군이,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다. 구한말 임오군란 때 흥선대원군이 끌려왔던 곳이 바로 용산기지 맨 위쪽에 있던 청군 지휘소였다. 이후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용산은 일제의 대륙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가 됐다. 우리 역사의 치욕이자 아픔의 땅이었던 것이다.

 

광복 후에도 오랜 기간 수도 한복판을 미군에 내준 이유는 북한의 위협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옮겨가면서 유사시 미군의 자동 개입을 뜻하는 ‘인계철선’ 기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하다. 하지만 전후방이 따로 없는 현대전에서 인계철선 개념은 의미가 없고, 더 크고 좋은 새 둥지로 옮겨간 주한미군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군이 떠난 용산, 과거 행세깨나 하던 이들이나 들어갈 수 있던 그곳은 이제 모두에게 열린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주한미군이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신청사 개소식을 열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미군이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용산에 주둔한 지 73년 만에 평택으로 본거지를 옮긴 것이다. 여의도 면적의 5배인 1467만 7000㎡ 부지에 513개의 건물로 구성된 평택기지는 미군이 해외에 세운 단일 기지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이전에 따라 이곳은 오산 미7공군과 한국의 해군 2함대 등 인근 기지와 더불어 육·해·공군력을 완비한 군사단지가 되었다. 평택기지는 또한 주한미군과 가족 4만 3000여명에 학교와 은행 등 지원시설을 갖춘 한국속 미국 도시로 기능하게 된다.

 

서울 도심에 위치해 숱한 오염 논란과 한국인들과 갈등을 유발해온 용산을 뒤로하고 평택에서 새 출발한 주한미군 본부기지가 한·미 양국 국민간교류의 첨병이 되기를 희망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평택으로 본거지를 옮긴 미래 주한미군의 역할이다. 한반도 주변과 동북아 안보환경이 바뀌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개소식 축사에서 “이제 평택에 근무하는(주한미군) 장병들은 새로운 임무를 맡아야 할 것”이라며 “새 임무는 한반도 평화는 물론 동북아 안정지로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한국에 고정되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지역 분쟁에 대비하는 기동군 또는 대규모 재해 발생 시 투입되는 평화유지군 등으로 임무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가 완성되면 주한미군으로서 주둔 명분은 결정적으로 약화된다. 한반도는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주한미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의 냉전구조 체제에 기여할 의무도 막중하다.

 

현시점에서 주한미군의 지위나 위상에 관한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철수를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소식 메시지에서 “주한미군사령부는 한·미동맹의 초석인 동시에 미래”라며 “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을 통해 한·미동맹이 군사적 동맹과 포괄적 동맹을 뛰어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와 한·미 양국의 공동이익 실현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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