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기념 프로젝트 최선인가?..."세계적 마라토너 손기정 정신과 업적 담아내야"

기사입력 2018.08.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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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중구 중림동은 서울역 서부에 인접한 교통의 중심지이다.

중림동에 위치한 손기정 체육공원은 구 양정고교 교지(1918년 만리동 이전)로 1987년부터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수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축구장, 테니스장, 문화센터 등 주민 및 시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자리잡고 있으며 손기정선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설립한 손기정기념관이 2012년 완공되어 운영되고 있다. 

 

 손기정체육공원이라는 명칭이 있고 손기정기념관이 있긴 하지만 공간 구조적 한계 및 기존 시설의 부조화로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이자 세계적 마라토너 손기정의 정신과 업적을 담아내고 기념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서울시가 2017년 5월부터 주관하고 있는 손기정, 남승룡 기념프로젝트는 위와 같은 필요성으로 시작하였으며 16일(목) 중구 중림동 시민과 함께하는 손기정 기념 프로젝트 관련 주민 설명회가 열렸다. 

 

 서울시 공공재생과 정병익팀장의 사회로 사업 총괄 디자이너 오준식(베리준오 대표) 및 중림동 주민들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회의가 진행 되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기존 손기정체육공원내 축구장을 그대로 유지하되 지상 3.5m 높이로 270미터코스의 인공구조 트랙을 설치하여 런닝전용코스(스타트랙)로 운영하고 하단트랙은 걷기전용 코스로 이용한다.

 

  2. 중림동과 서울역 7017로와 연결되는 후문 공간에 트레이닝복합건물(서울런)을 설치, 탈의실 및 샤워실 등의 편의시설과 휴게실을 조성하고 그리고 옥상과 스타트랙을 연결하여 활용한다.

 

 3. 기타 기존 정문 관리사무소를 어린이 전용도서관으로 리노베이션하고 무궁화와 대왕참나무등으로 공원 조경 작업을 추진 한다.

 

 4. 2018년 말 추가협의 및 조정을 거쳐 공원 및 조경작업 시작예정이며 47억이 배정되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체육 공원내 축구장의 존재 가치 필요성을 부정 하였으며, 한 주민은 손기정이 마라톤에서 소중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지 축구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기정기념 공원 프로젝트는 손기정의 역사와 정신에 맞는 사업으로 되어야 하는데 현재 서울시 자료로 본 디자인 상황으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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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을 기억하는 사람들 카페의 김태희 대표는 이번 리노베이션의 목적이 손기정 자체이므로 손기정의 철학과 가치, 정신이 담겨진 공간구성이 최우선시 되어야 할 것 이며, 이를 바탕으로 주민, 시민, 국민들이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는 손기정 공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설명회에 참석한 손기정재단의 입장을 들어보면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설치물인 인공 구조물로 인해 손기정 선수의 땀과 노력을 통해 세계 도전과 승리를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스토리가 있는 장소가 더 지워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스러움이 크다고 하였다.
 
서울시는 오래전부터 환경오염을 생각해서 친환경적인 정책의 일환으로 고가를 철거하여 왔기에 서울시민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손기정기념 체육공원 프로젝트 디자인은 상황이 좀 다르다. 지상에서 3m이상 올라간 2층 구조에 런닝 트랙을 만들면 철재 구조로 된 인공적인 구조물이 들어서게 되는데 계획단계에서 디자인적으로는 근사할지 모르나 시간이 지나면 여타의 고가처럼 흉물스럽게 될 것이다. 서울시가 현재까지 정책적으로 진행 해온 도시재생과 같은 방향인지 의문스럽고 결과적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다.

 
 또한, 어제 진행된 설명회 동안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 2층 고가의 런닝트랙 안전에 대한 설명과 소음 및 진동, 인근 아파트 내부가 보일 수 있는 사항, 야간 조명 등의 주민 거주 침해에 대한 해결방법을 제시 하지 않았으며, 기본적인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현실적으로 체육공원 운영을 무료로 하게 되면 중구 주민 및 서울시민의 세금이 많이 들어가게 될 것이고,  만약 유료로 한다면 상업시설로 이용되기 때문에  주민들과 서울시민들이 현재처럼 자유롭게 이용 할 수 없게 된다.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마라톤을 선택한 손기정의 정신과 도전에도 맞지 않는 것이다.

 

또한 설명회에서도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고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축구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철거한다면 굳이 서울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고가의 이층구조 트랙을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서울시의 아이디어를 백번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수십억을 들여 300미터도 되지 않는 고가트랙을 만들어서 마라토너와 러너의 성지라고 아무리 홍보한다고 하더라도 80여년전 손기정선수의 땀과 도전, 승리의 정신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장소인 손기정체육공원이 자연 친화적인 공원의 특성을 잘 살리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마라톤 영웅 손기정정신이 기억되고 자랑스럽고 국제적인 스포츠 관광자원으로 추진 되길 희망한다.


[이종록 기자 rokjongkk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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