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 게임 중독 정신질환

기사입력 2018.11.0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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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우리 아이는 축구도 잘하고 성적도 좋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방에만 틀어박혀서…. 게임에 빠지더니 완전히 딴 아이가 됐습니다. 밤새 게임하고 학교도 안 가려 해요.” 게임 중독 중고생 아이를 둔 엄마들이 정신과 진료실을 찾아와 털어놓는 전형적인 이야기다.

 

디지털 폐인이 된 후 게임을 더 하려 도둑질도 하는 'IT 괴물'로 크는 경우도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는 게임으로 전쟁을 하고 부모는 그 아이와 전쟁을 치르는 집은 수두룩하다. 요즘 유행하는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은 인터넷을 통해 여러 사람이 같은 게임에 참여하고, 아군끼리 인터넷 전화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작전을 짜고, 모험을 하고, 적을 무찌르는 게임이다.

 

시간이 갈수록 자기 분신(아바타)이 강해져, 순위가 올라가면 영웅 대접을 받는다. 현실 세계에선 맛볼 수 없는 희열이다. 자기가 빠져도 전쟁은 진행되기 때문에 궁금해 빠져나오기 힘들다. 이렇게 갈수록 중독성 큰 게임들이 출시된다. 뇌에는 쾌락을 추구하는 신경 중추가 있다. 쥐의 뇌에 전극을 심고 스스로 스위치를 눌러 전극을 자극할 수 있도록 했다. 뇌 여러 부위에 전극을 옮겨 가며 어떻게 행동하는지 봤다. 그러자 어느 전극에선 쥐가 한 시간에 7000번이나 발판을 눌러댔다. 배가 고파도 먹이는 쳐다보지 않고 발판만 누르다 죽었다. 중독은 그곳 쾌락 중추가 흥분된 결과다.

 

생존 본능마저 마비시킬 만큼 무섭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정신질환으로 보고 세계질병통계 분류판에 올려놨다. 지나친 게임 몰입도 알코올·도박처럼 쾌락 중추를 자극해 중독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내년 총회에서 질병으로 공식 승인을 받으면, 각국 정부들은 게임 중독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고 중독 유혹을 규제하는 보건의료정책을 짤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수억 명이 즐기고, 새로 출시되는 게임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게임 산업과 충돌이 예상된다. 중독은 심성을 황폐화시켜 가족의 살가운 눈빛도 외면하게 하고, 하늘의 푸른빛도 뒤로하고 세상과 담을 쌓게 만든다. 한번 중독돼버리면 일상에 대한 도피와 회피로 빠져든다.

 

게임 중독을 청소년 개인이 정신적으로 나약한 탓이라고 볼 게 아니다. 그 아이들을 중독으로 모는 사회 환경의 문제로 봐야 한다. 수천·수만 명의 청소년이 정신질환으로 빠져들고 있다면, 그것보다 더 해결이 급한 사회문제가 또 뭐가 있겠는가! 관용의 나라 프랑스가 무관용(앵톨레랑스)을 내세웠다. 정부가 초중학교 학생들은 교내에서 휴대전화를 아예 못 쓰게 하는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수업시간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학교 안이라면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쓰는 프랑스 12∼17세 청소년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지만 프랑스 정부의 태도는 단호하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푹 빠지는 현상은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쉬는 시간에 더 이상 뛰어놀지 않는다고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장관이 개탄할 정도다. 스마트폰 몰입은 교육적으로도 문제지만 학생들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가득하다.

 

한 학부모단체가 “학생 수만큼 수거함을 설치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반대론을 제기했지만 블랑케르 장관은 “장관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휴대전화를 맡겨두는 방식을 학교를 포함해 다른 집단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며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은 프랑스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는 경기도 한 중학교가 교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한 것은 통신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한 것이라며 개선 권고를 내렸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상의해 각 학교 사정에 맞는 휴대전화 사용 규정을 만들라는 취지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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