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백두산(白頭山)·백두산 밀영(密營)·백두산은 활화산(活火山)

기사입력 2018.11.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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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천지.jpg
[백두산] 천지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있을 때 발간된 북한 월간 <조선>은 “백두산(2,750m)은 우리 나라의 북부 량강도 삼지연군에 자리 잡고 있는 조선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이곳에서 두둥실 떠오르는 아침 해는 그지없이 황홀하고 매혹적이다. 태양의 끝머리가 보여서부터 그 밑 부분이 지평선우에 솟을 때 까지는 약 7분이다.”(12쪽)라고 했습니다. 제법 잘 이 절경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끝은 “백두산은 김일성주석을 모시고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를 비롯한 조선의 우수한 아들딸들이 나라의 광복을 위하여 피어린 항일대전을 벌린 곳이며 김정일령도자께서 탄생하시여 총포소리를 자장가소리처럼 들으시며 자라나신 유서 깊은 곳이다. 하기에 조선인민은 백두산을 가리켜 민족의 넋이 깃들어있고 조선혁명의 뿌리가 내린 조종의 산, 혁명의 성산이라고 부른다. 오늘 백두산의 해돋이가 그처럼 아름답고 장엄한 것은 이곳 자연이 펼치는 매혹과 함께 그가 담고있는 심오한 의미로 하여 선군조선의 첫째가는 절경으로 되고있다.”고 했습니다.

 

북한 <조선대백과사전(12)》을 보면 "백두산밀영 ;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항일혁명투쟁시기 조선혁명의 중심적 령도 거점으로 꾸리시고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의 활동중심지로 리용하신 비밀근거지이며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탄생하신 혁명의 성지. 량강도 삼지연군 백두산기슭 소백수골 안의 대수림 속에 자리잡고 있다. 백두산밀영에는 이 일대의 봉우리들가운데서 주봉을 이루는 높이 1,798메터의 정일봉이 거연히 솟아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같이 교시하시였다.<...소백수골에 우리들의 보금자리가 꾸려지게 된 때로부터 백두산밀영은 조선혁명의 본거지로, 중심적령도거점으로 되었다. 백두산밀영은 조선혁명의 책원지인 동시에 심장부였으며 우리의 중핵적인 작전기지, 활동기지, 후방기지였다.>(<김일성저작집>49권, 107페지)"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백두산밀영=김정일 출생지’입니다. '백두산밀영'은 김정일이 태어났기에 '혁명의 성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사람들의 백두산 관광은 대부분 '성지 순례'입니다. 그리고 백두산은 김정일을 우상화한 <백두광명성전설>로 덮혀 있습니다. 북한 문학은 백두산밀영에 대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품들로 덮혀 있습니다. 다음은 북한 시인 리영백의 “백두밀영고향집에 흰 눈이 내리네”입니다. “백두밀영고향집에 눈이 내리네 / 송이송이 속삭이며 정답게 내리네 / 향도성 솟아 오른 그날을 못잊어 / 흰 눈송이 내려 앉네 귀틀집 지붕 우에 // 백두밀영고향집에 눈이 내리네 / 송이송이 4기쁨 안고 포근히 내리네 / 조선의 고운 꿈을 키우신 창가에 / 흰 눈송이 내려 앉네 추억을 불러 주며 // 백두밀영고향집에 눈이 내리네 / 송이송이 정을 담아 끝없이 내리네 / 이 강산에 만발한 축원의 꽃인가 / 흰 눈송이 내려 앉네 인민의 마음 안고”

 

[백두산밀영 고향집] 량강도 삼지연군 백두산밀영로동자구.jpg
[백두산 밀영 고향집] 량강도 삼지연군 백두산밀영로동자구

 

이런 우상화는 민족의 성산(聖山)을 훼손(毁損)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계속 이어 진다면 성산이 노(怒)할지도 모릅니다. 백두산은 화산폭발로 이루어진 산(山)입니다. 대략 1704년경에 폭발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산(山)입니다. 그럼 백두산의 폭발 규모를 따져보면 대략 어느 정도 일까요? 실제 화산의 규모를 기록한 자료를 보면, 대략 VEI 6정도의 규모라고 합니다. ‘VEI’는 ‘Volcanic Explosivity Index’라고 하여 간단하게 화산 규모를 수치화한 것입니다. 백두산이 VEI 6 규모로 폭발하였던 것이 10세기 경인데, 그 무렵에 훗카이도에 백두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상당량 퇴적되었다고 합니다. 백두산에서 분출된 화산재가 훗카이도까지 날아갔다는 것은 그만큼 폭발이 엄청났었다는 증거입니다. 바람이 날려주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그 정도의 양이 쌓이려면 보통 규모의 폭발이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아마도 그때 당시에는 한반도 전역이 백두산 화산재로 고생 꽤나 했을 것이라는...그리고 이 백두산 폭발로 인해 발해가 멸망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백두산 활화산] 액체상태 마그마-자료화면-JTBC.jpg
[백두산 활화산] 액체상태 마그마-자료화면-JTBC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활화산입니다. 2002~2005년 사이 천지 근방에서는 화산지진 활동이 3000여회 이상 일어났고,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등 화산 징후가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2011년 3월 17일. 북한은 지진국장 명의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추진시켜 나가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자고 우리 측 기상청장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왔습니다. 그러자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북측의 제의에 대해 남북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북측의 제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는 아직까지 여전히 지지부진(遲遲不進)...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북방자원 협력R&D(연구·개발)를 강화하기 위한 ‘북방지질자원연구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북방지질자원협력센터는 한국과 북한, 중국, 러시아 연구진이 모여 백두산 화산의 과학적 연구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화산 분화 징후에 대한 화산활동 감시를 공동으로 펼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유지하는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그는 또 “남북 연구진이 공동으로 백두산 화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면 화산 재해 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남북 협력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기상청이 백두산에 화산 관측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 중입니다. 최근 기상청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따른 기상·기후·지진 분야 단기 및 중장기 협력 과제'라는 이름으로 백두산에 남북 공동으로 화산 활동을 감시하는 관측소를 구축하는 방안을 세웠습니다. 이제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혹시 북한이 백두산 도처에 있는 김일성의 혁명 전적지들과 김정일의 백두밀영고향집이 화산재에 묻혀 버릴까 미리 걱정은 하지는 않겠죠!

 

백두산 화산 폭발이 임박하면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게 될 한국영화 <백두산>이 곧 크랭크인(crank in)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화사는 극(劇) 중 배우 이병헌이 백두산 폭발을 막으려는 북측 요원으로, 배우 하정우가 남측 요원으로 출연한다고 밝혔습니다. 백두산은 김일성의 “조종의 산, 혁명의 성산”이 아니라 한민족(韓民族)의 성산(聖山)입니다. 북녘 땅에 있는 산이지만, 우리 모두가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백두산(白頭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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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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