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백두산의 <흰눈 덮인 고향집>과 백두산 밀영(密營)

기사입력 2019.02.17 17:34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북한가요-흰눈 덮인 고향집-오영세 작사.김건일 작곡..jpg
북한가요-흰눈 덮인 고향집-오영세 작사.김건일 작곡.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아득한 밀림은 눈에 덮이여 / 하늘 땅 저 끝까지 눈부신 광야 / 아 하얀 눈속에 / 봄빛을 안은 고향집이여 / 아 김정일동지 / 세기를 밝힌 고향집이여”- 북한 시인 오영재가 쓴 <흰눈 덮인 고향집>입니다. 북한 땅에서 ‘고향집’에서 살아본 사람은 김정일 위원장 뿐일까요? 물론 북한의 <조선말대사전>도 “고향집”을 “(나서 자란) 고향의 집. <고향의 집>을 정답게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흰눈 덮인 고향집>을 보면 <고향집>은 분명 그와 함께 하는 수식어입니다.

 

김 위원장의 출생...출생지(소련 땅이다, ‘백두산밀영’이다)와 출생년도(1941년 생이다, 42년 2월 16일 생이다)서부터 출생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북한의 수장(首長), 그에 대한 미화(美化)나 ‘선전선동’이 그의 생일 2월 16일 앞뒤에서, 1월부터 2월 내내 이어졌습니다. 물론 축하 행사도 계속 펼쳐지고 있습니다. ‘광명성절’ 생일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룡해 동지, 리만건 동지, 김여정 동지, 리영식 동지를 비롯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일꾼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그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입상(立像)에 경의를 표한 뒤 두 사람의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을 기준으로 왼편으로 선전선동부(리영식·김여정), 오른편에는 조직지도부(최룡해·리만건)가 자리헸습니다.

광명성절-김정일 77돌 생일. 2019년2월15일 중앙보고대회-사진 조선중앙동신..jpg
광명성절-김정일 77돌 생일. 2019년2월15일 중앙보고대회-사진 조선중앙동신.

 

2월 16일 자(字) <로동신문>은 2, 3면에 전날 열린 중앙보고대회 소식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로동당 부위원장 최룡해는 "로동당과 공화국 정부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조선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와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예년처럼 “제26차 광명성절 경축 백두산상 국제휘거축전” 개막, 기념우표 발행, 김정일화축전 등이 진행되었고 밤에는 평양 대동강변에서 <조선중앙TV>가 생중계한 불꽃놀이도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념 행사 ‘광명성절 경축 백두산상 국제휘거축전'처럼 ’‘백두산’과 ‘광명성’은 여기 저기에 따라 다닙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2월 12일 “백두산 밀영에 버들꽃이 피어”났다며 “참관자들은 자연도 절세의 위인의 탄생을 못 잊어 꽃을 피웠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해하고 있다”고 하면서 “백두산밀영”이 그의 생가(生家)임을 강조했습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2. 16경축 중앙미술전시회가 개막되였다. 전시회장에는 백두산3대장군의 혁명업적과 위인적풍모를 보여주는 미술작품들을 비롯하여 70여점의 국보적작품들이 전시되였다. 조선화 《조국해방을 앞둔 2월의 명절》, 《조국에로》는 백두광명성을 안아올리시여 조선민족이 대를 이어 수령복, 장군복을 누리도록 하여주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의 불멸의 업적을 전하고있다.”고 했습니다.

광명성절-김정은 위원장. 광명성절·2월16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사진 조선중앙TV..jpg
광명성절-김정은 위원장.·2019년2월16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사진 조선중앙TV.

 

<로동신문>은 “백두산밀영 고향집 찬가”를 실었습니다. 신문은 “고향집! 그 이름만 불러보아도 서리꽃정서가 그윽하게 풍기는 정다운 귀틀집이 밀림 속에 서있다. 눈앞에 그려보기만 해도 이깔 숲에 서리꽃이 반짝이여도 들창가에 봄빛이 따스하다고 노래 절로 흘러나오는 밀영의 고향집, 고난의 천만언덕을 넘어 번영의 높은 령 마루에 올라설수록 더욱더 뜨겁게 불러보는 우리의 고향집이여, 눈보라 수 천리 아무리 멀다 해도 한달음에 가고 싶은 백두의 고향집이여, 강성대국의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가슴 벅차게 울려 퍼지게 될 승리의 그날을 눈앞에 둔 오늘도 조용히 서있는 고향집을 바라보니 우리 맘속에 그리움의 흰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백두산밀영 고향집 찬가가 끝없이 울려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위대한 나의 조국은 백두산에서부터 이렇게 시작된다. 위대한 나의 조국은 백두산에서부터 이렇게 시작된다. 밀영의 고향집 뜨락에서 부터 우리 조국의 뜨락이 시작되고 정다운 소백수 물소리로 부터 조선의 시내물소리가 시작된다. 강성대국으로 부강 번영할 나의 조국은 백두산밀영의 고향집에서부터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백두광명성 탄생을 축하하여 군용밥통뚜껑이며 법랑식기들을 들어 축배를 올리고 밀영뜨락의 모닥불 두리에 모여앉아 조선의 앞날을 그려보던 빨찌산 투사들의 격정 넘친 얼굴들이 그대로 새겨진 주체31(1942)년 2월 16일!”라고...그런데 많은 ‘백두산밀영 고향집’에 대한 자료를 보면, 김정일의 생가(生家)에 대해서는 별로 없고, 대부분 김일성 부부의 ‘빨찌산 시절’을 미화(美化)하고 백두산(白頭山)을 김일성 가문의 소유(?)로 만든 자료들입니다. 그들은 ‘민족의 성산(聖山)에 잠시 머물렀을 뿐인데, 마치 백두산을 김일성 일가의 전유물로 선전선동!

 

북한 문학의 종류에는 ‘구전문학’이 있습니다. <조선대백과사전(3)>은 “구전문학: 오랜 세월을 두고 인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그들의 집체적 지혜에 의하여 창조된 문학. 구비문학 또는 인민창작, 민간문학 등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조선의 민속전통7 구전문학과 민속공예>의 ‘4.구전문학유산의 계승발전’에는 “구전문학유산은 우리 시대-로동당시대에 와서 전면적으로 발굴, 수집 정리되고 깊이 연구되여 현대적 요구에 맞게 계승 발전됨으로써 더욱더 빛나게 되였으며 발전 풍부화되여 문학예술발전과 청소년들과 근로자들의 교양에 이바지하게 되였다.”(150쪽)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1)설화. (1)혁명설화 창조전승’을 ‘백두산전설 ․ 백두광명성전설 ․ 백두산녀장수전설]에 대해 기술했습니다.

 

“백두산전설”에는 “일제식민지통치의 암담한 시기에 위대한 김일성장군님을 민족의 태양으로 우러르며 인민들 속에서 창조된 백두산전설은 광명과 희망, 승리의 신심을 안겨주는 태양의 전설로 인민들 속에 간직”, “백두산녀장수전설”에는 “김정숙동지를 백두산녀장수로 신격화한 전설”! “백두광명성전설”에는“지도자동지의 탄생, 성장과 관련된 백두광명성전설은 해방 후에도 널리 창조전승”되었다고 김정일 생일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일의 출생 스토리는 구전문학? 천부당만부당(千不當萬不當)한 말씀! 그런데 우리 <위키백과>에는 “김정일(金正日, 1941년 2월 16일~2011년 12월 17일)라고 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소련 하바로프스크에서 출생“이라고. <다음백과>에는 ”백두산 밀영 또는 러시아-만주 국경지대∼“이라고. 북한 <조선대백과사전>이 ”1942년 2월 16일 백두산 고향집 출생“이라고 했으니까 그런 줄 아세요!

 

230.jpg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