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3.15·4.19·5.18, 그리고 독재(獨裁)에 대한 단상(斷想)

기사입력 2019.04.2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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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열 열사 추모식-마산중앙부두-2019년 4월 11일.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 꽃을 피우며 추억에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주었었다. 망각의 눈이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다./ 슈타른 베르가제 호수를 넘어 여름은 소낙비를 몰고 갑자기 우리를 찾아 왔다. 우리는 회랑에 머물렀다가 햇볕이 나자 호프 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동안 이야기했다.”[T.S 엘리어트(Eliot /1888~1965)의 황무지(荒蕪地)/The Waste Land)]

   

필자는 4월이 되면, ‘4월 19일’와 ‘황무지’를 문득문득 생각합니다. 매년 4월 19일이 되면 ‘황무지’를 읊어봅니다. ‘4.19 혁명(April Revolution/1960년 3월 15일~4월 26일)’을 되돌아봅니다. 3.15!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민주주의 욕구가 높아졌습니다. 위기를 느낀 이승만 정권은 부정 관권 선거를 감행하고, 이는 범국민적인 독재 정권 타도 항쟁을 촉발시켰습니다. ‘독재(獨裁)와 독재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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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주년 3.15의거 기념식-창원 마산 3.15아트센터-2019.3.15.

 

1960년 3월 15일의 의거! 3월 15일 경상남도 마산에서 자유당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항의하여 학생 및 시민들이 벌인 규탄 시위. 3·15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유당 정권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부정선거를 자행한 데에 항의하며 촉발되었습니다. 3월 15일 벌어진 시위는 그날 밤 경찰의 발포로 일단락 되었으나 이날 최루탄에 피격되어 사망한 김주열 군의 시신이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되면서 2차 시위로 이어졌습니다. 이 시위의 영향으로 4·19 혁명이 이루어져 이승만의 하야 선언을 이끌어내었고, 장기 집권을 노렸던 자유당 독재 정권은 종말을 맞았습니다.

 

1960년의 ‘3·15’! 당시 보통사람들은 ‘진실’을 알기가 힘들었습니다. 독재정권이 입과 귀를 막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 사건을 대남 비방의 호재로 삼아 문학예술작품들을 내놓았습니다. 희곡 <분노의 화산은 터졌다>는 1960년 6월에 발행된 <조선문학> 6월호에 실려 있으며, 12장으로 되어 있는 이 작품은 북한의 대표적인 극작가인 송영이 1960년 5월 14일에 탈고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희곡이 이승만의 하야 성명 발표(1960년 4월 26일) 18일 뒤에 탈고되었다는 것은 북한문학예술의 정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독재국가가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몰아세우면서 선전선동에 이용한 것입니다.

 

3·15 의거(義擧)! 1960년 경상남도 창원·마산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 반독재(反獨裁) 민주화 항쟁! 필자는 의거 당시 서울에 살면서 불확실한 뉴스를 통해 의거의 내용을 접했습니다. 그러다가 경남대학교 교수로 부임하면서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민·학생들이 행진했던 남성동파출소-부림시장-오동동-수성동-어업조합-불종거리, 김주열 열사의 시체가 발견(1960.4.11.)된 마산 중앙부두 등등을 오가면서 독재자의 폭정을 정확하게 알았습니다.

 

2019년 3월 15일, 3.15 의거 기념식이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 아트센터에서 열렸습니다. 현 국무총리는 이 기념식에 참석하고 3.15 민주묘지에 참배했습니다. <경남신문>(3월 17일)은 “1960년 3월 마산의 자랑스런 역사 기억합시다”, “마산 보통사람들, 민주주의 주역”, “지난 1960년 부정선거와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며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마산의 ‘보통 사람들’을 기리는 제59주년 기념식이 ‘정의를 향한 외침,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를 주제”로 열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58주년 기념식에는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마저 불참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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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주년 4·19혁명 기념식-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2019.4.19.

 

2019년 4월 19일, 4.19혁명의 의미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제59주년 4.19혁명 기념식'이 오전 10시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국가보훈처는 "7년만에 4.19혁명 유공자 40여명에게 포상이 이뤄졌는데, 이로써 4.19혁명에 참여한 공적으로 포상을 받은 분은 지금까지 1,12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4.19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4.19혁명 국민문화제와 추모제 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계기 행사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1980년 5월! 5.18 민주화운동! 1980년 5월 광주 일원에서 일어난 시위에 대하여 군부 등에 의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다수의 희생자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전두환 등 신군부 쿠데타세력이 무고한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인 학살 범죄가 일어나기도 했던, 시민과 계엄군 모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사건입니다.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2019년 3월 11일 광주 법정에 섰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지옥에나 떨어져라, 살인마"라고 외쳤습니다. "살인마“? ‘독재자”가 아닌가요?

 

독재(獨裁)! 우리의 <학습용어사전>은 특정한 개인, 단체, 계급, 당파 등이 어떤 분야에서 모든 권력을 차지하여 모든 일을 독단으로 처리하는 것...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재자로는 히틀러, 무솔리니, 레닌, 스탈린과 같은 인물...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도 독재자로 평가 받고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민주주의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독재가 이루어진 시기가 있었어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이 독재 정권을 유지했어요“라고 기술했습니다.

 

<중앙일보>(2019.4.25.)의 한 기자는 [문재인 정부는 ‘자유’를 어떻게 기억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산민주주의는 공포와 처형의 계급독재다. 그것은 북한에서 악성 변종했다. 김정은 체제는 기괴한 세습독재다. 나라의 명칭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4·19 혁명 59주년. 4·19는 자유다. 4·19혁명은 자유의 위대한 승리다. 올해가 혁명(1960년) 59주년”라고 하고, ‘독재’보다 ‘자유’를 강조했습니다.

 

독재자(獨裁者)! 누군가는 “온갖 힘을 갖고 있는 자는 오히려 모든 것을 겁낸다.”라고 했습니다. ‘3.15·4.19·5.18’를 되돌아보면서 ‘독재’보다 ‘자유’를 생각해봅니다. -“언론, 출판, 집회, 결사 및 사상의 자유의 불빛은 무식한 전제 권력의 악랄한 발악으로 하여 깜박이던 빛조차 사라졌다. 우리는 기쁨에 넘쳐 자유의 횃불을 올린다. 보라! 우리는 깜깜한 밤의 침묵에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4.19 선언문) / “붙들려 있는 왕보다 자유스러운 새가 좋다.(Better be a free bird than a captured king.)”-영국 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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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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