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생겨남과 사라짐을 품은 ‘저어그’ 제주 섬이야기"
장민승의 시네마토그라피와 정재일의 음악이 만난 영화 <오버 데어>(감독: 장민승, 음악: 정재일)가 지난 4월 29일 아트나인 상영 후, 본격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사진='오버 데어', 메인포스터 / 제공=영화사진진]
<오버 데어>는 1000여 일에 걸쳐 감독이 한라산 입-하산을 반복하면서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 중 인-근원적인 질문 상태에서 만나게 된, 경유하는 풍경 즉,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경유하는 순간의 편린들을 모으고 나열한 영화이다.
영화는 스토리도 없고, 대사는 물론 자막도 없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와 감정 없는 제주를 담은 앵글이 있고, 음악과 소리 그리고 생겨남과 사라짐, 생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추운 것, 배고픈 것, 무거운 짐보다 말을 아끼고 메시지(의미)를 찾아 떠도는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더 어려웠다.’라고 장민승 감독은 <오버 데어>에 관한 속내를 털어 놓은 바 있다. 그렇게 영상과 음악만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놀라운 체험을 하게 만든다.
영화는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던 제주의 풍광이 사라지고, 마치 자욱한 안개가 걷히며 비밀의 문이 열리는 것처럼 무심한 봉우리 너머로 우리를 안내한다. 또한, 한라산부터 바다까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지는 눈과 바람, 빛과 그림자, 나무와 숲, 돌과 새들의 풍경은 생명의 시작과 끝을 품은 이야기를 전하며 오늘 우리에게 놀라운 감동과 위로를 선사한다.
대사 한 마디 없는 영화적 풍경들, 말 그대로 장민승의 시네마토그라피는 그렇게 정재일의 음악과 더불어 완벽한 제주섬 이야기를 놀랍도록 아름답게 완성했다.
지난 4월 29일 아트나인 상영 후,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던 <오버 데어>는 아트나인을 시작으로, 오는 24일부터 전국 투어로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