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대한민국 민족문화추진회와 한 연극계 원로의 문집(文集)

기사입력 2019.06.0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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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족문화추진회- 서울특별시 종로구 비봉길1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박종화(朴鍾和)·이병도(李丙燾)·최현배(崔鉉培)김동리(金東里)·손재형(孫在馨)·신석호(申奭鎬)·이은상(李殷相)·조연현(趙演鉉)·홍이섭(洪以燮)·김두종(金斗鍾)·김윤경(金允經)·성낙훈(成樂熏)·이숭녕(李崇寧)·이희승(李熙昇)·한갑수(韓甲洙)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학·예술계 원로들입니다.

 

이들은 민족 문화의 보전·전승·계발·연구를 추진하여 민족 문화의 진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1965년 서울에서 민간단체 민족문화추진회(民族文化推進會)를 발족했습니다. 이 민족문화추진회는 “학문과 예술로 민족 얼을 부흥시켜 국가의 이상을 실현하게 하는 과정을 밟으면서 크게 민족 문화를 앙양시킨다”는 취지 아래 발족하여, 문화 시설의 확충, 문화 활동 지원, 문화 행정의 일원화를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추진회는 1970년에 독자적인 사업으로 한국 고전의 현대화를 통한 주체와 정통의 확립을 표방하고, 기구를 재단법인체로 개편하여 한국 고전의 국역·편찬과 국역자 양성 등의 사업을 국가의 재정적 지원 하에 추진했습니다. 국역 사업은 <국역 연려실기술>을 필두로 고전적 국역 총서가 1966년부터 출간되어 현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조선 왕조의 각종 의궤(儀軌)류 등 역사 자료를 비롯하여 일반 문집 등 고전 자료 전반에 걸쳐 700여 책이 국역 간행되었습니다.

 

아울러 한국 고전 전산화 사업을 추진하여 이미 국역된 <조선왕조실록>, <국역 순암집>, <국역 점필재집> 등을 CD로 간행하는 한편, 국역된 고전과 원전 자료인 <한국문집총간>을 전산화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고서적 중 약 반수 정도는 문집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현존하는 문집의 숫자도 파악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문집(文集)’만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연구논문도 없는 실정입니다. 문집이 개인의 모든 저작물의 집합이라는 점에서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다양한 개인적 체험 자료의 보고(寶庫)이므로 자료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족문화추진회에서는 1986년부터 우리나라 문집을 총정리하여 ‘한국문집총간’으로 간행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색인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문화유산이 다양하게 수록된 문집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문집의 목록 작성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다음으로 문집에 수록된 다양한 자료를 분류, 정리함과 동시에 문집의 문화적 의의를 밝히는 것을 당면과제...현 정부의 관계기관들은 문집(文集)이 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아!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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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집-국역 지봉집과 정암집-고려대 한자한문연구소 제공

 

‘문집(文集)’은 개인 또는 여러 사람의 문장이나 시부(詩賦) 등을 모아 편집한 책으로, 문집이란 글자 그대로 글을 모아 엮은 책인데, 포괄하는 내용이 다양하여 개념을 규정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문집이라는 용어의 유래는 중국 양(梁)나라 완효서(阮孝緖)가 <칠록 七錄>을 찬집(撰集)할 때, 그 분류항목 일곱 가지 가운데 ‘문집록(文集錄)’을 설정함으로써 비로소 분류항목의 명칭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역대의 예문지(藝文志) 및 목록에 집부(集部)를 세워 문집을 그 속에 분류, 귀속시켰고,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의 그것을 준용(準用)했습니다. 문집은 크게 별집(別集)과 총집(總集)으로 나누는데, 어떤 개인의 문장·시부 등을 모아 편찬한 책을 별집이라 하고, 여러 사람의 시부 등을 전부 또는 일부를 적록(摘錄)한 것을 총집이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일찍부터 중국에서 쓰인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문집이라는 용어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한 문헌이 없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문집’이라는 용어의 개념은 한 사람이나 또는 두 사람 이상의 문장이나 시부 등을 모아 편집한 책으로서, 세고(록)·연방집(고)·합고(집)·유고(집)·일고(집)·전집·전서·대전·실기 등을 포괄하여 일컫는 용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문집’ 관련 뉴스가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조선시대 문인 이수광(1563∼1628)과 민우수(1694∼1756)가 남긴 문집이 완역·출간됐다는 소식입니다. 조선시대 백과사전 <지봉유설>의 저자 이수광의 문집의 최초 완역이라는 학문적 성과가 이뤘다는 보도입니다. 고려대학교 한자한문연구소는 이수광이 쓴 '국역 지봉집(芝峯集)' 8책과 민우수 저작인 '국역 정암집(貞菴集)' 6책을 완간했다고 2019년 5월 25일 밝혔습니다. 아주 큰 일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현 정부의 관계기관들은 ‘문집(文集)’이 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아!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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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탄신 100주년을 기리는 헌정문집-손진책 님의 8남매

 

필자는 최근 대한민국 연극계 원로 손진책 님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사 받았습니다. 2019년 6월 5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서 공연되는 창극 <심청가>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나의 ‘연극 동지’, 손진책 원로의 8남매가 “아버지 탄신 100주년을 기리는 헌정문집”을 펴낸 것입니다. 축하의 인사을 보냅니다.

 

이 ‘문집’의 편집대표인 손봉숙(前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셋째 딸은 “문집을 펴내며” 서두에 “2019년을 맞이하여...기미년을 듣는 순간 아~ 1919년, 우리 아버지가 탄생하신 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번쩍 떠올랐다. 나는 곧 장남인 진책에게 전화를 했다. 올해가 아버지 탄신 백 주년인데 우리가 뭔가 아버지를 기리는 일을 준비해야 되지 않겠는가? 내 생각엔 아버지, 어머니가 오로지 팔남매 교육에 헌신하신 분들이니 그 배운 능력들을 발휘하여 문집을 한권 만들어 헌정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동생은 바로 동의했다.”고 했습니다.

 

필자는 이수광의 문집도 중요하지만, 손봉숙 8남매의 문집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문집의 중심에는 효(孝)사상이 존재합니다. 8남매가 하나가 되어 ‘아버지 손봉오(1919~1969)’님과 ‘어머니 황봉한(1921~1989)’님을 기리는 효(孝)의 문집을 펴낸 것만으로도 축하받아 마땅합니다. - “경(敬)으로서 효도하기는 쉽고, 사랑으로 효도하기는 어렵다. 사랑으로서 효도하기는 쉬어도, 부모를 잊기는 어렵다. 부모를 잊기는 쉬어도 부모 때문에 나를 잊기는 어렵다.” 장자(莊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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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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