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적지수' 이래은 연출 "여배우들에게 기회 주고 싶었다"

기사입력 2019.06.2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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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6월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연극 '묵적지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은 전막(120분) 시연할 예정이었으나 배우 경지은 다리 부상으로 인해 하이라이트 시연과 간담회로 변경됐다. 간담회에는 이래은 연출, 서민준 작가가 참석했다. 

 

이래은 연출은 "전쟁이 뭘까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실상 전쟁이 없는데 전쟁인 것 같다고 느끼는 이유가 뭘지 고민했다. 지난해 미투 이후 싸우고 있는 배우나 제작진, 골목상권을 침해한 대기업과 싸우는 소상공인 등 일상에서 수많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일상도 전쟁만큼 고통스러울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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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무대 위 화려한 전투장면을 없애고 배우들 직접적인 몸, 운동성을 강조했다. 요즘엔 워낙 많은 시각 정보가 있기 때문에 극장에서만큼은 몸짓, 목소리에 집중하고자 했다. 작품 속 대부분 역할이 남성이다. 2019년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지난해 미투가 떠올랐다. 위계 폭력과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여자 배우들이 떠올랐다. 좁은 여성 역할들을 벗어나 다양한 역할에서 연기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창작자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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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준 작가는 "전쟁을 겪어본 세대는 아니지만 가끔 우리 세대가 전쟁을 오락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랄 때가 있다. 이 작품도 그런 식으로 소비될 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작품을 쓰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 2500년 전 기록에는 여성 이름조차 남아있지 않아서 무척 어렵고 까다로웠다. 그래서 젠더 프리 캐스팅 제안이 만족스러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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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묵적지수'는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이다. 남산예술센터가 달과아이 극단과 공동 제작한 2019년 시즌 프로그램 세 번째 작품이다. 초나라 혜왕 50년(기원전 439년)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묵적)가 초나라 침략을 막기 위해 초혜왕과 모의전을 벌였다는 고사를 바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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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고정된 관습에서 벗어나는 시도를 많이 하는 게 특징이다. 전쟁 서사가 남성 전유물이란 관념을 깨고 성별에 관계 없이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구성된다. 경지은, 민대식, 박훈규, 성수연, 오지나, 이미라, 임원옥, 최희진, 하지은이 나온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 이동이 필요 없는 무대 장치 반입구를 모든 관객 출입구로 사용한다. 30일과 7월 7일 공연은 자막 해설과 수화통역, 음성해설 등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로 진행된다. 아울러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제작진으로 구성되며 360도 원형 무대를 통해 색다른 공간 감각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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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묵적지수'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배우 경지은 부상 정도와 의사 판단에 따라 26일 공연 유무가 결정될 예정이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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