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북한 문학예술 ②용어풀이로 살펴본 북한의 연극예술

기사입력 2019.07.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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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1920년 조선총독부에서 펴낸 <朝鮮語辭典>은 “俳優の 演技”(605쪽), 즉 ‘배우의 연기’라고 풀었습니다. 해방 후 첫 우리말 사전인 <조선어사전>(문세영, 1946년)에는 “연극(演劇) : 배우가 극본에 의하여 여러가지 치장을 하고 여러가지로 행동하는 예술”(1109쪽)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후 남한에서 발간된 우리말 사전들은 대부분 문세영의 뜻풀이와 유사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우리말 큰사전>(1992년)에는 “연극 ①배우가 각본에 의하여 분장하고 음악, 배경, 조명, 그밖의 여러 가지 장치의 힘을 빌어서 어떤 사건과 인물을 구체적으로 연출하는 예술”(2937쪽)이라고 기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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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상 계관작품 경희극 <산울림>-북한 월간 <조선>

 

북한의 사전들을 살펴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과학원’에서 1962년에 펴낸 <조선말 사전>에 “연극(演劇); ①무대 예술의 한 형태. 극작품에 의거하여 배우들이 해당된 인물로 분장하고 무대 우에서 극작품에 묘사된 현실 생활을 재현하는 예술”(4599쪽), <조선문화어사전>(1973년)에 “연극; ①인간생활을 극적형식으로 반영하며 배우의 말과 행동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는 무대예술의 한 형태”(974쪽), <조선말대사전(1)>(사회과학출판사, 1992년)에 “연극; ①배우의 말과 행동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극작품에 묘사된 생활을 관객을 상대로 무대우에 재현하는 무대예술의 한 형태. 희곡, 연출, 연기, 무대미술, 연극음악 등은 연극예술을 이루는 중요한 형상요소이다.”(1484쪽)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조선말대사전(1)>에는 “연극예술; 연극작품이나 연극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예술”(1484쪽)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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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연극 <성황당> ; <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2.16예술교육출판사.

 

<학생문예소사전>(1982년)은 “연극; 희곡에 기초하여 배우들이 무대우에 창조해놓은 예술. 연극을 창조하려면 우선 희곡과 배우, 무대의 세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김일성이 “항일혁명투쟁의 전기간에 불후의 고전적명작들인 혁명연극 《성황당》,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피바다》, 《3인 1당》 등을 몸소 집필”하고 “창조공연사업을 지도”함으로써 “유격대원들과 인민들을 조국광복의 성전에로 힘있게 불러일으켰으며 혁명연극의 빛나는 전통을 마련”(327쪽)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우리 나라에서는 영광스러운 당중앙의 현명한 지도밑에 《성황당》식 혁명연극을 새롭게 창조하여 20세기 혁명연극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놓았다.”(327쪽)고 했습니다. 여기서 ‘당중앙’은 김정일입니다.

 

2001년에 발간된 <조선대백과사전(27)>은 “연극; 인물의 대사를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생활을 무대우에서 보여 주는 극예술”(176쪽)이라 하고, 김정일의 ‘지적’, 《연극은 오랜 력사를 가진 예술의 한 형태입니다. 인류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발생발전하여 온 연극은 이러저러한 곡절을 겪으면서도 끊임 없는 발전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김정일선집》9권, 155페지)를 인용하고, “연극이 발전하면서 연출, 무대미술, 장치, 효과, 소도구, 분장, 환등 등이 더 늘어 났으며 음악, 무용, 교예, 민속놀이와의 력사적인 관계도 점차 변화하였고 민족과 시대에 따라 여러 구성요소들의 결합상태도 다양하였다.”라고 기술했습니다.

 

<조선대백과사전(27)>은 ‘연극’을 설명하면서, 김정일의 ‘지적’, “《영화가 행동의 예술이라면 연극은 대사의 예술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김정일선집》9권, 210페지)”를 인용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습니다. /“연극은 미학적내용에 따라 정극, 희극, 비극과 그것들을 다양하게 결합한 여러가지 양상의 작품으로 분류되며 생활반영의 범위와 용량에 따라 장막극, 중막극, 단막극, 토막극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리용되는 언어와 표현수단의 특성에 따라 시극, 가면극, 인형극 등으로 갈라 진다. 특수하게 한사람의 연기자가 출연하는 독연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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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연극 <혁명의 기치따라> ; <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2.16예술교육출판사.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3)>(1996년)은 “극”을 설명하면서, “생활에서 극적인것은 이러저러한 형태로 문학예술에 반영된다.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영화는 극적인것을 반영한다. 그것들가운데는 극적인것을 하나의 요소로 반영하는것이 있는가 하면 전면적으로 반영하는것도 있다. 연극은 어느 종류나 할것없이 모두가 극적인것을 형상대상으로 한다. 영화에서는 예술영화와 아동영화가 생활의 극을 반영한다. 그것들가운데서 극적인것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연극, 영화, 가극, 무용극 같은것을 극예술이라고 한다.”(404쪽)라고 기술했습니다.

 

21세기에 북한 연극에서 공연되거나 평론이 되고 있는 극(劇)은 “경희극”입니다. <문학신문>은 “우리 군인들과 인민들에게 락천적인 웃음과 투쟁의욕을 안겨 주는 경희극들인 《축복》, 《동지》, 《약속》, 《청춘은 빛나라》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경희극’이 북한 연극의 명백을 이어간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경희극의 《희극적》 주인공이 북한 연극의 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연극예술! 오늘의 북한연극을 직접 관람하거나 그에 관한 글을 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중국, 일본 등지를 통해서 들어오는 서적이 간혹 발견되기도 하지만, 극히 소량이고 영상물은 거의 없습니다. 《조선문학》, 《조선예술》, 《예술교육》, 《문학신문》, 화보《조선》에는 연극 관련 글들이 가끔 실리지만, 《천리마》, 《금수강산》, 《조선녀성》, 《등대》 등 잡지와 일간지 《로동신문》, 《민주조선》 등에는 거의 없습니다. 이것이 북한 연극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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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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