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창작 뮤지컬 좋은 점은 아기자기한 소극장 매력과 우리 이야기를 담아 낯설지 않다는 데 있다. 3일 관람한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도 따뜻하면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배우들 열정이 느껴졌다.
19세기 초 이탈리아 발명가 페레그리노 투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상처를 치유해주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준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흐뭇해진다. 이탈리아 작은 바닷가 마을 마나롤라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와 바이올린,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진 음악이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괴짜 발명가 '투리' 역 정욱진과 작가지망생 '캐롤리나' 역 이봄소리(김다혜), 유명 작가 '도미니코' 역 정상윤 세 배우 호흡도 척척 맞았다. 특히 정상윤은 노련한 연기와 노래로 극 중심을 잡아준다. 2012년 '파리의 연인' 때 정상윤을 처음 봤는데 그때보다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무대 위에서 정상윤이 중심을 잡아줬다면 정욱진과 이봄소리(김다혜)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매력을 보여줬다. 알콩달콩한 두 배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밝아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라 그런지 보면서 무척 행복했다.
3일 낮 공연인데도 꽉 들어찬 관객들 열정을 보면서 우리 창작 뮤지컬 힘을 느꼈다. 창작 뮤지컬을 보면서 느낀 점인데 한 번 공연으로 끝나지 말고 꾸준히 공연했으면 한다. '너를 위한 글자'는 다음에 공연할 때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같은 곳에서 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좋은 작품이 계속 공연돼야 우리 창작 뮤지컬도 뿌리가 튼튼해지지 않을까 한다. 대학로 갈 때마다 창작 뮤지컬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너를 위한 글자'가 관객들 사랑을 꾸준히 받아 계속 무대에 올려지길 빌어본다. 상처가 있거나 절망에 빠진 모든 사람들에게 이 공연을 추천한다. 9월 1일까지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볼 수 있다. 정욱진, 강필석, 윤소호(이정훈), 정동화, 이정화, 강혜인, 정상윤 등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