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북한 문학예술 ④용어풀이로 살펴본 북한의 영화예술

기사입력 2019.09.1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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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국,벨기에 합작 영화 '김 동무는 하늘을 난다'-2018년 부천국제영화제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1946년에 발간된 <조선어사전>(문세영)을 보면 “영화(映畵) : 활동사진의 그림” (1133쪽), “활동사진(活動寫眞) : 눈의 환각(幻覺)을 이용하여 계속적으로 잇대어 나오는 사물의 활동 상태를 영사하는 환등의 한 가지. 키네마”라고 했습니다. 1940년대에 북한지역에서 펴낸 우리말 사전은 없었습니다. 1962년 11월 10일에 간행된 <조선말 사전>(과학원출판사)의 ‘머리말’을 보면 “1955년 과학원 언어 문학 연구소에서는 대중적인 조선어 표준어 주석 사전 편찬에 대한 사회의 절실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우선 단권짜리 《조선어 소사전》을 출판”했고, 위에서 거론된 <조선말 사전>이 첫 번째 북한의 ‘우리말 사전’이라고 했습니다. 이 사전은 “영화(映畵) : 예술의 한 형태. 산 현실과 같은 인상을 주는 영상을 영사막에 재현하여 현실을 반영한다.” (4631쪽)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2)>(사회과학출판사,1992)은 “영화 : 필림에 찍어서 운동적이고 조형적인 영상으로 보여주는 예술의 한 가지. 대사와 함께 행동과 생활을 통하여 인간과 그 생활을 화폭으로 보여주는 종합예술이다. 사상주제적 내용이나 현실 반영의 특성에 따라 예술영화, 기록영화, 과학영화, 텔레비죤영화 등으로 나눈다.”(1514쪽), “영화예술 : 객관적 현실을 필림(화면)에 찍어 영상으로 보여주는 운동성과 조형적 직관성, 종합성과 시공간성, 편집적 특성을 체현하고 있는 극예술의 한 형태.”(1515쪽)라고 기술했습니다. 그리고 “예술영화 : 객관적인 현실을 극적방식으로 보여주는 영화 곧 인간과 그 생활을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형상적으로 반영하는 영화예술의 기본 종류의 하나.”라고!

 

<백과전서(5)>(과학,백과사전출판사,1984.)는 다음과 같이 ‘영화’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영화의 특성을 논했습니다. “영화 : 현실을 생동한 움직임 속에서 직관적으로,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예술의 한 종류. [특성]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영화는 우리 당의 힘 있는 직관적인 선전선동수단입니다...영화가 여러가지 예술형식가운데서 가장 중요하고 힘있는 대중교양수단이라는데 대하여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김일성저작집》12권, 9페지).”라고 했습니다.

 

<백과전서(5)>에 이어 17년 뒤에 발간된 <조선대백과사전(27)>(백과사전출판사, 2001)에선 ‘영화’를 “인간과 그의 생활을 화면을 통하여 실제적인 움직임 속에서 직관적으로 종합적으로 보여 주는 예술”이라고 하고, “영화는 화면들의 움직임과 다양한 화면편집, 촬영기의 움직임을 통하여 인간과 그의 생활을 현실에서처럼 움직이는 그 모습 그대로 반영하여 관중의 눈앞에 다양한 화폭으로 직관적으로 종합적으로 보여 준다.”(351쪽)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조선대백과사전(27)>에 기술된 ‘영화의 특성’은 <백과전서(5)>의 내용을 보완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조선대백과사전(27)>에선 김일성의 ‘교시’가 삭제되고, 김정일의 ‘지적’인 “《영화는 행동의 예술입니다.》, 《영화는 종합예술입니다.》”(351쪽)를 기초로 하여 영화의 특성을 논했다는 사실입니다. 다음은 <조선대백과사전(27)>에 기술된 [영화의 특성]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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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 다부작예술영화-민족과 운명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였다. 《영화는 종합예술입니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영화는 문학, 연출, 연기, 촬영,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예술형태의 형상요소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전일적인 화폭을 창조한다. 영화는 문학에서의 문학적묘사성, 미술에서의 조형적묘사성, 연극에서의 배우예술, 음악에서의 음악적선률 등을 자체 속에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다.(…)”(351쪽)라고.

 

‘복합어(합친말)’로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주체예술영화’(주체적예술영화 등), ‘혁명적 영화예술’, ‘사회주의,공산주의 영화예술’, ‘사회주의영화예술’ 등이 있습니다. 이 용어들은 ‘주체사상’에 입각한 이론 형성과정에서 생긴 낱말로 뜻은 대동소이합니다. 다음에서 북한의 ‘론설’, 《우리 당 사상사업과 영화예술》의 일부를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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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화]김정일이 집필했다는 영화예술론과 기념우표

 

/ “사회주의, 공산주의 영화예술은 본질에 있어서 수령의 혁명위업에 복무하는 예술이다. 수령의 혁명사상과 수령의 혁명위업을 떠나서 사회주의, 공산주의 영화예술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수령의 혁명사상을 구현하지 않고 수령의 혁명위업에 이바지하지 못하는 영화예술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영화예술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다.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 식 사회주의사회의 요구에 맞는 혁명적 영화예술이 자기의 사명과 임무를 원만히 수행하자면 수령의 혁명력사와 빛나는 업적, 령도의 현명성, 고매한 덕성을 깊이 있게 형상하여야 한다.”(25쪽) /

 

북한에서 쓰이는 영화 관련 용어들을 보면, 남한의 사전에 없거나 뜻이나 음(音)이 상이한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문법·영화문학·영화실효모임·영화록음·영화장치물·영화화폭·영화필림·영화혁명·영화언어’ 등 입니다. 이 중에서 하나를 소개하면서 [④용어풀이로 살펴본 북한의 영화예술]을 마무리합니다. -“영화혁명 : 영화예술의 내용과 형식을 우리 시대, 새로운 력사적 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롭게 혁신하고 개척하여 영화예술발전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 또는 그 결과에 영화예술 분야에서 이루어놓은 변혁”-


과거 북한 영화는 “김정일의, 김정일에 의한, 김정일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過言)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김정일이 집필했다는 <영화예술론>은 아직도 ‘영화 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혁명”을 한다고 하면서 영화를 ‘김일성 우상화의 도구’로 만들었고, 다부작예술영화 <민족과 운명>을 제작하여 ‘주체사상의 선전선동의 도구’로 삼았고...그런데, ‘김정은과 영화’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고, 가끔 미국영화를 본다고...미래의 북한영화는? 어둠의 그림자가...영화의 수준도 여전히 낮습니다. 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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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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