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민 칼럼]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기사입력 2019.10.0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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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민/컬럼시인(교육학원론 저자)

 

[선데이뉴스신문=홍성민 칼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오래 전 성철스님이 하신 말씀이다. 성철스님이 하신 이 말씀의 뜻을 필자가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같은 말, 즉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라 해도 그 말씀을 어머니가 자녀에게 하는 말과 자녀가 어머니에게 한 내용의 깊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말의 뜻을 한 번 글로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인생의 모든 질문과 대답이 이 짧은 구절에 다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이 말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인생은 산이면서 동시에 물의 의미를 갖는다. 산은 고정 된 것의 상징이고, 물은 변화의 상징이다. 이렇게 서로 대비되는 내용을 쓴 이유가 무엇일까. 이것은 인간, 즉 나라는 존재는 산처럼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항상 존재하지만 나의 인생의 삶은 물처럼 항상 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은 산이요. 인생은 산을 오르는 것이다. 산은 험난하고 그래서 오르기가 힘들다. 동네 작은 동산은 쉽지만 백두산처럼 높은 산은 산의 초입부터 올라 가가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꿈과 희망이 큰 사람은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한 여정이 결코 쉽지 않다고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종교를 통해서 도통하는 것도 등산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어느 분야나 최고봉에 이르려면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높은 산에 오르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산은 산이요. 깊은 골짜기와 바위벽을 넘어서 정상에 오르는 것은 성공을 위해 걷는 길이다. 인생에서 성공은 아무에게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묵묵히 끝까지 인내하고 가는 자에게 열린다. 여러 사람이 함께 오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혼자 고독하게 그 길을 걸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오르는 길은 성공의 길이다. 하지만 산은 오르는 길만 주지는 않는다. 정상에 오른 다음에는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것이 순리이며 인생의 이치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중에 나무들과 꽃들이 주변에 많이 있을 것이다. 그 나무들과 주변의 그 아기자기한 꽃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는가. 산을 오르는 중에도 산을 내려가는 중에도 그 존재들은 그곳에 항상 있었다.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우리가 인생에서 소풍을 온 이유일 것이다. 등산 중에 누구를 보았고 누구를 느꼈으며 누구를 또 알았는가. 이것이 등산을 하는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만약 오르고 내리는 중에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느끼지도 못했다면 그는 등산의 묘미를 모르는 것이다. 인생은 등산이다. 누구를 만나느냐 그래서 무엇을 느끼고 깨달았는가. 이것이 등산의 진정한 의미가 될 것 같다.

 

 산은 오르고 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과정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누구나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성공의 반열에 오를 수는 있다. 하지만 인생에서 성공한 것보다 무엇을 어떻게 깨달았는지가 진정으로 인생에서 성공한 자가 되는 것이다. 나무와 꽃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그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면 등산을 제대로 한 것이다. 또 산은 오르는 것보다 잘 내려오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 그래야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 내려 갈 때 볼 수 있는 법이다.

 

 물은 물이로다. 인간은 물로 태어나서 한 점 흙으로 돌아간다. 물은 산에서 내려오고 하늘에서 내려온다. 물은 한 마디로 내려가는 것이 숙명이다. 물은 움직임과 변화의 표상이다. 고대 철학자 탈레스는 만유의 본질을 물로 보았다. 물은 액체, 기체, 고체의 삼단계로 변하는 변화의 존재이다. 그러나 그 물이 진정한 변화의 길로 가려면 위에서 내려와야 한다. 인간은 자존심과 자만심에서 자기를 내려놓고 내려와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라는 말이다.

 

 물이 내려오는 길은 굽이굽이 아주 험난하다. 인간이 물이 될 때 자신을 비우고 내려올 수 있다. 만약 자신이 물이 되지 않으면 그는 돌이 되어 그곳에 머물게 된다. 인간이 돌이 되지 말고 물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정직에서 겸손과 사랑으로 내려올 수가 있다. 자존심과 교만의 돌을 가지고는 결코 아래로 내려올 수 없다. 그래서 최종 목적지가 바다가 된다. 바다는 가장 낮은 상태에서 모든 걸 받아들이기에 바다이다. 그래서 바다는 넓고 큰 것이다. 바다에 이른 자만이 이제 구름이라는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다. 작가 이상의 날개는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

 

 인생은 산이다. 힘겹게 오르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은 물이다. 스스로 자기를 비워 물이 될 때 아래로 고통스럽게 내려올 수 있다. 그래야 결국 인생의 최종 목적지 초월의 존재가 된다. 이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내가 이것을 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우니 스스로 산과 물을 탐구하여 풀어보라 그리하면 언젠가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이렇게 성철스님이 말씀하는 듯하다.

 

 그대는 꽃이고 나무이며, 나도 꽃이며 나무인데 그대는 무엇을 찾아 산으로 올라가고 있는가. 그대는 산이며 물인데, 그대는 인생에서 성공하여 누군가의 산이 되어 본적이 있는가. 아니면 그대는 스스로 물이 되어 바다에 이르렀는가. 산이 되지도 못하고 물이 된 적도 없다면 그대는 다시 윤회의 고해를 다시 겪으려는가. 바다는 말한다.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스스로 정화하여 바다를 지켜내라 그리하면 그대는 구름의 날개를 타고 참 자유를 누릴 것이다.

 

 인생은 산이다. 정상을 향해 열심히 올라야 한다. 정상에 오른 다음에는 자아와 욕심을 다 버리고 물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물처럼 유유히 자연스럽게 내려와야 한다. 마침내 바다에 이르면 그대는 하늘이 내려준 날개를 달고 영원한 하늘을 마음껏 비상하며 날개 되리라. 그렇게 또 그렇게 산과 물은 우리에게 이렇게 지금도 애타게 속삭이고 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홍성민 기자 santaok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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