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트럼프와 김정은, 금강산과 김정은, 북한 수령(首領)

기사입력 2019.10.2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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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조선로동당 부부장 김여정·조용원과 백마 타고 백두산 방문-조선중앙TV 2019년 10월 16일 보도.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Trump believes Obama was 'stupid' to avoid talks with North Korea's Kim, according to new book”(By Dave Boyer-The Washington Times-Tuesday, October 22, 2019) / 위는 미국의 일간신문 <워싱턴 타임스(The Washington Times)>의 2019년 10월 22일 字 기사 제목입니다. 신문은 역사가(Historian)인 더그 위드(Historian Doug Wead)가 11월 26일에 발간하는 신간(新刊) “트럼프 백악관의 내막(Inside Trump’s White House”의 요약문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는 위드에게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를 보여주면서 "이 편지를 보면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해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핵은 그의 유일한 안전 보장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발언에서 "비핵화가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말해온 것과는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다만 김정일의 핵 포기 불가 방침이 트럼프에 보낸 친서에 있는 내용인지, 아니면 쿠슈너가 따로 얻은 정보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쿠슈너는 또 ‘핵을 포기시키는 것’은 김정일, 즉 "아버지의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아버지 같은 존재"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김정일의 유훈까지 포기시킬 수 있는 새 아버지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나 그의 사위나 허언(虛言)의 명수(名手)인지 아닌지는...

 

쿠슈너는 김정은이 트럼프를 단둘이 만났을 때 "인질이란 단어는 제발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도 공개했습니다. 두 사람의 독대 시점은 나와 있지 않지만, 지난해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북한은 1차 회담을 앞두고 미국인 인질 3명을 풀어줬고,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돌려보냈다는데, 트럼프는 대북 외교 성과로 "인질을 돌려받았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1일 각료회의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 11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김정은이 내 전화는 받았다’고!!! 아무래도 청문회를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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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김정은-The Washington Times-Tuesday, October 22, 2019

 

트럼프가 ‘아버지’(?) 운운(云云)하는데, 김정은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을까요?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2019년 10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지도하고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 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보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로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하면서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하고, 금강산 남측 시설의 철거와 금강산 일대 관광지구의 단계별 개발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금강산관광 사업에 대해 남측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우리 땅에 건설하는 건축물은 마땅히 민족성이 짙은 우리 식의 건축이어야 하며 우리의 정서와 미감에 맞게 창조돼야 한다”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돼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했습니다.

 

참으로 가막힌 ‘말말말’들입니다. 금강산이 어떻게 개발되었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김정일이 후원 아래, 1998년 11월 18일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남북 분단사에서 가장 희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1989년 1월 현대그룹의 정주영 명예회장이 방북하여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하면서 물꼬가 트였고, 마침내 11월 18일에 금강호가 첫 출항을 했습니다. 그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면 천벌을 받습니다. 그리고 ‘김정일 정권’을 비판했다?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백두산을 들락거리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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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금강산관광지구 현지지도-조선중앙통신 2019년 10월 23일 보도.

 

<조선중앙TV>는 2019년 10월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 중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왼쪽)·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말을 타고 있습니다.  <로동신문>은 그날 1·2면에 김 위원장이 백두산 입구에 자리한 양강도 삼지연 건설현장을 찾아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백두산은 김정은이 수장(首長)이라고 아직은 함부로 할 수 없는 성역입니다. 백두산을 포함하고 있는 삼지연군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 무장투쟁을 했던 장소이자 김정일 위원장이 태어난 백두산 밀영이 있는 곳이라고 북한 정권이 선전하는 지역입니다. 아직도 백두산은 수령(首領)의 땅입니다. 아니 앞으로는 한민족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조선로동당’은 “1967년 5월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4기 제15차전원회의를 계기로 전당과 온 사회를 유일사상화하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렸으며, 당원들과 근로자들의 머리 속에는 당과 수령에 대한 열렬한 충성심이 꽉 들어차게 되였으며 온 사회는 일심단결의 대가정”을 이루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도 “수령형상창조‘를 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아직도 그는 "당의 유일사상, 주체사상을 줄기차게 관통"시켜야 하는 지도자일 뿐입니다. 앞으로 ’선임자‘ 운운하면 큰 코 다칠 것입니다. 금강산과 백두산은 김일성의, 김정일의, 김정은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독재 3대의 것이 아닙니다. 한민족 모두의 것입니다.

 

“수령(首領) [명]《수령은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요구와 리해관계를 분석 종합하여 하나로 통일시키는 중심인 동시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인민대중의 창조적 활동을 통일적으로 지휘하는 중심입니다.》(《김정일선집》8권,4348페지) /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요구와 리해관계를 분석 종합하여 하나로 통일시키는 중심인 동시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인민대중의 창조적 활동을 통일적으로 지휘하는 중심으로 되는 분으로서 전당과 전체 인민의 끝없는 존경과 흠모를 받고 있는 가장 위대한 령도자”(북한 <조선말대사전(2)>,8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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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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