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안중근 의거 110주년(2019,10.26.)과 안중근(安重根)

기사입력 2019.10.2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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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하얼빈 의거 110주년 기념 특별전-안중근의사기념관-2019.9.2.~11.17.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2019년 10월 26일 오전 10시, 안중근 의사 의거 110주년 기념식이 서울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거행되었습니다.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사) 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에는 국가보훈처 처장이 아닌 차장, 안 의사의 증손자 토니 안씨, 외손녀 황은주씨, 독립운동 관련 단체장과 회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기념식에는 잠수함 '안중근함'의 함장과 승조원도 참석해 안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나라를 위해 몸을 바침은 군인의 본분) 정신을 되새겼습니다.

 

기념식은 안 의사 약전 봉독, 기념사, '안중근 앤솔러지(anthology)' 책자 봉정, 안중근장학금 수여, 기념공연, 만세삼창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날 행사에서 '안중근체'도 공개됐습니다. '안중근체'는 안 의사가 자필로 남긴 '장부가'의 원본을 토대로 한글 필적을 추출해 제작한 서체로, 안중근의사기념관과 한국저작권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무료로 배포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안중근 관련 행사로는 25일 무명가수(?)가 이름 없는(?) TV에서 “안중근의 노래”를 부른 것과 한 여배우가 110주년을 맞아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위치한 '최재형 기념관'에 한글 안내서 1만부를 기증한 일, 등등(等等)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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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중국 다렌 뤼순 감옥-안중근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제-필자.

 

필자가 기억하는 행사는 안중근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제입니다. 2015년 중국 다렌 뤼순 감옥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은...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서울 남산’ 기념식에 보훈처장 정도가 코빼기도 내밀지 않는데 중국의 감옥까지 오겠습니까? 내년에는 보훈처장이 그 감옥으로 ‘납시면’ 어떨까요? 이 곳을 봐야 ‘안중근’을 압니다. 필자는 수차례 안중근의 삶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여기서 간추려 봅니다. 우선 북한은?

 

[북한 <조선대백과사전26>]황해도 해주가 고향인 안중근! “안중근(1879.9.21.-1910.3.36).. 1907년 겨울 고향을 떠나 로씨야 원동지방을 돌아다니면서 반일의병 투쟁준비를 갖추어 나갔다. 그는 반일의병대의 참모총장으로서 부대와 함께 1909년 6월 은덕에 진격하여 일제침략군에게 타격을 주었다. 의병대는 그 후 회령에서의 일제침략군과의 격전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적을 타승하지 못하고 실패하였다. 그는 조선침략에 앞장 선 일본의 고위급 반동정치가들을 처단할 것을 결심하고 첫 번째로 조선침략의 원흉인 이또 히로부미를 처단할 것을 다짐하였다. 이리하여 그는 개인 테로의 길로 나가게 되였다. 이 무렵 그는 울라지보스또크의 <대중공보사>에서 독립운동자 리강, 우덕순 등과 손을 잡았으며 그 후 류동하, 조도선과도 알게 되어 뜻을 같이하게 되였다. 그해 10월 이또가 로씨야 재무대신 꼬꼬브쪼브와 만주침략문제를 둘러싸고 회담하기 위하여 할빈으로 온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이 절호의 기회에 이또를 처단할 결심 밑에 면밀한 계획을 짰다. 조도선, 우덕순이 책임진 조가 채가구역에서 이또를 처단할 계획을 실패하자 혼자서 할빈을 담당한 안중근”(518쪽)

 

안중근 의사에 대한 남한의 기록의 하나를 봅니다. 안중근의사! 그는 1909년 우덕순과 소수의 결사대를 조직하여 만주의 하얼빈 역, 지야이지스고 역 근처에서 초대 한국통감 이토 히로부미 등의 하차 시 암살을 준비하였습니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 잠입하여 역전에서 러시아군의 군례를 받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습니다. 하얼빈 총영사 가와카미 도시히코(川上俊彦) 등에게 중상을 입히고 현장에서 러시아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에 살인의 죄형으로 뤼순 감옥(뤼순형무소)에서 사형 집행되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맞아 우리가 그의 숭고한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남산 기념식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가령 2019년 8월에 국내에서 한국조폐공사, 풍산화동양행이 “안중근 하얼빈 의거 110주년 기념메달”를 제작했고, 중국 하얼빈에서 하얼빈 의거 110주년 기념 특별전이 2019년 9월 2일부터 11월까지 열리고 있고...중국 다렌 뤼순 감옥에서는 안중근 의사 순국 추모제를 개최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 보훈기관의 자세입니다. 엉뚱한 일(?)에는 열성적이고,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뤼순 감옥에 투옥되어 일제의 심문과 재판을 받는 중에도 의연한 태도를 조금도 굽히지 않던 안중근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고 1910년 3월 26일 순국했습니다. 기념식도 정성을 다해 치러야 하지만, 순국일을 추모하는 날에도 관계기관이 애정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중국 하얼빈역에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물론 정부가 챙겨야 할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을 비밀리에 진행해온 끝에 2014년 1월 19일 첫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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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하얼빈 의거 110주년 기념메달-한국조폐공사.풍산화동양행-2019.8.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식에는 흑룡강성 부성장과 하얼빈시 시장 등 중국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사설을 통해 '안중근 기념관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후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일본이 역사를 반성하는 날은 언제일까".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중국 가면 꼭 가봐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관련기관은 어떻게 했나요?

 

2019년 정초(正初)에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의군-푸른 영웅의 시대'가 하반기 KBS에서 방송된다고 했었습니다. 하얼빈시를 비롯 상해, 북경의 메이저급 미디어회사들과 한중 공동투자 및 중국 내 촬영에 참여...북미지역의 글로벌플랫폼회사까지 동참한다고 난리굿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도로 아미타불(阿彌陀彿)’이라!

 

그런데 아주 중요한 ‘유해 발굴’은? 안 의사가 "내가 죽은 뒤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다오."라고 했는데...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고문도 두렵지 않다. 나의 이성과 심장은 너희들에 의해 병들었다. 죽으면서 나는 기쁘다. 나는 조국 해방의 첫 번째 선구자가 될 것이다.”라고 했는데...2018년 7월 3일 대통령 직속 대한민국 100주년을 준비하기 위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는데, 그동안 무슨 일을 했나요? 뤼순의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간양록(2019.3.25.)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중근 의거 110주년(2019,10.26.)을 맞아 정부나 국민들이 모두 자성(自省)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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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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