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스위니 토드'

잔혹하지만 따뜻한 스릴러
기사입력 2019.10.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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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토드] 공연사진_박은태(제공.오디컴퍼니).jpg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보고 나면 뭔가 얻어가는 공연이 있다. 내 취향(난 밝고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좋아한다)은 아니지만 26일 관람한 뮤지컬 '스위니 토드'가 그런 경우다. 

 

처음엔 나에게 맞을까 약간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워낙 평이 좋고 박은태, 김지현, 서영주를 좋아해 주저 없이 보기로 마음먹었다. 어제 일단 보고 나니 뭔가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약간 슬프기도 하면서 후련한 감정이랄까.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은 보기엔 약간 잔혹하다. 피(진짜 피는 아니다)가 많이 튀고, 칼(과도 비슷한)이 나온다. 그런데 불편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극이 어두웠지만 파이 가게 주인 '러빗 부인' 역 김지현의 밝은 연기와 노래가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김지현은 뮤지컬 '모래시계, '러브레터' 등 창작 뮤지컬에서 슬픈 역을 많이 해 그런지 눈빛부터 슬퍼 보인다. 2017년 뮤지컬 '모래시계' 프레스콜 때 충무아트센터 사거리에서 김지현과 마주쳤을 당시 눈빛이 무척 슬퍼 보였다. 그러던 김지현이 어제 '스위니 토드'에선 극 분위기를 무척 밝게 만들어줬다. 약간 아재(?) 개그 비슷한 대사로 관객들을 웃음짓게 했다. 볼 때마다 매력이 넘치는 김지현은 뮤지컬, 연극에서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성장한 듯 하다. '스위니 토드' 역 박은태와 호흡도 좋았다. 

 

[스위니토드] 공연사진_김지현(제공.오디컴퍼니).jpg

 

잔혹한 복수를 펼치는 이발사 '스위니 토드' 역을 연기한 박은태는 그 역에 딱 맞는 연기와 노래를 보여줬다.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15년 만에 돌아와 잔혹한 복수극을 펼치는 이발사 '스위니 토드의 처연한 눈빛과 모습을 제대로 표현했다. 여러 작품에서 박은태를 봤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가 펼치는 복수와 마지막 반전(슬픈 반전이다)은 무척 슬펐다. 극 자체가 조금 슬프기도 하다. 

 

이 작품이 계속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한국 뮤지컬을 이끌 젊은 배우들의 풋풋함과 상큼함이 극을 밝게 만들었다. '스위니 토드'를 구해준 청년 '안소니'를 연기한 임준혁과 '스위니 토드'의 딸 '조안나'(아이스크림 이름 아니다) 역으로 나온 이지수가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이 펼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무척 좋았다. 앞으로 한국 뮤지컬을 이끌 젊고 재능있는 배우들이라 더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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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외에도 순진한 소년 '토비아스'를 연기한 신재범과 '스위니 토드'를 괴롭힌 악당 '터핀 판사' 역 서영주가 인상적이다. 특히 서영주는 특유의 깊이 있는 목소리(이렇게 좋은 목소리 가진 배우는 드물다)와 능청스러운 연기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 현실과 닮아 있어 더욱 공감이 갔다. 극심한 빈부 격차는 영원히 풀 수 없는 난제인 듯 하다. 그런 점에 주목해 보면 더 좋을 듯하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음악은 무척 기괴했지만 듣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이 작품은 두 번 정도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어제 이 작품을 보고 나니 어느 정도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 든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2020년 1월 2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옥주현, 김지현, 린아(이지연), 김도형, 서영주, 임준혁, 신주협, 신재범, 최서연, 이지수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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