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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때로는 작은 것이 소중하다. 9일 관람한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우리에게 익숙한 명작 소설 '키다리 아저씨'를 밝고 경쾌한 2인극으로 선보인 자체가 좋았다. 라이선스지만 창작 느낌이 들었다.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소녀 '제루샤'와 그를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 '제르비스'의 이야기가 2인극이 가진 장점으로 관객 마음을 두드린다.
이 작품은 소박한 무대와 두 명의 배우가 펼치는 연기와 노래 하나 하나가 사랑스럽다. 대형 뮤지컬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소극장 무대가 가진 장점이 빛난다. 두 명의 배우가 서로 편지를 읽으며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금은 사라진 편지에 대한 추억이 아련하다. 무척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쉼터 같은 작품이다.
귀여운 소녀 '제루샤'로 나온 이아진(이지민)은 역에 딱 맞는 노래와 연기를 보여줬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우 2세(아버지가 뮤지컬 배우 이정열)라 그런지 노래와 연기가 수준급이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은 배우다.
'제루샤'를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 '제르비스'를 연기한 김지철(김영철)도 이아진과 호흡이 잘 맞았다. 김지철이 보여준 키다리 아저씨는 신선했고 좋았다. 극 중간 보여준 즉흥 연기와 대사도 재미있었다. 이아진과 김지철이 같이 부른 '행복의 비밀'은 기억에 오래 남는 노래다. 이 외에 다른 노래들도 극과 잘 맞아 떨어졌다.
네 번째 공연에 들어간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가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한다. 연극 '오만과 편견'에 이어 요즘 2인극이 좋아졌다. 2인극 재미를 많은 관객들이 느꼈으면 한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2020년 1월 1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강필석, 신성록, 송원근, 김지철(김영철), 유주혜, 강지혜, 이아진(이지민)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