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북한 문학예술 ⑧용어풀이로 살펴본 북한의 가극(歌劇)

기사입력 2019.11.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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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대혁명가극-금강산의 노래-사진 자료=북한 월간 조선.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대한민국 가극의 효시는 1948년 이탈리아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1813~1901)의 대표작 중 하나인 <춘희(椿姬)>의 공연으로, 이인선(李寅善)의 국제오페라사에서 공연했습니다. 1949년 한규동(韓圭東)을 중심으로 한불협회(韓佛協會)가 프랑스 샤를 구노(Charles Gounod.1818~1893.)의 <파우스트(Faust)>의 일부가 무대에 올렸고, 1950년 국제오페라사가 프랑스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1838~1875.)의 <카르멘>을 공연했습니다. 이후 여러 오페라단이 명멸(明滅)하면서 몇 편씩의 가극을 공연하였습니다.

 

북한의 가극! 북한의 <문학예술의 종류와 형태>를 보면, ‘4.가극예술의 형태적특성과 그 발전’(229~258쪽), ‘5.음악예술의 형태적특성과 그 발전’(259쪽)으로 명확하게 구분했습니다. 하지만 ‘음악예술의 형태구분’(287쪽)에서 ‘음악예술’을 ‘성악․기악․극음악’으로 구분하고 ‘극음악’을 ‘가극․음악무용이야기․음악무용서사시․음악무용서사시극’으로 세분했습니다. 그러나 <조선백과사전(9)>(1999년)은 “문학예술: 문학, 영화, 연극, 음악, 가극, 미술, 무용 등 인간과 그 생활을 형상적으로 반영하는 사회적의식의 제 형태들.”(466쪽)이라고 했습니다. 음악과 가극을 같은 위치에 올려 놓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2001년에 발간된 <조선대백과사전(18)>(488쪽)은 북한음악을 총정리하면서 음악과 가극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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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대혁명가극-꽃파는 처녀-사진 자료=북한 월간 조선.

 

<조선대백과사전(3)>은 “극음악: 극적서술형태를 띤 음악종류. 가극, 교향곡, 교성곡 등이 이에 속한다. 극음악들은 청중들에게 극적인 정서를 불러 일으킬수 있는 고유한 특징을 가진다. 가극음악은 우리 나라 극음악에서 중심을 이룬다.→가극, 교향곡, 교성곡”(420쪽)이라고 했습니다. ‘음악예술의 형태구분’에서는 교향곡을 ‘기악’으로 구분했습니다. 이 형태구분에 없는 ‘교성곡’은 “합창, 독창, 중창 등의 성악형식들과 관현악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큰 규모의 교향악작품형식”(<조선대백과사전(2)>,597쪽)이라고 하고, “사상정서적 표현의 성격에 따라 서정적인것, 서정서사적인것, 경축적인것, 극적인것 등으로 구분된다.”(598쪽)고 했습니다. 이 뜻풀이에서 ‘극’이라는 낱말은 ‘극적인 것’과 ‘극적 얽음새’에만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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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대혁명가극-당의 참된 딸-사진 자료=북한 월간 조선.

 

남한의 사전들은 ‘가극’이란 용어를 대부분 ‘오페라(opera)’라고 풀이했습니다. <국어대사전>, <금성판 국어대사전>, <두산세계대백과사전>, <세계대백과사전>(동서문화) 등은 ’<가극=오페라‘, ’가극→오페라‘라고 했습니다. <새 우리말큰사전>(“노래와 관현악을 주제<로 하는 극. 곧 오페라를 말함.”)이나 <브리태니커세계대백과사전>(“→오페라. 노래를 중심으로 한 음악극.”)도 유사합니다. <우리말 큰사전>는 “관현악과 더불어 대사를 성악으로 하는 연극”(5쪽)이라고 했습니다. 가극을 연극의 종류로 분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도 ‘가극’의 영문표기를 ‘opera’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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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대혁명가극-밀림아 이야기하라-사진 자료=북한 월간 조선.

 

북한의 <조선말대사전(1)>(1992년)은 “가극 :《문예》 노래와 음악을 기본수단으로 하는 종합적인 무대예술의 한 형태”(3쪽)라고 했습니다. 음악의 종류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선대백과사전(1)>(1995년)도 “대사와 행동을 기본으로 하는 연극과는 달리 작품의 내용이 시종일관 노래를 중심으로 하는 음악의 흐름속에서 표현되는 극”(43쪽)이라면서 음악, 연극과 차별화했습니다. 1974년 백과사전출판사에서 펴낸 <백과사전(1)>도 “가사와 음악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생활을 극적으로 반영하는 종합예술”(25쪽)이라고 했습니다. <백과전서(1)>(1982년)도 “노래와 음악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생활을 극적으로 반영하는 무대예술의 한 형태”(27쪽)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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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대혁명가극-피바다-사진 자료=북한 월간 조선.

 

‘가극’과 복합된 용어가 ‘민족가극’입니다. 남한에서는 쓰임새가 없는 용어입니다. <조선대백과사전(10)>은 “매개 나라들에서 민족적인 주제와 자기 민족의 고유한 음악형식으로 창조한 가극.”(68쪽)이라 풀이하고 “우리 나라의 민족가극은 판소리에 기초하여 발생한 창극으로부터 시작되였다. 창극은 해방 후 1950년대 말까지 우리 나라의 유일한 민족가극형식으로 발전해왔다. 1960년대에 들어서서 민족음악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킬데 대한 우리 당의 주체적 문예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적극적인 창조활동에 의하여 지난날 주로 전설, 설화 등의 민족고전작품들만을 제재로 하여온 판소리양식의 창극은 근본적으로 개조되여 민요를 바탕으로 하는 인민적이고 통속적인 새로운 현대적양식의 민족가극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고 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은 <춘향전> 입니다.

 

또한 <조선대백과사전(10)>은 “그 첫 작품이 사회주의현실을 주제로 한 <강건너 마을에서 새 노래 들려온다>(1960년)이다. 그후 현대적주제의 작품을 위주로 한 민요바탕의 새로운 민족가극작품들이 많이 창작되여 나왔다. 1970년대초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현명한 령도와 정력적인 지도밑에 력사적인 가극혁명이 빛나게 수행되고 인류가극사상 처음되는 주체적인 <피바다>식 가극이 탄생됨으로써 우리 나라 민족가극은 보다 높은 획기적 발전단계에 올라섰다.”고 했습니다. <피바다>식 가극의 대표작은 다음의 ‘5대 혁명가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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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민족가극-춘향전-사진 자료=북한 월간 조선.

 

1)피바다 : ‘당중앙(김정일)의 지도’하에 “1971년에 창조한 불후의 고전적명작 <피바다>중에서 혁명가극 <피바다>(7장 4경)”-<백과전서(5)>

2)꽃파는 처녀 : 김일성이 “초기 혁명활동 시기에 창조공연된 불후의 고전적명작 혁명가극. 1930년 오가자에서 창조 공연된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는 1972년에 ‘혁명영화<피바다>식 혁명가극’, 1977년에 ‘혁명소설’로 재조명-<백과전서(5)>

3)밀림아 이야기하라 : 1972년 국립민족예술단에서 제작한 혁명가극으로 서장, 전5장, 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조선대백과사전(10)>

4)당의 참된 딸 : 1971년에 ‘조선인민군협주단’이 창작한 ‘혁명가극’으로, 6.25때 ‘조선인민군’의 ‘간호원’ 강연옥의 삶을 그린 작품-<백과전서(2)>

5)금강산의 노래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혁명가극으로, 1973년 김일성의 61회 생일 기념 작품으로 제작되어 그해 4월에 초연. 영화 <금강산처녀>를 각색하여 5대 혁명가극 중에서 마지막으로 창작된 작품-<백과전서(5)>

 

북한 가극! 지금은 ‘빛 좋은 개살구’! 그처럼 자랑하던 ‘5대 혁명가극’은 과거에만 존재할 뿐입니다. 물론 지금도 자랑 삼아 공연할 수는 있겠지만..돈이 있어야 뭘 해도 하지..수장(首長)이 지금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좀 날리고는 있지만, 제작비 없음!!! 그동안 ‘주체사상’과‘김일성 3대 세습’ 속에서도 가극예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선량한’ 북한 가극예술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북한 가극의 소생(蘇生)은 북한 정권의 참회(懺悔)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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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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