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부산

화려한 무대와 함께 펼쳐진 슬픈 사랑 이야기
기사입력 2019.12.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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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지하미궁.jpg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이 작품이 한국인에게 특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항상 궁금했다.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직접 보니 궁금증이 풀렸다. 

 

이 작품은 화려한 무대와 아름다운 음악(2막으로 갈수록 슬프다)이 한국인 감성에 딱 맞는다. 한국인이 좋아하는(나도 그렇지만) 사랑 이야기와 음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음악이 계속 나오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신선하다. 배우들의 성악 발성(두성)과 극중극 형식 오페라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13일 공연에선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도 좋았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미모를 자랑하는 '크리스틴' 역 클레어 라이언과 그녀를 사랑하는 귀족 '라울' 역 맷 레이시, 크리스틴을 사랑하지만 슬픈 결말을 맞는 '유령' 역 조나단 록스머스 세 배우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아울러 다른 배우들도 자기 몫을 단단히 해낸다.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샹들리에다. 거대한 샹들리에가 떨어질 때 관객들은(배우들은 조금 위험하지만) 깜짝 놀라면서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이 작품을 전체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사랑이다. 흉측한 외모를 갖고 태어나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숨어 사는 '유령' 역 조나단 록스머스는 버림받은 고통과 사랑의 아픔을 처연하게 표현했다. 개인적으로는 중학교 3학년(1992년) 때 첫사랑(같은 교회 다니던 동갑 여학생)이 떠올라 무척 공감이 갔다. 괴로워하는 '유령' 모습이 예전 내 모습 같아 슬펐다. 이 부분은 남자들이 많이 공감할 듯하다.  

 

All I Ask Of You 크리스틴_라울.jpg

 

'유령'(조나단 록스머스)이 보여준 사랑이 어둡고 슬프다면 귀족 '라울'(맷 레이시)과 아름다운 '크리스틴'(클레어 라이언)의 사랑은 밝고 아름다웠다. 갓 연애를 시작한 짝(커플)이 보여주는 싱그러운 모습 그 자체였다. 두 사람이 부르는 'All I Ask of You'(바람은 그것 뿐)가 밝은 느낌이었다면 '유령'이 부르는 같은 노래는 무겁고 슬펐다. 같은 노래가 이렇게 다른 느낌을 주나 싶어 흥미로웠다. 

 

그동안 많은 뮤지컬을 봤지만 내한 공연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내한공연을 기대하고 온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듯하다. 아울러 부산 시민들 열정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동안 문화(뮤지컬, 연극, 영화, 무용..) 자체가 서울 등 수도권에 치우친 게 사실이다. 네이버, 다음 댓글 보면 지방에서 문화 접할 기회가 아주 적은 걸 알 수 있다. 있다 해도 영화가 전부고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가 첫 공연장소로 부산을 택한 건 의미 있는 결정이다. 13일 관람한 부산 드림씨어터는 아담하면서 음향, 조명 등이 괜찮았다. 지하철 역에서 가까워 부산 시민들이 접근하기도 쉽다고 하니 뮤지컬 시장 확대에 기여했으면 한다. 

 

서울에만 치우친 우리 뮤지컬 시장(이건 비정상이다)이 더 확대되길 바란다. 이번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부산 공연이 시작이 되어 3월 서울, 7월 대구까지 잘 이어졌으면 한다. '오페라의 유령' 성공신화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부산은 2020년 2월 9일까지 드림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후 3월 14일부터 6월 26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7월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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