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2020년 프로그램 공개

기사입력 2020.01.2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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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1월 2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2020 시즌 프로그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 연극 '휴먼 푸가' 배요섭 연출, 연극 '왕서개 이야기' 김도영 작가-이준우 연출, 연극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 극작과 연출을 맡은 김지나, 연극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 공동창작과 연출을 맡은 임성현이 참석했다.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은 "2018년 극장 소유주로부터 임대 계약 종료를 통보받은 뒤 남산예술센터 미래에 대한 논쟁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불안정한 환경에서 창작할 수 없어 올해는 9월까지만 시즌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해 여느 때보다 작품 수는 적다" 고 말했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서울시에서 남산예술센터의 소유 문제를 둘러싼 연극인들과 직원들의 의견을 1차적으로 경청했다. 계약 문제와 관련된 제안에 아직 답이 없는 상태다. 계약 종료 6개월 전에는 임차인이든 임대인이든 상호 의견을 밝혀야 하는 만큼 그때가 되면 서울시에서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설명했다. 

 

남산예술센터 건물은 서울예대(학교법인 동랑예술원) 소유로 서울시가 2009년 서울예대와 임대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공극장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2018년 서울예대 측에서 임대계약 종료를 통보하면 극장 소유권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났다. 현재 서울시와 서울예대 측의 임대계약은 2020년 12월에 끝난다. 

 

하지만 이번 시즌 프로그램이 남산예술센터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극장 소유주인 서울예대 측에서 임대계약 종료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먼저 한강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토대로 제작한 '휴먼 푸가'(연출 배요섭, 5월 13~24일)와 '더 보이 이즈 커밍(The boy is coming)'(연출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 5월 29~31일)이 관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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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상처받고 아직 치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어떻게 미래로 나아갈지 관객들과 고민한다. '휴먼 푸가'는 2019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공연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주관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됐고, 폴란드 스타리 국립극장의 '더 보이 이즈 커밍'은 2019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5.18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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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푸가' 배요섭 연출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어떻게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잔혹함이 극단적으로 나왔을 때 대규모 학살이나 죽음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것을 어떻게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이 작품 의미다" 고 설명했다. 

 

이어 "뛰다라는 형식으로 작업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당분간 강원도 화천에 예술공간을 만들어 젊은 예술가들이 와서 영감을 얻고 자라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작품 외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있고 잘되면 조금 더 일상으로 돌아가 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고 덧붙였다. 

 

30대 젊은 창작자들의 시선으로 역사의 아픔을 바라보는 공모 작품 3편도 선보인다. 

 

'왕서개 이야기'(작 김도영 연출 이준우, 4월 15~26일)는 1932년 일본군이 만주에서 마을주민을 학살한 사건을 배경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인 일본 군인을 차례로 찾아가며 복수하는 이야기다. 작품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진실을 묻고 왜 가해자는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할 수 없었는지 묻는다. 

 

김도영 작가는 "복수를 어떻게 하고, 일본의 입장에서 사과는 어떻게 할 것이고 우리는 어떻게 공감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고 말했다.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작.연출 김지나, 6월 24~7월 5일)은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 아픔을 이야기하며 광장이란 공간을 통해 우리가 함께 불편한 시대를 겪어 가고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자 한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연출 임성현, 9월 2~13일)는 '예배'의 제의성과 연극성을 복원하기 위해 예배를 극장으로 가져온 작품이다. 극은 기독교가 배제해온 성소수자를 둘러싼 불안과 혐오, 위기와 분열을 그린다. 

 

임성현 연출은 "오랜 시간을 기독교 정신과 예배문화, 예수 가르침과 시간을 보내며 자라온 현직 기독교 신자다. 공연은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기독교 예배 그 중에서 대부흥성회 예배 형식을 가지고 와서 만들어질 예정이다" 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서 예배들 드릴 때마다 왜 재미가 없나, 지루하고 왜 이것을 반복해야 하는지 의문이 있었는데 연극을 하고 나서부터 예배에 연극적인 요소와 재미, 그리고 정서적인 힘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됐다. 예배를 살리기만 하면 재미있는 요소가 나올 것 같았고 기독교가 다시 부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 덧붙였다.    

 

남산예술센터는 미완성 공연을 지원해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프로그램 '서치라이트'(3월 3~13일)도 진행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제작비를 지원받고 3월에 극장, 관객, 기획자, 예술가와 함께 작품을 공유할 기회를 갖는다. 

 

동아시아 현대 희곡을 엿볼 수 있는 일본희곡 낭독공연(2월 21~23일), 중국희곡 낭독공연(3월 24~29일)도 선보인다. 

 

시즌 및 공모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2월 12일 오후 2시부터는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을 통해 '왕서개 이야기',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 등 세 편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시즌 티켓(4만 5천원)을 오픈한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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