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2020 북한 달력 ②2월과 북한의 2월은 김정일 세상

기사입력 2020.01.3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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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북한 달력 2월-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 발행.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원래 캘린더(calendar)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朔日)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轉用)케 되었던 것입니다. H.D.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숲속의 생활>에서 “캐나다 태생의 채벌군인 그가 가진 책이라곤 한 권의 달력과 한 권의 수학책 뿐 이었다. 달력은 그에게 일종의 백과사전이었다. 그는 달력 속에 인류 지식의 요약이 들어있다고 보았다.”라고!

 

북한도 매년 달력을 발행합니다. 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에서 발행한 북한의 2020년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The great Comrades Kim Il Sung and Kim Jong IL Will Always Be with Us.)”/ “주체 JUCHE 109 (2020)”/ “조선출판물수출입사 Korea Publications Export & Import Corporation”라는 글이 있습니다. 2020년 새 달력 ‘2월’에는 사진 “백두산의 장군봉”이 있습니다.

 

달력 2월의 1일부터 29일 사이에는 [8일(건군절.정월대보름), 16일(광명성절)]이 적색(赤色)으로 인쇄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립춘 2.4/ 우수 2.19]이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백두산밀영 고향집’(그림)→[“2.16 광명성절.(February 16 : Day of the Shining Star.)/ 주체 31(1942) 2.16.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탄생하시였다.(February 16, Juche 31(1942) : The great learder Comrade Kim Jong IL was born.)”→ 

 

→“주체 37(1948) 2.8.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조선인민군을 창건하시였다.(February 8, Juche 37(1948) The great learder Comrade Kim Il Sung founded the Korean People‘s Army.)/ 주체 101(2012) 2.14.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원수칭호를 받으시였다.(February 14, Juche 101(2012) The great Comrade Kim Jong Il was honoured with the title of the DPRK Generalissimo.)/ 2.8. 정월대보름(민속명절).(February 8 : Jongwoldaeborum, the 15th day of the first month by the lunar calendar.(Korean folk festival)]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김일성동지께서 조선인민군을 창건”이라는 문귀(文句)는 “정치적 선전 자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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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조선-광명성절 2.16 경축 김정일화축전.

 

북한의 2월은 ‘김정일 세상’! 2월 내내 북한의 언론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 ‘광명성(光明星) 김정일’ 생일 관련 기사가 홍수를 이룰 것입니다. ‘광명성’은 1965년에 발행된 <조선어사전>에는 없는 어휘인데, <조선어대사전>(1992년)에는 “① 환하게 빛나는 별 ② 항일혁명투쟁시기; 환하게 빛나는 별이라는 뜻으로 《친애하는 김정일동지》를 높이 우러러 이르는 말. 최근에는 ‘백두광명성’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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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조선-광명성절 평양시 청년학생들의 경축무도회.

 

김일성이 김정일 생일(1992.2.16)에 썼다는 송시, 김일성의 붓글씨 한자 7언 송시’! 다음은 김일성의 <광명성찬가>입니다/ “白頭山頂 正日峯(백두산정 정일봉) 백두산마루에 정일봉 솟아있고/ 小白水河 碧溪流(소백수하 벽계류) 소백수푸른물은 굽이쳐흐르누나/ 光明星誕 五十週(광명성탄 오십주) 광명성탄생하여 어느덧 쉰돐인가/ 皆贊文武 忠孝備(개찬문무 충효비) 문무충효 겸비하니 모두다 우러르네/ 万民稱頌 齊同心(만민칭송 제동심) 만민이 칭송하는 그 마음 한결같아/歡呼聲高 震天地(환호성고 진천지) 우렁찬 환호소리 하늘땅을 뒤흔든다.”

 

김일성은 김정일의 아버지! 김정일은 김정은의 아버지! 그런데 북한 위정자들은 김정일에게 ‘아버지’ 또는 ‘어버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1985년에 ‘김정일 칭송책자’인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가 출판되고 이듬해 2월에는 “인민의 어버이”라는 호칭도 쓰였습니다. 1992년 12월 김정일 50회 생일기념 ‘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에서 “경애하는 아버지”라는 말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 아버지의 노래”가 나왔습니다. 북한의 <조선말사전>에 보면 ‘아버지’는 “자기를 낳은, 어머니의 남편”이고, ‘어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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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78회 생일 기념우표 발행-2020.2.16.-조선우표사-연합뉴스 자료.

 
이 같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우상화는 끝없이 계속되었습니다. “사나운 폭풍도 쳐몰아내고/ 신념을 안겨준 김정일동지/ 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고/ 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는 “인민과 청년들의 심장의 노래”로 1993년의 우상화 작업을 마무리한 북한은 “인민을 위해 가는 그 길이라면/ 때식도 잊으시고 눈비도 맞으시네/ 이 땅의 한끝까지 가고 또 가시며/ 주체의 혁명위업 누리에 펼치시네/ 김정일, 그이는 우리 어버이/ 김정일, 그이는 인민의 어버이”라는 ‘가사’로 1994년을 시작했고, 그의 진짜 아버지는 1994년 7월 8일 저승길로 떠났습니다.

 

광명성절(光明星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012년 1월 12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특별보도’를 통해 “주체의 최고 성지인 금수산기념궁전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를 생전의 모습으로 모신다”고 공표했다고 보도했고,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을 ‘광명성절’로 제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때도 북한의 2월은“김정일 세상”이었는데. 아들 김정은은 2020년에도 계속해서 김정일 세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세상에“악마”가 나타났습니다. 중국 시진핑이 1월 28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지칭한 그 악마! 북한 땅에 이미 퍼졌는데...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월 31일 “남조선에서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감염환자 급증”이라는 기사에서 "경상남도 창원에서는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환자가 수십명 발생하여 의료진이 동원되여 감염환자들을 격리시켰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아마도 북한의 2월은“악마의 세상”이 될 것이 자명한데. 부하들은 ‘가짜뉴스’나 퍼트리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김 위원장! 올해는 광명성절 행사 모두 취소하고, “자신이 이번 전쟁을 직접 지휘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한 시진핑처럼 결연한 의지를 백성들에게 보여야 할 것입니다. 시진평을 이용만 하지말고, 본받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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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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