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인사이드] 일러스트레이터 에세이스트 '신실한 수진씨'

에세이 '여행을 쉽니다'의 작가
기사입력 2020.02.03 10:45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2223.jpg

(일러스트 에세이리스트 수진씨)

Q. 나를 소개해주세요.

제 필명은 '수수진'이에요. 본명은 굳이 밝히지 않을게요. (ㅎ.ㅎ) 일러스트를 하고 있고요. 글도 써요. 독립출판을 하면서 2018년도에 작가로 데뷔를 했어요. 그전에는 5년 정도 직장을 다녔죠. 국외, 국내 대기업에 다녔었어요. 여러 프로젝트를 맡아 했었어요. 기업명은 대기업 'K사’와 'N사' 정도로만 밝힐게요. 

저는 대학교 07학번 세대인데, 당시 홍대에 있는 'K사'가 굉장히 멋져 보였어요. 그 일대로 펼쳐진 젊음의 거리가 제겐 큰 로망으로 다가왔거든요. 그래서 희망을 품고 입사했는데 막상 들어가고 나니 기업문화가 너무 딱딱하게 느껴져서 결국은 나왔어요. 기대에 비해 실망감이 컸어요. 대기업 하위기업의 조직구조 때문에 일을 할 때 버겁게 느껴졌죠. 그래서 차라리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했어요.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 차이점은 기업문화와 소통의 차이가 가장 컸던 거 같아요. 물론 기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

저는 책을 정말 좋아해요. 책을 많이 읽다 보니 독립출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 거 같아요. 

해방촌에 가면 개인이 하는 책방들이 많이 있어요. 그중에 '스토리지 북 앤 필름'이라는 점포가 있는데 가장 특이해요. 개인이 만든 책들을 팔아요. 정말 책 같지 않은 책들, 정형화되지 않은 책들이 판매가 되고 있더라고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책이라 특이하고 매력적이게 다가왔어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건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판매되고 있는 책들을 보고서 신선한 충격에 저도 도전을 하게 된 거죠. (ㅎ.ㅎ) 

저는 일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일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우리 어머니 세대 때는 여자이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었던 시대도 있었어요. 그때에 비해 지금 시대는 많이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직도 제한이 많긴 하지만요. 저는 아직 가정을 꾸리거나, 결혼을 생각하곤 있지 않아서 지금 내 일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 그리고 또 저는 질문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작가가 된 게 아닌가 싶네요. (ㅎ.ㅎ)

454543.jpg

(수진씨의 일러스트 작품) 

Q. 내 삶에 가장 중요한 건? 

30대의 중반을 향해 가는 사람인데…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 저는 ‘신앙’이 가장 중요해요. 왜냐하면 현대사회가 정말 복잡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나의 정신을 보존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 건지 분별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옳고 그름, 선과 악, 심지어 취향마저도 요즘은 스스로 선택하기가 힘드니까요. 

‘굿 플레이스’란 미드가 있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이 (+/-) 점수로 매겨져서 '천국'과 '지옥'에 가는 지표가 되는 이야기거든요. 우리가 사회에서 하는 모든 행동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한 거죠. 저는 그 기준을 '신앙'에서 찾았어요. 요즘은 사회에서 그걸 개인의 취향, 즉 ‘개취(개인의 취향의 줄임말)’라고 말하는데 저는 신앙인이시다 보니 답을 신앙에서 찾는 것 같아요. 


Q. 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사람의 손을 거치면 때가 묻게 되더라고요. 정책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우리 사회가, 있는 그대로 서로의 '메시지'를 바라볼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서로를 비난하고 판단하는 의사소통들이 너무 많아졌잖아요.

누군가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 좌파 아니냐, 비꼬는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니까. 사회 정의에서도 왜곡된 부분이 많아진 것 같고, 안타까운 현실이죠. 또한 기성세대 분들이 다음 세대를 위한 양보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분들이 너무 힘들게 살아왔고 고생했다는 건 인정하지만, 이제는 서로 양보하고 협력해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저는 몇 가지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젊은 세대 친구들에게 배울 점도 정말 많거든요. 기성세대 분들도 젊은 세대들과 협력을 통해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9a78cb3906b3eea4f6a59f1f45c3255_1580437508_8509.jpg

(수진씨가 낸 책, '여행을 쉽니다') 

Q. 최근에 책도 내셨다는데 '어떤 책'인가요? 

최근에는 '여행을 쉽니다'라는 책을 냈어요. 이 책을 내게 된 계기는 ‘여행’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중에 ‘당신의 일상이 여행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문구를 발견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 문구가 좀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요즘은 인생에서 여행을 너무 판타지로 만들어 버린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여행마저도 상품화 시켜서 마치 여행을 가지 못하면 패배감을 느끼고 여행도 정해진 코스처럼만 짜여진대로만 가야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여행을 쉽니다’라는 제목으로 이름을 정했어요. 여행의 본질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책이 됐으면 좋겠어요. 

 

[곽중희 기자 rhkrwndgml@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