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드라큘라'

슬픈 사랑 이야기로 관객을 빨아들이다
기사입력 2020.02.2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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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공연사진_영원한 삶(Life After Life)_전동석 1(제공.오디컴퍼니(주)) (1).jpg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공연은 한 번 보는 것보다 두 번 보는 게 이해가 잘 될 때가 있다. 영화도 그렇지만 최근 뮤지컬을 자주 보면서 이 사실을 강하게 느낀다. 22일 관람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2014년 초연보다 더 나아진 서사(정말 탄탄해졌다)와 슬픈 음악, 화려한 무대로 돌아왔다. 

 

2014년 초연 때는 배우들(류정한, 정선아, 조성윤(조강현), 양준모, 이지혜, 이승원 등)은 잘했는데 서사가 조금 부족했다. 다만 음악이 무척 슬프고 좋아(프랭크 와일드혼 음악은 항상 한국인들 감성을 저격한다) 서사 부족이 큰 흠으로 보이지 않았다. 22일 관람한 '드라큘라'는 서사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했다. 드라큘라 죽은 부인 초상화와 운명적 사랑에 갈등하는 '미나' 이야기를 이어지게 해 초연 때 궁금했던 부분을 관객에게 이해시켰다. 나도 초연 때 이 부분이 제일 궁금했는데 공연을 다 보니 모두 이해됐다. 

 

극 전개도 초연보다 빨라지고, 무대도 더 화려해져 관객을 배려한 느낌을 준다. 세밀해진 소품과 살아 있는 영상, 움직이는 세트 등 볼거리가 다양했다. '드라큘라' 최대 장점인 슬픈 음악도 여전했다. 

 

'She', 'At Last', 'If I Had Wings' 등 서정적이고 슬픈 음악들이 감성을 자극한다. 배우들도 빼놓을 수 없다. 수백 년이 지나도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한 순정남 '드라큘라' 백작 역 전동석은 특유의 저음(목소리가 류정만 못지않게 좋다)과 슬픈 눈빛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전동석을 여러 작품에서 봤지만 이번 '드라큘라'가 제일 잘 맞는 듯하다. 술(술 좋아한다는 말을 콘서트에서 들었다)을 조금 줄이고, 목관리 잘 한다면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잡을 것이다. 전동석이 무대에 설 때마다 관객 100명 정도 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드라큘라] 공연사진_조용한 삶(Solitary Man)(제공.오디컴퍼니(주)) (1).jpg

 

사랑하는 약혼자 '조나단'과 신비로운 매력의 '드라큘라' 백작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름다운 여인 '미나' 역을 연기한 임혜영은 옥구슬 같은 맑은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성악(숙명여대 성악과)을 전공해 그런지 발음이 정확하고 가창력(두성)이 뛰어나다. 큰 시련(?)을 겪고 난 후 연기가 더 성숙해진 느낌이다. 흔들리는 '미나'의 감정을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그녀의 다음 출연작이 궁금하다. 

 

'미나'를 끝까지 사랑하는 '조나단' 역의 진태화는 안정적인 노래와 연기를 선보였다. 임혜영과 호흡이 잘 맞았고, 부드러운 미성이 돋보였다. 작품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렌필드' 역 김도현과 '반 헬싱' 역 손준호의 연기와 노래도 좋았다. 이 외 다른 배우들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다.  

 

이 작품은 두 번째 보는데도 무척 슬펐다. 2막 마지막 부분(이 부분이 절정이자 제일 슬프다)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말이지만 가슴이 아팠다. '내가 드라큘라 백작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공연 보면서 내내 든 생각이다. 아직까지 답을 못 찾았다. 여기에 대한 답은 보는 관객들이 제대로 찾을 듯하다. 

 

슬픈 음악과 사랑 이야기(내가 좋아하는), 화려한 볼거리가 더해진 뮤지컬 '드라큘라'는 6월 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준수, 전동석, 류정한, 조정은, 임혜영, 린지(임민지), 강태을, 손준호, 이충주, 진태화, 김수연, 이예은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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