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보다 무섭게 번지는 '신천지 혐오'

코로나보다 무서운 마음의 바이러스 '비난, 혐오, 추측, 편견'
기사입력 2020.02.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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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재난상황에도 특정 종교단체, 환자개인에 대한 추측과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객관적 사실과 진실 보도를 중심에 둬야할 언론이 정확하지 않은 추측성 기사를 내보내고, 그 기사엔 사실확인을 해야 한다는 요청 이전에 무자비한 인신공격과 비난의 댓글이 폭주하는 현실이다.

 

지난 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녀간 신도가 31번째 코로나19 확진 진단을 받았다.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녀간 신도들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매체에서는 '신천지 교회의 폐쇄성과 특이한 예배방식 때문에 감염자가 늘었다'는 과장성 보도와 '신천지 교회의 신일합일 교리 때문에 코로나가 확산될 수 있다'는 추측성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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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연합뉴스에서 보도한 '신천지 예배방식'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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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노컷뉴스에서 보도한 신천지 관련 내용) 

또한 '신천지 교회 신도인 31번째 환자가 병원에서 행패를 부리고 검사를 거부했다'는 사실무근의 정보도 유포됐다.


이에 신천지 교회는 지난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많은 거짓뉴스에 대한 해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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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예수교회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가짜 뉴스에 대한 Q&A) 

 

신천지(총회장 이만희) 공식 홈페이지에는 신천지예수교회가 '성도들에게 예배출석 사실을 숨기고 전도활동을 권장했다'는 내용과 '신천지예수교회가 성도들에게 기성교회 예배에 가서 코로나19를 감염시키라는 지령을 내렸다'는 내용을 포함한 15개의 뉴스에 대한 해명이 등재됐고, 추가로 등장하는 가짜뉴스에 대한 해명 또한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다. 

 

비난과 추측만으로 코로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적은 '감염된 사람, 집단'이 아니라, '바이러스' 그 자체다. 


책임을 질 사람이 필요하다면, 그건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이번 코로나19사태를 보며 우리 한국사회의 언론과 국민의 의식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모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언론은 무자비한 시선을 모으기 위한 덫인가, 최선의 방향으로 진실을 밝혀 항해의 키를 돌릴 돛인가. 지금 상황에서 언론, 국민, 정부가 힘을 쏟아야 할 곳은 특정 국가, 단체, 인물에 대한 판단과 비방, 혐오가 아니라 바이러스 방지를 위한 실질적 노력과,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격려와 응원이다.


가장 어렵고 힘든 순간이 오면 어둡고 깊은 곳에 있던 것들이 드러난다. 이번 재난 상황에서 국민과 언론의 의식 수준이 드러났다고 본다면, 우리 사회의 의식수준 또한 어디쯤에 있는지 각자 스스로 알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어려운 상황인만큼 서로 책임을 묻고 비난하기보단, 걱정하고 격려해주며 이해하고 이 상황을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속히 모든 코로나19 환자분들이 바이러스로부터 벗어나 행복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박민호 기자 bluebea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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