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대학의 원격수업 개강과 미래에 대한 단상(斷想)

기사입력 2020.03.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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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서울 종로구 삼청동 스튜디오. 필자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 국회교육희망포럼 등과 함께 2019년 2월 28일(목)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새로운 교육 100년과 국가교육위원회”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주제가 훌륭합니다. 그러데 필자는 이런 교육부의 지시 때문에 혼란스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날 29일 경남대학교 교수학습센터는 “사이버강좌 시험을 오프라인으로 실시...2019학년도 1학기부터 교육부의 새로운 기준에 따라 한 차시가 반드시 50분이 되도록 구성하여야 합니다”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 후 필자는 수긍하기 힘든 지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경남대학교의 교수학습센터 김병수 선생님은 이번 지시가 첫 학기니까 철저히 지시대로 운영한다고 했습니다. 필자는 사이버강좌의 특성이 무시된 것으로 생각했지만 교육부 지시를 따랐습니다. 사이버강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간고사를 강의실에서 실시했습니다. 물론 교육부가 심층적으로 연구한 결과이겠지만, 일선 교육현장에서 가르쳐온 교수의 생각은 일단 모두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오프라인 시험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강 정원도 50% 줄였습니다.

 

2019년 4월 19일 <조선일보>는 “규제 줄인다더니…교육부, 대학들 요구엔 귀 막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기사 내용(요약)은 “교육부, 혁신 과제 70건 심의/ 등록금 동결·온라인 강의 비율 등 대학이 폐지 요구한 핵심사항 빠져/ 최근 들어 대표적 '구시대 규제'로 꼽혀온 '온라인 강의' 지침도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온라인 강의가 전체 수업의 20%를 넘으면 안 된다'고 대학에 지침”을!

 

‘신문’은 서울 지역의 한 대학교수가 “교육부가 규제를 혁신할 의지가 있으면, 담당 과를 따질 게 아니라 현장에서 가장 불만 많은 규제부터 논의해야지, 지금은 위에서 하라니까 할 수 없이 자잘한 규제 몇 가지 건드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언어도단(言語道斷)? 필자는 대한민국 대학(大學)은 ‘빛·자유·학문’ 만을 추구하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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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정문-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2020.3.4.

 

2020년! 교육부는 코로나 19 확산 우려가 지속되면서 초, 중, 고교도 대학처럼 개학 후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확산될 경우 등교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학교를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수업'을 통해 개학 후 학생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벌어질 학교폐쇄 등에 대비하겠다는 복안입니다. 교육부는 2020년 3월 25일 '원격교육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온라인 수업을 위한 수업기준 등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2020년 1학기 전국의 대학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남대학교 학사운영대책본부는 2월 26일 [개강 2주 원격수업 시행 안내]를 통해 “3월 16일 개강부터 2주간 전체 강좌에 대한 원격수업”을 결정하고, [원격수업 수강 방법]을 공지했습니다. <경남신문>(2020.3.16.字)은 “경상대, 온라인 강의 첫 날 서버 다운/ 수강 신청·정정 접속자 몰려/ 학교 "순차적 강의 접속" 당부/ 창원대·경남대는 정상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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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학교-경남 진주시 진주대로 501

 

<경남신문>에 따르면, 경상대가 3월 16일부터 ’부산 울산 경남권역 대학 이러닝지원센터‘를 통해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으나 오전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 접속이 지연되더니 마침내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접속자가 몰려 수강 페이지에 접근 자체가 안 되면서 수업을 못 들은 학생들은 “실시간 강의를 듣고 있는 친구들이 서버가 터졌다는 얘기를 했다”며 “서버 오류인데 결석 처리가 되면 어떻게 하냐”며 불안해 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교육부가 온라인수업을 결정한 지 2주가 넘었는데 학교가 지금까지 뭘 준비했는지 모르겠다”고 했으며, 일부 수업의 경우 영상 없이 수업자료만 올린 채 과제 제출을 요구해 “방문 학습만도 못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상대 관계자는 “수강신청·변경을 하는 메인서버와 비대면 강좌를 하는 e캠퍼스 서버가 학생들 접속 폭주와 맞물리면서 서버가 다운되거나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면서 “불편을 겪은 학생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학 당국이 몰매를 맞았지만, 사실은 교육부가 맞아야 했을 ‘매’ 였습니다.

 

경남대는 이날 아무런 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온라인 강의가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교수학습센터 김민영 씨는 “개학이 연기되는 시점부터 인터넷 강의를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고 교수진들도 수업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한 만큼 잘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화 될 경우에 대비해 또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년간 필자와 함께 동행해온 경남대학교 교수학습센터가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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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학교-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학로(사림동)

 

창원대학교도 이날부터 홈페이지, e클래스(가상강좌)사이트, 수업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는데 서버 과부하 없이 강의가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창원대 학생들은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KCU)을 통해 필자의 사이버 강의 [무대화술로 푸는 취업성공전략]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창원대는 “가상강좌(온라인[원격]수업”라고 했습니다. 이제 모든 대학이 ‘사이버 강의’든, 온라인수업‘이든, '원격수업‘이든, 통일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때마침 <조선일보>(2020.3.23.字)는 “코로나19가 앞당긴 미래 대학가 온라인 강의 자리 잡을까”라는 기획기사를 냈습니다. 기자는 3월 16일에 ”국내 4년제 대학 193곳 중 175곳은 '온라인'으로 개강! 영상제작업체를 서둘러 섭외해 온라인 강의를 찍은 대학도 있고, 교수가 직접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시간 온라인 강의에 나선 경우도 있는 등, 대학마다, 교수마다 방식은 천차만별! 그러나 첫 주 성적표는 신통치 못했다.”고 했습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한 대학교수는 “온라인 강의 하나를 만들기 위해 교수는 스토리 보드를 대학과 논의해서 짜고, 수업과 관련한 각종 참고자료를 학생과 공유하며 준비해야 한다”며 “실시간 강의나 동영상 녹화도 교수의 선호가 아니라 전공과 과목의 특성에 맞는 방식을 택해야 함을 인식하고 차근히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별도의 연구도 필요합니다.

 

교육부가 온라인 강의를 전체 수업의 20% 이하로만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규제와 동영상 강의 재생시간이 25분을 넘어야 한다는 규제를 하는 것은 교육부의 무능(無能)의 소치(所致)입니다. 한 대학 당국자는 교육부가 우선 올해 1학기에 한해 한시적으로 온라인 강의 관련 규제를 해제했지만, 앞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학의 경계가 무너지고 온라인 강의가 중점을 이루는 방식으로 점차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방금 공문이 왔습니다“-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전용 강좌 중간고사 방식 및 일정이 변경/ 오프라인 시험→온라인 시험으로 변경 (중간고사)”- 앞으로 코로나 19가 끝나도 사이버강의 시험은 반드시 온라인 시험이어야 합니다. 필자는 대한민국 대학(大學)은 ‘빛·자유·학문’ 을 추구하는 전당이 되길 소망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교육부가 온라인 강의의 시험을 오프라인으로 보라고 협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19]NOM!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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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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