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변화를 기대한다

기사입력 2013.02.01 10:17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는 이번 대통령선거 결과를 놓고 “질 수 밖에 없는 선거였다”와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로 해석이 엇갈린다,

전자는 주로 친노 주류 쪽에서 나오고 후자는 비노 비주류 쪽 반응이다, 친노 주류는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고, 비노 비주류는 “친노 때문에 졌다”는 원망으로 가득하다,

선거 패배를 두고도 현저한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이 민주당의 현주소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번 패배에 대해 친노의 한계일 수도 민주당의 한계일 수도 우리진영의 논리에 갇혀 중간층 지지를 확장해 나가는 데 부족함이 있었을 수도 있다, 고 진단했다,
 
친노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가 스스로 친노의 한계를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친노는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포용과 화합을 거부하는 독선, 철 지난 이데올로기로 세상을 재단하는 편협성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노 정부 시절의 언론 편 가르기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선거기간 내내 종합편성채널 증편과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였다,

대선을 치르는 정당이 대중 미디어 출현을 거부하는 것이 정상인가, 민주당은 2011년 12월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와 친노 인사들을 대거 끌어들이면서 사실상 ‘친노 정당’으로 탈바꿈했다, 친노가 당 대표와 대선 후보를 독식하고 ‘중도 진보’였던 민주당의 정체성을 왼쪽으로 급격하게 이동시켰다, 민주당에서 자성론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국민은 맹목적인 정권 교체와 야권 단일화를 원한 것이 아니었는데 우리의 눈높이에 국민을 끼워 맞추려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3선의 박기춘 의원이 선출됐다, 박 의원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친노계 등 주류의 지지를 받은 신계륜 의원을 5표 차로 제쳤다, 계파색이 없는 중도 성향의 박 의원이 당선된 것은 대선 패배 책임론에 따른 친노 심판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향후 선출될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예선패배 후유증을 추스르고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됐다,

원내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제1야당의 사령탑으로서 대여 전략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대선 직후 우리는 민주당에 처절한 자기반성을 통한 창조적 파괴를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러웠다,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기대하며 민주당 표를 던진 1469만 명은 좌절과 낙담에 빠져 있는데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민주당은 당권을 둘러싼 계파싸움만 노출했다,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거나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탄식이 흘러나온 것은 당연했다 오죽하면 초선의원들이 영하의 한파 속에 ‘사죄와 참회의 1000배’를 올렸겠는가! 박 원내 대표는 당선 후 “민주당을 뼛속까지 바꿔나가겠다,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뿌리 깊은 계파, 파벌 문화를 없애고 대선 패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다짐이 화려한 말잔치로 그쳐선 안 될 것이다, 

민주당의 당면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치열한 자기반성을 통해 대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는 일이다, 탁상공론이 되어선 안 된다,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경청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야당다운 야당이 되는 일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5년간 야당이었으나 ‘집권 10년’의 기억을 지우지 못한 듯 게으르고 오만했다, 오히려 여당이 역동적 변화의 모습을 보이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는데 성공했다,

말로만 제1야당이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을 돌보는 진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5년 후를 기억할 수 있다, 친노든, 비노든, 주류든 비주류든 ‘네 탓’대신 ‘내 탓’을 하는 자세로 힘을 보태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을 지지한 48%에 대한 예의다.

[나경택 기자 sundaynews@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