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먹구름 속 2020년 五月의 희망! 그래도 보이네!

기사입력 2020.05.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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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어버이날 전날 대전보훈요양원에서 비접촉 안심 면회.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어두운 나의 마음 속에서/ 난 모든 게 아름답게 보여/ 그러나 내가 그저 태양빛을 느낄 수 없을 때는/ 아무 것도 이뤄 놓은 것이 없겠지/ 그러므로 봄의 계절이란/ 어둠의 계절이란거야// (엘리어트/荒蕪地)

 

T.S 엘리어트(Eliot/1888~1965)의 4월은 분명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희망의 달‘이라는 5월에 그의 “대성당의 살인”이 문득 떠오르는 것은...”파멸의 봄은 우리의 문을 두드릴 것이고, 처참한 여름은 시내 밑바닥까지 태워버릴 것“이라고! 우리의 2020년 시인의 봄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봄이 파멸의 문턱에서 서성이기도 했지만, 절망의 계절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2020년 여름이 ’처참한 여름‘이 되면 어쩌나 하는 헛된 망상(妄想)에 잠시 빠졌습니다.

 

2020년의 五月! 예년 같으면 희망(希望)을 주었던 어린이 날 · 어버이날 ·스승의 날, 그리고 ‘가정의 달’에 희망을 얘기해 보았지만, 절망(絶望)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옛 시인 노천명(盧天命/1911~1957)은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지만 어느 누구도 ‘2020.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 ‘코로나’ 덕분입니다.

 

2019년의 오월! 우리는 오월을 ‘잎의 달’, ‘태양의 달’이라고 했고,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도 사랑한다고 했으며, 절망도 체념도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권태로운 사랑 속에서도, 가난하고 담담한 살림 속에서도 우유와 같은 5월의 공기를 미시며 건강한 희열(喜悅)을 맛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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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의 친손자가 보낸 2020년 어버이 날 감사카드.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1797~1856)는 “온갖 싹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시절 5월에/ 내 가슴 속에서도/ 사랑은 눈을 떴소/ 온갖 새가 노래하는/ 사랑하는 시절 5월에/ 사랑을 참다 못해/ 임께 나는 호소했소”라고 노래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5월이 되어 꽃 봉우리 싹틀 때/ 내 가슴도 사랑의 그리움이 싹트다”고 했습니다. 어느 작가는 “5월, 오월은 푸른 하늘만 보아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희망(希望)의 계절”이라고 했습니다.

 

희망(希望)! 공자(孔子) 왈(曰)! 안연(顔淵)과 자로(子路)가 옆에 있었습니다. 공자 “너희들의 希望을 말해 봄이 어떨까?”/ 자로 “저는 거마(車馬)와 가벼운 털옷을 친구와 공유하다가 상하여도 유감이 없는 사람이 되고자 원합니다.”/ 안연 “저는 착한 일을 하고도 자랑하지 않으며 또 공로도 자랑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자 할까 합니다.”/ 자로 “선생님의 希望을 듣고자 하옵니다.”/ 공자는 “나는 늙은이를 평안케 하며 친구에게 믿음 있으며, 연소자를 사랑으로 감싸 주고 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곰곰이 공자의 ‘희망’을 생각해 봅니다.

 

희망(希望)! 어휘의 의미보다 공자의 ‘희망’을 되새셔 봅니다. 관악산(冠岳山) 자락 보금자리에서 두문불출(杜門不出)하며 과제 채점을 하고 있는 필자의 희망은 1학기 성적 평가를 정확하게 마치는 일입니다. 그리고 21세의 외손주가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 유학 중인데, 귀국해서 “할아버지, 자기 격리 끝나고 집에 다시 왔어요”라는 메시지를 주었을 때, 필자가 희망을! 인천 사는 6세의 친손주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건강히 오래오래 함께 해요!”라는 카드를 받았을 때 확인한 필자가 희망을 생각했습니다. 먹구름 속 2020년 五月의 희망이 이 메시지들 속에서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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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꼭 쓰자, 재미있게’라는 모토의 중앙일보 ‘해피마스크’ 캠페인.

 

희망! 서울사대부고 15회 동기 윤계섭 박사(서울대 상대 명예교수)와의 카톡/ [尹]“..코로나 세월을 보냈구려. 밤낮 혼자 지내던 습관은 새삼 다를 게 없어 잘 지냅니다. 과거 섭지코지에서 찍었던 사진 벌써 추억 속에 있네요.../ [李]”비가 오네요! 윤 박사의 새벽 메시지는 나에게 희망의 여명과 같았소. 나는 관악산 자락에 있는 보금자리에서 학생들 과제 채점하면서 더럽혀진 세월을 잘 보내고 있소. 코로나가 죽으면 우리 인사동 찻집에서 정담을 나누기로 해요.”/ [尹]“약속합니다./ 먹구름 속 2020년 五月의 희망이 이 대화 속에서도!

 

희망! “답답한 마스크에 미소를, 해피 스티커 붙이세요”-2020년 5월 19일 字 <중앙일보>의 코로나 극복 캠페인 '해피마스크' 기사의 제목입니다. 신문은 ['마스크 꼭 쓰자, 재미있게' 메시지 담아/ 디자이너 '어벤져스' 9인 스티커 재능 기부/ 전국 독자·의료진·소상공인·교사에게 배포] 했습니다. 신문은 디자이너 9명의 ‘해피마스크’ 스티커를 무료 배포하고, 의사협회를 통해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선 전국 의사·간호사에게도 전합니다. 거대 언론이 작은 희망을 쏘아 올린 것! 먹구름 속 2020년 五月의 희망이 이 스티커 속에서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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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안녕, 미누-포스터 사진. 2020.5.27. 개봉.

 

희망! [수많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게 보내는 희망가…“안녕, 미누”]-영화 “안녕, 미누” 줄거리- 정부의 묵인 하에 80년대 말부터 이주노동자가 대거 한국의 산업현장에 투입됩니다. 1993년 미누 씨는 1세대 이주노동자로 1992년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그는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가스 벨브 공장을 거쳐 창신동의 봉제공장의 재단사로 일했습니다. 2003년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단속·추방을 벌였습니다. 열흘 만에 1233명이 연행됐고, 606명이 강제 출국되었습니다. 이에 저항하다 11명의 이주노동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003년 당시 미누씨는 이주노동자 권리에 눈을 뜨고 동료들과 모여 명동성당과 성공회성당에 모여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한국말 구호를 따라 하지 못하는 동료 농성 단원들을 위해 한국 최초 다국적 밴드 '스탑 크랙다운'을 결성, 보컬로 활약했습니다. 이 영화는 제10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18) 개막작으로 선정됐었습니다. 그동안 한국 입국이 번번이 무산된 미누씨는 이때 영화제 관련 장소에 머무는 조건으로 2박3일간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여 후 그는 10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지혜원 감독은 “미누 씨가 한국에 있을 때 법적 문제는 컸습니다. 그래도 사회 온정은 남아 있었습니다. 아프지 말라거나 아프면 나에게 오라거나, 사장으로 부르지 말고 밥 같이 먹자고 말하는 온정”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먹구름 속 2020년 五月의 희망이 이 영화 속에서도 보입니다. “안녕, 미누”는 2020년 5월 27일 개봉합니다./ “希望은 강한 勇氣이며, 새로운 意志”(M.루터/1483~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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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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