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달리면 욕 먹어, 차도로 가면 크락션 "어디로 가야하죠~ 아저씨?"

"따릉이 타고 싶어도, 자전거 전용도로 없어 못 탄다”, 자전거도로, ‘관광·여가'보다‘생활·안전’에 초첨 맞춰야...
기사입력 2020.06.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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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이 급격히 줄면서 자연스레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은 늘었다. 자전거는 출·퇴근에서 배달, 여가운동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쓰인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자는 늘어난 반면 국내 도심의 자전거도로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자전거 1시간 생활권’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하천 근처 생활권으로 자전거도로가 절실한 116개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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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블로그 '바이크매거진' 게시글 사진 캡쳐)

 

 

◆자전거도로, ‘편리성’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 하루빨리 설치돼야... 


자전거도로의 필요성은 단순히 편리성에만 있지는 않다. 한 배달기사 A씨는 “요즘은 배달 수단이 다양해져, 자전거나 스마트모빌리티의 이용자도 많이 늘었다”며 “하지만 자전거도로가 없는 도로에서 (교통법규를 지키기 위해) 측면(3,4차선)으로 운행을 하다보면 가슴이 조마조마 할 때가 많다. 뒤에서 차들이 옆으로 바짝 붙어 지나가며 크락션(경고음)을 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인도에서 갑자기 사람이 뛰쳐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자전거도로는 자전거 이용자와 차량, 보행자를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도 필수인 것이다. 


또한 자전거 이용자 B씨는 “자전거도로가 없는 도로에서 가장 우측차선은 버스전용차로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인도로 갈 수도 없어 이 차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그보다 안쪽에 있는 차선을 이용할 경우엔 우측엔 거대한 버스가, 좌측엔 빠르게 달리는 차들이 있어 더 위험하다 “고 호소했다.    


독일의 경우, 교통 법규에 자동차가 자전거를 추월할 때는 1.5m 안으로 붙을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법규가 없어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이 보장될 수 없는 실정이다. 

 

 

◆교통 법규도 중요하지만, 도심 내 ‘자전거도로 인프라 구축’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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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배민커넥트교육팀라이더교육팀 교육영상' 캡처)

 

“자전거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 자전거 우선 도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지난 4월 배달대행서비스 ‘배민커넥트’는 배달기사들을 위한 ‘봄맞이 교통안전교육 영상’을 배포했다. 해당 영상에는 배달 기종별 주행도로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자전거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 ▲자전거 우선도로 ▲자전거 전용 도로 등으로 운행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도심의 자전거도로의 인프라는 턱없이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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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독일 드레스덴의 자전거도로, 환경부 공식 블로그 게시글 캡처)

서울과 독일 자전거 도로 비교.JPG

(사진=독일 드레스덴과 서울의 자전거도로 비교, 환경부 공식 블로그 게시글 캡처)

 

독일 드레스덴(Dresden) 지역의 경우, 자전거도로가 도심 내 작은 길 구석구석에 잘 구축돼 있다. 서울이 크고 작은 하천만을 중심으로 설치돼 있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또한 독일은 자전거도로와 보행자 도로가 확실히 구분돼 있어, 자전거와 보행자의 충돌 사고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시, ‘자전거 1시간 생활권‘ 계획 주목하지만, 큰 도로 ·하천 ·관광지 연결에만 국한... 실질 생활권 파악해 작은 도로 보완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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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탄현 자전거도로,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서울시가 15일 ‘자전거 고속도로(CRT·Cycle Rapid Transportation) 핵심 네트워크 추진계획’을 통해 940km인 시내 자전거도로를 2030년까지 1330km로 늘리고 간선과 지선을 촘촘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시민들의 편리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시도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세부내용에는 개정·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시는 주요 간선도로망과 청계천·북천·정릉천 등 주요 하천들을 따라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는 여전히 큰 도로와 하천에만 국한돼 있다. 또한 6개 한강교량과 함께 서울식물원, 서울숲, 올림픽공원 등 주요 관광루트로 연결한다고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도로는 큰 하천과 도로보다도 작은 도심과 도심을 있는 도로다. 


정부와 지자체는 자전거도로가 단순히 여가운동·관광만을 위한 보조적 역할만이 아니라, 시민들의 생활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쾌적한 도로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곽중희 기자 rhkrwndgm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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