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유럽블로그”

잔잔한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여행
기사입력 2013.02.1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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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모습(제공-아시아브릿지콘텐츠)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생활에서 여행은 휴식과 치유의 의미를 가진다. 특히 친구, 또는 혼자 떠나는 배낭 여행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여행은 쉽지 않다. 2월 1일부터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유럽블로그>는 공연장에서 여행온 느낌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다.

연극 <유럽블로그>는 관객들이 직접 유럽을 여행하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실제 유럽여행을 다니며 겪고 만난 배낭여행족들의 고민과 사랑을 그린다. 5년째 유럽 구석구석 장기여행을 하며 여행자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종일(김수로, 채동현), 사랑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떠나 보내려는 동욱(김재범, 성두섭), 떠나가는 사랑을 붙잡으려 길을 나선 석호(이규형, 조강현) 세 남자가 낭만과 추억을 찾아 떠나는 유럽 여행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세 남자의 유럽 여행을 통해 결국 우리네 삶에서 매일 겪어야 하는 만남과 헤어짐, 떠남과 남겨짐에 대해 통찰한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재미는 배우들이 직접 부르는 노래와 3인조 라이브 밴드가 들려주는 살아있는 음악이다. 다른 연극과 다르게 본격 음악극을 내세운 이 작품의 최대 매력인 듯 하다. 대다수 뮤지컬 배우 출신들인 <유럽블로그> 배우들은 극에 맞는 아름다운 넘버를 들려주며 관객과 교감한다. <1유로에 1420원>,<여행의 시작>,<여행자의 노래>,<천국의 얼굴> 등 상황에 맞는 넘버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유럽블로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배우이자 제작자 김수로다. 2011년 연극 <발칙한 로맨스>로 시작해 이번 <유럽블로그>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수로프로젝트'로 대학로에 화제를 몰고 온 바 있다. 이번 <유럽블로그>에서도 김수로 특유의 입담과 즉흥연기로 분위기를 살려준다. 또한 김수로 자신이 나서기보다 후배들을 뒤에서 받쳐주는 게 인상적이다.

여기에 직접 유럽 3개국 8개 도시 구석구석을 직접 걸으며 아름다운 영상과 이미지들을 담아낸 배우들과 제작진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극 중간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상과 낭만적인 음악은 당장 유럽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공연이 끝난 후 흥겨운 커튼콜과 피렌체, 루체른, 로마 등의 아름다운 영상을 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감상 포인트다. 삶에 지친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낭만적인 연극이다. 유럽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잘 맞을 듯하다.

5월 3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김재범, 채동현, 성두섭, 이규형, 조강현, 김수로 출연, R석 6만원, S석 4만원, 02-548-0597~8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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