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직장 내 복장 자율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복장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존재한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직장 내 복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필요한 것일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 가?
롯데지주는 2일 일하는 방식 변화를 위해 전 임직원 복장 자율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롯데지주가 지난번 임직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한 데 이어 두 번째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제조업 기업 디알비동일도 복장 자율화를 선포했다. 디알비동일은 자유로운 분위시 속에서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업무를 만들기 위해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손희영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은 "기존의 형식적이고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개성을 존중하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근무 복장을 자율화하기로 했다"며 "이 제도로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직원들의 만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알비동일의 한 직원은 복장 자율화에 대해 “복장이 바뀌니 사무실 분위기가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며 또한 “캐주얼한 옷을 입으니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양사 모두 직원들이 비즈니스 캐주얼 청바지, 반바지, 라운드 티, 운동화 등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게 허락했다. 또한 복장 자율화는 대다수의 임직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으며 이제 기업이 피할 수 없는 기업 문화의 큰 요소 중 하나가 됐다.
한편 이렇게 직장 내 복장 자율화의 바람이 계속 불고 있음에도, 직장 내 복장에 대한 엄격한 시선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사람인 조사 (직장인 1529명 대상)에 따르면, 신입사원이라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치명적인 실수로 ‘근태‧복장 등 기본적 예의 실수(31.9%‧복수응답)’를 1위로 뽑혔다. 근태는 그렇다 쳐도 복장 자율 또한 아직 직장 내 문화로 완전히 자리를 잡지는 못한 것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또한 패션업계에 불고 있는 ‘레깅스 열풍’ 또한 직장 내 복장 논란에 기로에 서 있다. 패션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장소를 불문하고 출현하는 레깅스는 이제 ‘직장’의 선을 넘을 듯 말 듯 줄타기를 하고 있다. 복장 자율의 기준이 애매하고, 다양한 패션을 존중해야 한다는 시선이 크게 자리잡고 있기에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40대 직장인 A씨는 직장 내 여성들의 레깅스 패션에 대해 “솔직히 좀 민망하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레깅스 입은 걸 보고 민망하다고 하면 틀림없이 '꼰대'로 낙인 찍힐테니까”라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한 30대 남성은 "솔직히 일부 여성들이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레깅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자기과시'를 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선'을 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20대 여성 B씨는 레깅스 패션에 대해 "남들 시선은 별로 신경 안 써요. 특정한 장소에서만, 몸매가 좋은 사람만 레깅스 입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친구들도 그냥 다 입고 다녀요"라고 했다.
변혜정 여성학자는 “레깅스를 입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기에 그것을 제 3자가 왈가왈부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만약 이것에 대해 정말 불편하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 공론의 장에서 얘기 나눠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개인취향(개취) 존중의 시대가 왔지만, 이런 복장 자율화에 대한 의견은 성별과 세대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남성이거나 혹은 나이가 많을수록 직장 내 복장에 대해 엄격한 편이고 노출에 대해서 “쳐다보기 민망하다”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다.
직장 내 복장 자율화는 급격한 문화의 변화로 발생한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 중 하나다. 직장 내 복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으면 좋겠지만 당장 정해질 수는 없기에 그 기준이 만들어지기까지 구성원 서로간의 적절한 합의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