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피아노에 담아낸 베토벤의 열정
기사입력 2020.07.0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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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악성 베토벤은 누구나 다 아는 작곡가다. 귀가 들리지 않는 고통 속에서 위대한 작품을 여럿 남겼다. 작곡가 베토벤의 열정을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그려낸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는 여러 모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듯하다. 

 

우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유일하게 다룰 수 있는 악기)인 피아노(鋼琴...깡친...중국어로 피아노)가 중심이 되는 작품이라 마음에 들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3년 동안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체르니 30번까지 쳤던 나인지라 나름 피아노에 대한 애정이 크다. 기타는 손톱이 아파(무지 아팠다) 배우다 포기했고, 하모니카는 침 묻는 게 더러워 포기했다.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악기가 피아노였고, 지금도 조금 칠 줄 안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답고 때로는 구슬픈(나만 그렇게 들었을수도 있지만) 피아노가 귀를 사로잡는다. 피아노가 이렇게 아름다운 악기인지 초등학교 때 학원 다닐 땐 몰랐다. 핑계 같지만 그 때는 어려서 그런 듯하다. 내가 철이 늦게 들어 그런지도 모른다. 

 

4일 공연을 관람하면서 유심히 피아노 연주를 들어보니 기쁨과 슬픔, 그리움과 추억 등 여러 감정들이 느껴졌다. 베토벤과 조카 카를의 갈등, 베토벤의 앞에 나타나 힘을 주는 열정적인 여인 마리 등 인물들이 연기하고 노래할 때마다 어린 시절 기억들이 계속 떠올랐다. 날 가르쳐주던 피아노 학원 원장(30살이 넘은 노처녀였는데 지금 결혼했는지 궁금하다), 같이 배우던 아이들, 체르니 30번까지 치고 싫증을 느껴 학원 그만둔 일 등.  피아노가 중심이 되는 뮤지컬이라 그런지 어린 시절 기억들을 계속 자극했다. 

 

이 작품은 넘버와 무대도 좋았지만 배우들 연기가 인상적이다. '베토벤' 역을 연기한 김주호와 열정적인 여인(요즘 시대 맞는 여인) '마리'로 나온 김소향은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대학로 소극장이 이렇게 꽉 차 보이는 건 처음이다. 김소향은 특유의 과한 애교(?)가 항상 아쉬웠는데(과유불급) 4일 공연에선 진지했다. 힘을 빼고 연기하니 김소향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남자들(2남 중 장남)만 있는 곳에서 자라 여자들 애교 부담스러운데 4일 공연 김소향 연기와 노래는 적당했다. 계속 이렇게만 연기하면 될 듯하다.  

 

2018년 초연, 2019년 재연을 보지 못해 어떤 작품일까 궁금했는데 4일 공연을 보고 확실히 알았다. 베토벤의 열정을 뮤지컬로 느끼긴 처음이다. 아름답고 슬픈 피아노 연주(피아노는 정말 아름다운 악기다)와 그의 고통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루드윅'은 9월 27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서범석-김주호-테이(김호경)-박유덕-양지원-김준영-박준휘-조환지-김소향-이은율-김지유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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