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러다 백신도 배달해달라는 거 아니야?"

배달과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의 만남, “나한테 딱 맞춰줘“, 취향까지 책임지는 정기 스트리밍(구독) 배달 서비스
기사입력 2020.07.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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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과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의 만남, “나한테 딱 맞춰서 갖다 줘

-취향까지 책임지는 정기 스트리밍(구독) 배달 서비스 ‘과자, 아이스크림까지’

 

[곽중희 기자]

 

“짜장면 시키신 분! 짜장면 시키신 분!”

 

444441244.JPG(사진=SKT 광고 캡처)

울릉도 앞바다에서 “짜장면 시키신 분!”을 외치며 손님을 찾는 배달원이 나오는 SKT의 광고를 기억하는가? 그 중심에는 한국의 배달 서비스가 있었다. 중화요리 배달 서비스는 ‘철가방’이라 불리며 국민에게 가장 익숙한 배달 서비스로 각인돼 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의 배달 업계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과 함께 새롭게 진화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업계는 뜻밖의 대호황을 맞았다. 팬데믹에도 멈추지 않는 배달 오토바이의 엔진소리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배달 강국임을 보여준다.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자사 사이트에 개제된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업종은 운전‧배달이었다. 이는 전체 구인 공고의 45.4%에 달한다. 또한 배달 건수는 작년 대비 동일기간 10,3%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배달 주문이 그만큼 늘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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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캡처)

배달은 더 이상 특별한 날 짜장면이나 치킨을 먹기 위해 사용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우리의 편리함과 스타일을 책임지는 모든 국민의 만능 연결고리가 됐다.

▲배달과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의 만남, “나한테 딱 맞춰줘“ 더 세심해지는 배달 서비스

지난 11월 출범한 배달의 민족 ‘B마트’는 ‘초소량 번쩍배달’이라는 컨셉으로 큰 성장을 이루며, 출범 6개월 만에 운영지점이 2배 증가했다. B마트는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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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달의 민족의 B마트 , 배달의 민족 캡처)

B마트의 강점은 3000여종에 달하는 소량의 품목을 빠르게 골목 구석까지 배달해주는 데 있다. 배달은 식품 외 생필품, 화장품, 모기약, 염색약, 와인 오프너, 냉동식품 등 모든 품목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세심하고 편리한 배달 서비스가 각광받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운영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해 아직 초기 단계"라며 “한꺼번에 장을 많이 보는 것 보다 소포장, 소량 제품을 집으로 배달받기 원하는 1인 가구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틈새 서비스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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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편의점은 7월 15일부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이스크림 배달은 배달 서비스에 주력했던 전문 아이스크림 브랜드나 대형마트에만 국한됐지만,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아이스크림 배달 주문이 가능해졌다.

이번 서비스를 위해 GS25는 3개월 동안 테스트를 거쳐 보냉백과 물로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을 개발했다. 주문은 배달앱 요기요와 카카오톡으로 가능하다. GS25는 1000여점을 시작으로 전 점포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해 갈 예정이다. 배달 가능 아이스크림은 자사가 선정한 프리미엄 상품들이다.

경쟁사인 CU도 작년 4월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CU는 전국 5000여 점포를 운영하며 주요 도심 지역에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중이다. CU가 주력하는 배달 상품은 1인 가구들을 위한 맞춤형 세트다. 해당 세트는 제주 흑돼지 비빔밥과 자체브랜드(PB) '헤이루' 속초홍게라면, 델라페 식혜로 구성돼 이벤트 기간 5000개 이상 팔렸다. 같은 기간 배달 건수도 전월 대비 88.6%가 늘었다.

 

프리미엄과 편리함이 합쳐진 ‘편리미엄’이 소비의 핵심이 되면서, 동시에 배달 서비스까지 더해졌다. 편리미엄은 프리미엄과 편리함이 합성어로 ‘바쁜 현대인에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게 해주는 것을 뜻한다.

 

김난도(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작가는 이에 대해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1인가구,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 등이 주된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자연스럽게 ‘편리미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들은) 시간을 아끼고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현대인들의 일상이 소비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고 강조했다.

 

▲취향까지 책임지는 정기 스트리밍(구독) 배달 서비스

배달과 스트리밍의 만남도 눈여겨 볼만하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음악 감상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애용하는 상품을 주기적으로 배달받아 사용하는 ‘배달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다.

 

크기변환_444444444.JPG(사진=면도기 정기 구독 서비스를 운영중인 와이즐리)

면도기 브랜드 와이즐리는 면도기 구독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만난다. 고객이 원하는 주기에 맞춰 면도날과 면도용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준다. 와이즐리 관계자는 “거대한 면도기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유통단계를 줄이고 가격 거품을 뺐다”고 강조했다. 유통과정을 줄이고 바로 고객에게 배달해주는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을 택했다.

 

기존에 고가의 가격을 주고 직접 면도기 브랜드를 구매해야 했던 남성들은 이제 집에서 편하고 프리미엄 면도기를 받아서 사용한다. 원할 때는 언제든지 클릭 몇 번으로 구독을 중지할 수 있다. 오픈 서베이의 ‘남성 그루밍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와이즐리의 이용률은 (2019년 1월 기준) 6%, 특히 20대의 이용율은 1위에 등극했다.

두피‧탈모 케어 브랜드 ‘자올 닥터스 오더’는 작년 탈모관리 솔루션 정기배송 서비스 ‘먼슬리 자올’을 선보였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탈모관리를 구독과 배송 서비스로 연결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직접 제품 라인을 선택하고 구독기간과 날짜를 지정한 후 제품을 배송 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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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제과의 과자 정기 구독 서비스, 머니투데이 캡처)

 

(다양한 과자를 매월 배달해주는 ‘과자 구독 서비스’도 있다. 롯데제과는 ‘월간과자’로 매월 다른 구성의 과자를 랜덤 박스로 만들어 배송해준다. 지난달 17일 판매를 시작한 ‘월간과자’는 판매 개시 3시간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가격은 월 9900원, 3개월 2만 9700원이다.

월간과자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선물 받은 것 같아서 좋았다” “신제품이 많고 구성이 야무지다” “주기적으로 오다보니 편리하다” 등 다양한 호평을 남겼다.

김난도(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작가는 이에 대해 “스트리밍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삶의모든 면에 스트리밍을 적용하고 싶어 한다”며 “나의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추천받고,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배달 받는다. 마지막으로, 빌려서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배달 서비스는 이제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 스트리밍(구독)과 함께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배달 품목의 제한은 점점 없어지고, 그 서비스도 소비자 세심한 욕구까지 만족시키기 위해 계속 혁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언택트(비대면) 시대와 디지털 문명의 물살을 타고 나아가는 배달계의 진화는 어디까지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곽중희 기자 rhkrwndgm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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